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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설을 앞두고 직원들과 함께 전통시장 장보기를 했다. 직장에서 하는 장보기 행사에 동참한 것이다. 오랜만에 전통시장을 구경하게 되어 기대를 하였다. 어려서부터 시장 특유의 떠들썩한 분위기를 좋아했다. 우리 같은 나이든 사람에게는 뒷골목과 같은 시장이 필요하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검색이 어둡기 때문에 현장에서 물건을 보고 사야 하는데 정가로만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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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3.01.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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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남게 된 춘향은 온갖 잡생각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어. ‘이럴 줄 알았으면 평생 잘 먹고 잘살게 해 준다던 변 사또 말을 들을걸. 그랬으면 어머니에게 효도한다는 소리라도 듣지. 고집 부리며 도련님 기다렸는데, 도련님은 한양 가서 공부 안 하고 뭘 한 거야? 소식한 장 없기에 장원급제 목표 세우고 공부하는가 했더니 거지꼴로 나타났구나. 보나마나 또 어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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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3.01.17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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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우리나라 인구를 삼천 만 명으로 알고 있었다. 마침 국토의 길이도 삼천리라고 불렀기에 쉽게 연결되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삼천 만 명=우리나라 인구'라는 공식도 가능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는 대충 이렇게 통했던 것 같다. 누구나 불렀던 삼일절 노래의 '태극기 곳곳마다 삼천만이 하나로'와 애국가의 '무궁화 삼천리'라는 구절은 자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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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3.01.15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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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축구선수 호날두가 사우디 아라비아의 프로축구 알 나르스로 이적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2022카타르 월드컵 기간 중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쫓겨난 그는 유럽에서는 더 이상 갈 데가 없다 보니 실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중동의 리그로 간 것이다. 그런데 조건이 대단하다. 연봉으로 2억 유로(2700억원)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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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3.01.09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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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호랑이 해가 지나고 2023년 토끼해가 되었다. 호랑이와 토끼는 생물 계통학적으로는 별로 관련이 없는 동물이지만 우리들 인식에는 여러 가지 스토리로 연결된다. 12지의 서열도 호랑이 다음으로 토끼가 나오는 것을 보니 둘 사이에 내가 모르는 무엇인가로 연결되었을 것 같다. 어릴 때 들은 토끼와 호랑이가 같이 나오는 전래동화에서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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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3.01.0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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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년 달력을 보더니 연휴가 적다고 투덜댄다. 여행을 즐기는 그는 코로나가 완화되면 단기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데 주위에 알리기 싫다고 한다. 월요일이나 금요일이 공휴일이면 3일 연휴가 되어 2박3일 동안 여행을 다녀오면 좋은데 3일 연휴가 없어 눈치를 보며 휴가를 내야 한다. 사실 회사에서 월요일이나 금요일에 휴가를 내면 눈치가 보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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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2.2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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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카타르 월드컵 축구에서 한국은 브라질에 4:1로 져서 8강전에서 탈락했지만 그 전에 포르투칼에 2:1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고 12년 만에 16강에 올랐다. 한국에 와서 노쇼로 국민의 공분을 샀던 호날두가 있는 팀을 이겨서 너무 통쾌했다. 같은 16강인데 객관적으로 더 잘 싸운 일본은 죽을 맛이지만 오히려 우리나라는 축제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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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2.1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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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시내버스를 타고 출퇴근한다. 숙소와 근무지 사이는 10km가 약간 넘는 거리인데 평소에는 버스를 탄다. 마침 적당한 버스 노선이 있어 이용한다. 차는 급한 일이 있을 때 쓰기 위해 사무실에 세워두었다. 기름 값도 비싸졌고 대중교통을 선호하는 습관도 있었기 때문이다. 시골 지역에서 시내버스를 타는 재미가 있다. 경치를 구경하며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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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2.08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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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학도는 검소하게 살아온 것이 몸에 배어서 사치를 모르고 살았어. 