-
무지한 사람이 밑바닥 생활을 전전하면서 힘들게 돈을 모아 부자가 된 사람들이 내 주위에는 더러 있다. 이런 사람들의 공통된 특징은 자신의 내적 부족함을 외적인 것으로 보상받으려는 심리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런 사람일수록 빈곤한 지식인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경멸적이다. 그리고 경제적 능력이 부족한 사람 앞에서는 자신의 외적인, 가진 것에 대한 자부
칼럼
대경일보
2016.12.21 20:35
-
오랜 가난에 시달려온 늙은 아내가 겨울 청명한 날 유리창에 어리는 冠岳山을 보다가 소리내어 웃으며 “허허 오늘은 관악산이 다 웃는군!” 한다. 그래 나는 “시인은 당신이 나보다 더 시인이군! 나는 그저 그런 당신의 代書쟁이구…….” 하며 덩달아 웃어본다. -서정주 시집, 『80 소년 떠돌이의 詩
칼럼
대경일보
2016.12.21 20:35
-
돈 많고 권력까지 있다면 무엇을 생각하겠는가? 쾌락과 군림으로 기고만장 할 것이다. 국정을 희롱한 최순실 이라는 여인이 제정러시아 왕실을 말아먹은 요승의 반열에 올라 최고 권력자를 추락 시키고 애비들까지 욕되게 하는 우를 범했다. 늙음이 억울해서 늙은 남편을 버리고 호스트바를 출입하면서 젊은 제비와 놀아난 죄로 국정농단의 판도라 상자가 열려 모든 것
칼럼
대경일보
2016.12.20 20:57
-
모든 일은 다 지나가기 마련이다. 숨이 막힐 듯 달려간 공연도 어느새 추억의 한 장면이 되었다. 올해는 유난히 공연단 인원이 많아서 컨트롤하기가 힘이 들었는데 막상 막이 오르니 6살 꼬맹이도 어쩜 그리도 폴짝 폴짝 음악에 맞추어 잘도 움직이던지, 마음이 하나로 뭉쳐져 나온 결과가 어떤지 실감케 하였고 전문인이 아닌 일반인이 최선을 다하는 무대도 진심이 통하면 감동이 전해진다는 것을 알았다.이제야 가슴에서 눈물이 난다. 신명과 흥이 넘치는 무대였다. 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전공자와 일반인이 175명이나 함께 호흡을 맞추며 각기 다른
칼럼
대경일보
2016.12.20 20:57
-
황성공원 아름드리 느티나무 아래 청각장애 지닌 부부 노점장사 꾸려가고 있다 손님 뜸할 때면 두 사람 쉬지 않고 수화手話로 대화 나눈다 손으로 그려내는 암호 같은 이야기 가끔 지나며 짐작하건대 계절 따라 메뉴를 바꾸면 수입이 좀 나아질까 혹은 늦게 낳아 키우는 아이 걱정 그들 삶도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부부의 대화 하루도 빠짐없이 들었
칼럼
대경일보
2016.12.20 20:57
-
머뭇거리며 기소될까봐 나만 살고자 하는 모르쇠 인간들을 보니 참으로 비겁한 사람들이다. 암울한 마음이 걷히고 문민의, 국민의, 참여의 정부를 지나 조금씩 희망과 소망의 삶을 찾아가나 했었다. 열심히 일하고 저축하여 가족, 형제간에 친구, 동료간에 정을 나누는 착한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하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는 소망을 가진 나라였다. 걷혀가던 어
칼럼
대경일보
2016.12.19 20:44
-
‘엄마 자꾸 목이 말라요’ 어느 날부터 아이가 갑자기 물을 많이 마시고 음식을 많이 먹기 시작했다. 그런데 체중이 빠지고 자다가 일어나 소변을 보는 증상까지 보인다. 병원을 찾아 보니 소아 당뇨병이란다. 소아 당뇨병 환자는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서는 소아당뇨병을 제1형 당뇨병이라 부른다. 당뇨병은 소아청소년 시기에 발생하는 제1형 당
칼럼
대경일보
2016.12.19 20:44
-
대한민국이 식민 지배의 수탈로부터 해방된 지 70년이 넘어섰다. 일제의 가렴주구로 엉망이었던 나라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민족 간 전쟁을 치르며 최소한의 생존 기반마저 잃어버린 지경에서 70여 년이 지난 지금 당당히 국가의 면모를 세계에 내세울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하였다. 그간에는 수많은 희생과 고통이 뒤따랐다. 그렇지만 식민 지배를 경험한 ‘비주류’ 국가
칼럼
대경일보
2016.12.19 20:44
-
새벽, 저수지를 보면 끈 바짝 조여 놓은 북 같다 야트막한 언덕이 이 악물고 물가죽을 당기고 있어서 팽팽하다 간밤 물가죽에 내려앉은 소리들이 금방이라도 솟구쳐 오를 것 같다 낮고 빠르게 다가온 검은 새 한 마리 둥- 물가죽 북을 울리고 가는 동안 물가죽 북에 이는 파문은 무심결이다 물가죽 북이 울어 소리를 눌러두고 있던
칼럼
대경일보
2016.12.19 20:44
-
외가린지 왜가린지 혼자라는 말 익숙하다 참새 떼 비둘기 떼 회의하듯 몰려다녀도 뿔뿔이 흩어져야만 잠들 수 있는 것을 먼 길 돌아 안착한 곳 그림자와 대화하는지 외등처럼 가만히 서서 반추하는 음유시인 물속을 들여다보는 눈동자 빛난다 -문수영 시조집『화음』(북랜드,2016)
칼럼
대경일보
2016.12.18 20:47
-
