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경리 그대는 사랑의 기억도 없을 것이다.긴 낯 긴 밤을멀미같이 시간을 앓았을 것이다.천형 때문에 홀로 앉아글을 썼던 사람육체를 거세당하고인생을 거세당하고엉덩이 하나 놓을 자리 의지하며그대는 진실을 기록하려 했는가 -박경리 시집『자유』(솔출판사,1994) -------------------------------------------------------------1994년『토지』전16권이 완간되면서 이를 기념하여 그동안 작가가 틈틈이 써온 시들을 묶어 한 권의 시집을 묶어내게 된다.『자유』(솔출판사,1994)라는 시집이 그것이
칼럼
대경일보
2016.09.08 17:47
-
김인규 논설위원 꿈과 희망사항들을 현실화 시키려는 과정에서 위기를 자초하고 위기에 빠지기도 한다.잘나가던 고위직 몇 사람들이 탐욕과 말실수로 추락했다. 그들은 법 규정에 따라 정리되겠지만 그들의 만용을 지켜봐야 했던 다수 국민들의 상실감은 누가 위로해 줄 것 인가? 모 재벌 2세가 운전기사에게 건달 같은 횡포로 구설수에 올랐다. 사회악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는 사람들이신문과 방송들이 문을 닫을까봐 사흘이 멀다 하고 사건을 만들어 내고 있다. 국가가 정의사회 구현을 위해 엄한 벌로 공직자를 닦달해도 공염불이 되고 좋은 머리로 무장
칼럼
대경일보
2016.09.08 10:11
-
김영시·한민족통일안보문제연구소장 중국이 우리 대한민국에 사드가 배치되는 것을 적극 반대하는 이유는 대미 협상 수단으로서의 북한 핵무기의 가치가 약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다.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7월 13일 북한의 핵무기와 장거리미사일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고(高)고도 미사일방어 체계인 사드(THAAD)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이 결정은 대한민국을 스스로 지키기 위한 자위적(自衛的) 군사주권의 조치이다. 우리 대한민국이 사드를 배치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북한 핵무기와 미사일 때문이다. 따라서 북
칼럼
대경일보
2016.09.08 08:31
-
고형렬 그럼 우주 속에서 별이 똥을 눈 게 별똥별이야?가만히 듣자 하니아들은 아빠에게 반말을 한다.두 사람은 어둠속 사람들 속으로 사라졌지만아들 생각이 났다.아빠. 난 말이지저 우주가 딱 멈추어 있는 줄 알았어. 그런데,아니야. 별들도 살고 죽고 태어나고 그러는구나.아빠가 받아준다.그럼. 사람도 태어나고 죽고 한단다.너도 원래부터 우리집에 있던 것은 아니잖니.하늘이 움직인단다.사람들은 정이 있어서 아주 영원히 사는 줄 알지. - 고형렬 시집『김포 운호가든집에서』(창비,2001) ---------------------
칼럼
대경일보
2016.09.07 16:18
-
허경태·취재국장 약소국의 설움을 많이 받은 우리나라 사람들은 ‘동양최대’ 혹은 ‘세계최대’ 라는 말을 즐겨 쓴다. 또한 직장도 대기업을 최고로 여기고, 아파트 평수도 넓은 것을 선호하고, 자동차도 크고 비싼 것을 좋아하며 심지어는 텔레비전 한 대에 1억 3천만 원을 호가하는 80인치의 크기에서부터 100인치, 104인치의 제품이 인기가 높아 잘 팔린다. 텔레비전 80인치를 시청하려면 최소한 집 내부의 크기가 150평 정도는 되어야 시청하기가 알맞다고 한다. 그러나 그런 것 쯤 아랑곳없이 큰 것만 좋은 것인 줄 여기고 너도나