몽골 울란바타르에는 도시기반시설이 갖추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전체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140만 명이 살고 있고 빈곤, 주거부족, 교통시설부족, 대기오염 등 다양한 문제들에 시달리고 있다. 얼마 전 통과된 ‘2030 도시기본계획’은 15년 후 이 도시의 인구를 1,763,000명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에 대비해서 몽골정부는 신공항, 위성도시, 시내고속도로 4개
칼럼
대경일보
2016.12.18 20:47
-
심리학자가 사방이 캄캄한 종이상자와 한 줄기 빛이 들어 갈 수 있도록 작은 구멍을 낸 두 종류의 종이상자를 가지고 실험을 했는데 캄캄한 종이상자 안의 쥐는 시름시름 앓다가 금방 죽고 말았는데 한 줄기 빛이 들어가도록 한 종이상자의 쥐는 오래도록 건강하게 살았다고 한다. 쥐에게 있어서 한 줄기 빛은 생명 빛이고 희망의 빛이었을 것이다. 우리 사람들 또한
칼럼
대경일보
2016.12.18 20:47
-
내 생의 마지막이 저 아궁이 안에 장작처럼 따스함을 주려나. -장작2- 소승의 졸시다. 추운 연말이 되면 가끔 장작불 같은 따스한 소식이 들린다. 한 평생을 시장노점에서 어렵게 모은 돈을 불우한 이웃을 위해 조건 없이 선뜻 희사하는 생불들의 소식을 만난다. 요즘같이 참담하고 서글픈 때에 중생들한테 얼마나 귀한 감로수 같은 법문이
칼럼
대경일보
2016.12.18 20:47
-
해를 넘길 때마다 항상 느끼는 마음이지만,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이 올해에는 유난히 아쉬움을 남게 한다. 결코 가볍지 않았던 올해도 이제 보름이면 끝이다. 일찍 찾아온 매서운 추위 때문에 따뜻한 곳을 자꾸 찾게 되고 외출하기가 싫어지는 한해의 끝자락. 올 한해를 어떻게 보냈는지 되돌아보면 분주하게, 피곤할 정도로 정신없이 보낸 것도 같은 데 뚜렷한 결실이
칼럼
대경일보
2016.12.15 20:47
-
김영시·한민족통일안보문제연구소장 2017년도 국방예산이 처음으로 4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 12월 5일 정부안이 감액 없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 40조3,347억원이 확정됐다. 지난해(2016) 38조7,995억원 대비 국방비 증가율은 4.0%로 1조5,352억원이 증액됐다. 그러나 이는 우리 대한민국 국방비가 GDP의 2.4~2.5%
칼럼
대경일보
2016.12.15 20:47
-
건강의 법칙은 의외로 간단하다. 첫째, 잘 먹고 둘째, 잘 자고 셋째,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울 것. 하지만 우리는 이 간단한 법칙이 사실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문제는 ‘어떻게’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먹는 것이 잘 먹는 것이며 어떻게 자는 것이 잘 자는 것이고 어떻게 해야 스트레스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일까? 먼저 ‘잘 먹는
칼럼
대경일보
2016.12.15 20:46
-
몸이 마음을 버릴 때 베란다에 내어놓은 두메양귀비 핀다 연노랑 꽃등이 나를 가만 흔들다가 천구백사십년의 리화듕션에게 데려간다 모시나비는 거미줄에 날개 찢긴 채 울고 있다 복각판에서 찍찍 풀려 나오는 저 소리는 羽化다 소리로 세상을 촘촘히 읽다니 두메양귀비 곁에서 소리와 몸바꾼 그대 빈몸 껴안고 울며 지샌 밤이 있다 그런 밤에는 내
칼럼
대경일보
2016.12.15 20:46
-
지금 당면한 우리의 현실은 한마디로 정치난국에다 경제난국까지 겹쳐 국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정치적 여파로 뿌리까지 흔들릴 수 밖에 없는 경제난국(難局)은 어떠한가. 불에 타고 있는 집, 중병 걸린 환자, 침몰하는 배, 지진이 진행중인 단층(斷層)구조, 치명적 전염병이 창궐하는 나라 등 여러 가지로 다르게 비유되고 있다. 국민들의 대략적인 감각은
칼럼
김중환 기자
2016.12.14 20:49
-
질병은 연쇄작용일 때가 많다. 한 가지 질환이 다른 질환을 부르고, 증상을 악화시키며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어 나간다. 질병 하나로는 그리 심각하지 않았을 일이 하나 둘 따라 붙으며 두 배, 세 배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고혈압과 당뇨병은 그 좋은 예다. 평소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도 갑자기 위험 수치를 끌어 올리는 고혈압의 합병증은 이 병을 침묵의 살인자라
칼럼
대경일보
2016.12.14 20:49
-
-설악산 봉정암 이홍섭 젊은 장정도 오르기 힘든 깔딱고개를 넘어온 노파는 향 한 뭉치와 쌀 한 봉지를 꺼냈다 이제 살아서 다시 오지 못할 거라며 속곳 뒤집어 꼬깃꼬깃한 쌈짓돈도 모두 내놓았다 그리고는 보이지도 않는 부처님전에 절 세 번을 올리고 내처 깔딱고개를 내려갔다 시방 영감이 아프다고 저녁상을 차려야 한다고
칼럼
대경일보
2016.12.14 2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