칼럼
대경일보
2016.09.07 15:47
-
김중환(편집인. 부사장) 17세기 프랑스의 우화시인 라 퐁떼느의 우화집에 실려 있는 '늑대와 새끼 양'의 이야기는 봉건시대 지배자의 압정을 통렬히 풍자한 이야기이다.목이 말랐던 어린 양 한 마리가 골짜기에서 물을 마시려는데 늑대가 나타나서 ‘내가 마실 물을 감히 더럽히는 무례한 놈’이라고 꾸짖었다. 할 수 없이 어린 양은 스무발짜국 쯤 아래서 물을 마시겠다고 통사정을 했다. 그런데도 늑대는 막무가내였다. 그리고는 느닷없이 한다는 소리가 “네 이놈, 지난해 나한테 욕을 했겠다”였다. 어린 양은 “지난해 나는 태어나지도 않았는 걸요”
칼럼
김중환 편집인·부사장
2016.09.07 15:16
-
손택수 일년에 한 번은 집이장구소리를 냈다뜯어낸 문에풀비로 쓱싹쓱싹새 창호지를 바른 날이었다한 입 가득 머금은 물을푸- 푸 - 골고루 뿌려준 뒤그늘에서 말리면빳빳하게 당겨지던 창호문너덜너덜 해어진 안팎의 경계가탱탱해져서,수저 부딪는 소리도새 소리 닭울음소리도 한결 울림이 좋았다 대나무 그림자가 장구채처럼 문에 어리던 날이었다그런 날이면 코 고는 소리에도 정든 가락이 실려 있었다 -손택수 시집『목련 전차』(창비,2006) -----------------------------------
칼럼
대경일보
2016.09.06 17:45
-
이경옥·포항시 귀농귀촌팀장 귀농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면서 특히 베이비부머세대들을 중심으로 은퇴 후에는 자연과 더불어 여생을 살겠다고 생각하며, 온ㆍ오프라인을 통해 나름대로 귀농 관련 온갖 정보를 수집하거나 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올해 포항시가 운영하는 농업대학 귀농귀촌반에는 모집 정원의 200%가 입학을 하였으며, 그 중에는 직장인 신분으로 연월차 휴가나 사회적응훈련 기간을 활용해서 수강하는 분들도 있다. 또, 포항시에서 직장인들의 편의를 위해 올해 처음으로 해병대사단과 POSCO를 대상으로 시범
칼럼
대경일보
2016.09.06 15:22
-
황보문옥 대구취재본부장 지난 여름 폭염 후유증이 클 것 깉다. 생활에 필요한 식재료인 채소값은 고공행진이고 적조에 양식장 피해도 확산일로에 있다. 학교에선 식중독 소동이 벌어지는가 하면 전염병까지 창궐하는 등 생활주변이 어수선하다. 전국이 한 달 가까이 찜통속에 들었던 만큼 후유증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견디기가 쉽지 않을것 같다. 문제는 올해 폭염이 그 어느 때보다 수위가 높은데다 점점 깊어지는 불황으로 삶이 어려워진 서민들의 심리적 불쾌지수는 한없이 높은 상태다. 이에 따른 정부의 신속하고도
칼럼
대구 경산/황보문옥 기자
2016.09.06 14:30
-
박현미 소리마당 국정국악원 원장몇 해 전 창작 국악뮤지컬을 만들면서 난타와 인연이 되었다. 원래 소리 선생이 되기 전부터 사물놀이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난타가 낯설지 않았다. 한 시간 반 공연 중 4분을 위해 제자들과 몇 달 동안 북과 씨름을 하였는데 악기를 많이 다루어보지 않은 제자들은 처음에는 많이 힘들어 했다. 하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은 난타 채만 들어도 난타 가락의 흥과 신명을 온 몸으로 보여준다. 지금은 좀 더 발전해서 ‘민요와 난타’를 섞어서 새로운 장르인 ‘민타’라는 이름으로 제자들을 외부 강의에 보내곤 한다. 생활
칼럼
대경일보
2016.09.06 14:16
-
[이문규 밝은정신문화원 원장]청도 지역에서 민속놀이의 하나로 소싸움이 시작된 지는 대단히 오래되었다 한다. 소의 힘을 이용한 농사이기에 힘센 소는 살림의 큰 밑천이었다. 그래서 예부터 겨울철에는 건초를 마련해 쇠죽을 끓여 먹이를 주어 보살피고, 봄부터 가을까지는 마을 단위로 산과 들에 방목해 풀을 뜯어먹게 하였다.소를 방목하다가 목동들은 재미 삼아 소들끼리 싸움을 붙이기도 하고, 소들이 스스로 싸움질을 하기도 한다. 이를 지켜보는 목동들은 소꼴 내기를 걸고 자기소를 응원하기도 하고 편을 갈라 응원하기도 하였다. 당연히 이긴 소의 목
칼럼
대경일보
2016.09.05 16:54
-
최정례 깜빡 잠이 들었었나 봅니다 기차를 타고 가다가 푸른 골짜기 사이 붉은 밭 보았습니다 고랑 따라 부드럽게 구불거리고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풀 한포기 없었습니다 그러곤 사라졌습니다 잠깐이었습니다 거길 지날 때마다 유심히 살폈는데 그 밭 다시 볼 수 없었습니다 무슨 일 때문인지는 기억나지 않습니다 엄마가 내 교과서를 아궁이에 쳐넣었습니다 학교 같은 건 다녀 뭐하느냐고 했습니다 나는 아궁이를 뒤져 가장자리가 검게 구불거리는 책을 싸들고 한학기 동안 학교에 다녔습니다 왜 그랬는지 모릅니다 타다 만 책가방 그후 어찌했는지 기
칼럼
대경일보
2016.09.05 16:41
-
위덕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이정희 문학사를 공부하다 보면 반드시 사실주의 문예사조를 처음 실현한 선구자로 프랑스의 작가 귀스타브 플로베르(1821~1880)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의 대표작 『보바리 부인』(1857)을 읽게 될 것이다. 내가 이 『보바리 부인』을 처음 읽은 것은 고등학교 시절, 세계고전문학 읽기에 여념이 없을 때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독서 읽기 만큼은 잠 조숙했던 것 같다. 그 당시는 읽어야할 대상의 책 중의 하나였겠지만, 어떠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는지 그 감정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칼럼
대경일보
2016.09.05 16:11
-
구자문 한동대 교수 2016년도 외국인을 위한 새마을아카데미가 한동대에서 열렸다. 본 아카데미는 ‘새마을세계화재단’의 지원으로 몇 년째 계속되는 프로그램으로서, 필자는 이 아카데미의 기획과 진행을 총괄하기 위해 꽤 오랫동안 준비를 했고 바쁜 5일간의 일정을 보냈다. 30여 명의 외국인 학생 및 공무원들로 이루어진 수강생들도 방학의 마지막 주를 바쁜 가운데서도 보람차게 보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수강생들이 대부분 한동대 국제개발대학원에 재학 중인 개발도상국 공무원들이 주축을 이루었기에 참여율도 높아지고 토의내용도 좀 더 충실해졌다.
칼럼
구자문 한동대 교수
2016.09.04 16:23
-
정숙영 포항시공무원·칼럼니스트 한반도에서 가장 해가 먼저 뜨는 포항의 호미곶은 해마다 많은 사람들이 새해가 되면 마음속에 풍요의 소원을 가득 담고 해를 맞으러 희망의 여정을 나서는 곳이다.포항 호미곶은 장기반도의 끝으로 영일만을 이루면서 돌출한 곶으로 호랑이의 꼬리라는 뜻을 가졌는데 조선의 풍수지리학자 남사고 선생님께서 이라는 책에서 한반도는 호랑이가 앞발로 연해주를 할퀴는 모양을 하고 있고 백두산은 코, 호미곶은 꼬리을 묘사한다고 하여 호미곶이라는 독특한 이름을 갖게 되었다.빛의 도시 포항시는 ‘포항국제불빛축제
칼럼
대경일보
2016.09.04 13:22
-
김사인 누구도 핍박해본 적 없는 자의빈 호주머니여 언제나 우리는 고향에 돌아가그간의 일들을울며 아버님께 여쭐 것인가 -김사인 시집『가만히 좋아하는』(창비,2006) -----------------------------------------------------------------------------삼십여 년도 더 지난 옛날, 고등학교 문예반 시절 내가 처음으로 세상에 내보낸 시 제목이 ‘꽃 소묘’와 ‘코스모스’였다. 가을 들길에 핀 여덟 잎의 코스모스는 여러 가지 형태로 비유될 수 있겠다. 이를테면 초등학교 때 마음
칼럼
대경일보
2016.09.04 13:15
-
허경태·취재국장 19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시인, 극작가로 널리 알려진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 을 보면 장발장이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간이나 감옥에 갇혀 있다가 가석방을 하게 된다. 그 후 죄수의 신분으로 허락 없이 지정된 거주 지역을 벗어났다는 이유로 자베르 경감에게 쫓기게 되고, 법을 어긴 죄수라는 세상의 편견과 악의로 평생을 도망 다니며 살게 된다. 자베르는 어떻게든 장발장을 처벌해야만 법과 사회를 수호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자베르가 죽을 뻔한 위기에서 장발장에 의해 목숨을 구
칼럼
대경일보
2016.09.01 16:50
-
장철문 바람 부는 충적토 지석묘 곁에 서면 이렇게 서 있는 것이 오늘만이 아니다 이 구릉에서 돌창을 다듬은 사나이도 잔솔밭으로 달리는 고라니를 쫓다간 바람 밀려가는 서녘을 바라보곤 했을 것이다 고타마만이 가부좌를 알았겠는가 이 구릉까지 돌을 나른 사람도 돌 밑의 사람도 그 무게를 내려놓고 싶었을 것이다 산과 산 사이 빗발 묻어오는 이 시간에도 담쟁이 뒤집어 쓴 돌무덤 속에서 영혼을 바래고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봄풀 오르는 충적토 지석묘 곁에 서면 여기 서 있는 것이 혼자만이 아니다 -장철문 시집『바람의 서
칼럼
대경일보
2016.09.01 16:13
-
통융스님 세상이 드러나지 않는 투명한 새벽 시간에 일어나 법당에 혼자 앉아서 종을 친다.“원차종성변법계 철위유암실개명 (願此鐘聲遍法界 鐵圍幽暗悉皆明) ” 뎅~~~원컨대 이 종소리 법계에 두루 퍼져 철위산간 지옥의 어두움이 모두 다 밝아지고“삼도이고파도산 일체중생성적각 (三途離苦破刀山 一切衆生成正覺)” 뎅~~~ 삼악도의 고통을 여의고 모든 지옥이 부서지면 일체 중생이 정각을 이루어지이다. 종소리가 우주법계에 숨을 쉬기 시작하면 삼라만상에 모든 중생들의 귀를 열게 한다. 산 속에서는 산울림과 온갖 새들이 함께 깨어나지만
칼럼
대경일보
2016.09.01 08:47
-
류지남 밝음 속에선어둠의 속이 잘 안 보인다높이 앉으면 진짜 높은 것을 볼 수 없다 세상의 허튼 소리가 귀에 꽉 차면풀섶의 노래와별이 보내는 편지를 읽기 어렵다 가을이 오면툭-, 불 꺼뜨리고한 뼘 낮은 곳으로 내려서야비로소 저어기 환한 것들이여릿여릿 내게로 걸어오느니 가을은 돌아가는 달,어둠 속에 웅크린 뿌리에게로 돌아가별을,별 같은 나를 응시하는 달 -류지남 시집 『밥 꽃』(작은숲,2016)----------------------------------------------------------------------
칼럼
대경일보
2016.08.31 1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