남원 부사가 된 후에도 자신을 위해 돈을 쓰지 않고 부인에게 보냈어. 세상 물정을 한눈에 꿰뚫어 보는 여장부인 아내가 남편 대신 대감댁에 주기적으로 뇌물을 상납했어. 친분을 유지하는 데는 선물이 최고거든. 아무리 원수처럼 지내는 사이라도 수입 명품이나 고가 비단옷이나 명품 보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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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2.0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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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일이 있어 가족들과 경주에 다녀왔다. 당초에 예정된 일은 이외로 빨리 진행되어 오전 일찍 끝났다. 그래서 경주에 온 김에 모처럼 지역을 대표하는 맛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딸이 스마트폰으로 검색해서 좋은 식당을 선택했는데 마침 황리단길에 있는 식당이다. 황리단길은 유명한 곳이지만 지금까지 한 번도 가보지 않았던 곳이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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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1.2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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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무더운 여름 다시 보경사(포항시 북구 송라면 중산리)를 찾았다. 처음 보경사에 간 것은 중학생 시절의 봄소풍 때였다. 귀교하여 작문 시간에 보경사 소풍 갔다 온 기행문을 쓰라고 하여 썼는데, 국어 선생님은 내 이름을 부르면서 가장 잘 쓴 글이라고 칭찬해 주었다. 무슨 내용의 글을 써서 선생님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는지 생각나지 않지만,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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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1.24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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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변학도는 육방을 불러 모았어. “지금 그대들의 앞에 종이와 붓이 있소이다. 나를 도와 생사고락을 같이한다면 훗날 부귀영화를 나눌 것이나, 나와 뜻을 달리한다면 지금 말하시오. 강요는 하지 않겠소. 자고로 말이 태어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이 태어나면 한양으로 보내라고 했으니, 그대들 자식들이 한양에서 사람답게 살기를 원한다면 내게 충성한다는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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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1.24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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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학도는 가난했지만, 워낙 성실하고 착해서 포목상 상인이 눈여겨보다가 사위로 삼았던 거야. 부인 덕에 사람대우를 받게 되자 부인 말이 곧 법이고, 그러다 보니 자연히 애처가가 된 거야. 어느 날 부인이 변학도에게 진지하게 물었어. “당신 소원이 무엇이오?” “조선의 돈을 몽땅 버는 게 소원이요.” 돈을 밝히는 변학도가 솔직하게 대답했지. “돈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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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1.2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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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도와주랴?” “장안의 유명한 족집게 독선생님을 붙여 주십시오. 열심히 한번 해 보겠습니다.” 아들의 결심이 눈에 보이자 아버지는 닫혔던 마음이 풀렸어. “드디어 네가 마음을 잡았구나. 당장 수소문하여 실력 있는 선생을 알아볼 테니 열심히 하여 집안을 빛내 거라.” “예, 청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말해 보거라.” “혼인을 미뤄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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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1.1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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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수인들의 필참도구인 나경은 현장에서 각종 이기론의 요체를 알아내는 도구로 패철이라고도 한다. 이 말은 '포라만상(包羅萬象) 경륜천지(經綸天地)'에서 ‘라’자와 ‘경’자를 따온 말로 우주만물에 존재하는 모든 이치가 나경 안에 다 들어있다는 뜻이며 직역하면 우주 속에 있는 모든 삼라만상의 이치를 다스린다는 뜻이다. 나경은 둥근 원판에 층층으로 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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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1.1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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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흥미로운 기사가 떴다.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모 신문사 기사 중 가장 많은 사람이 클릭한 기사라고 해서 읽어보았다. 기사 내용은 오는 21일부터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에서 부부가 아닌 사람 간 원나잇 스텐드(하루밤 성관계)를 하다가 들키면 최대 징역 7년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사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클릭한 것을 보니 네티즌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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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1.1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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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호국불교(護國佛敎)이다. 신라는 고구려와 백제에 비해 늦게 그리고 어렵게 불교를 수용했지만 그것은 신라 삼국통일의 정신적 지주요, 추진력으로 작용했다. 불교의 목적은 오직 불타의 깨달음에 도달하여 불타와 같이 성인이 된다는 데 있지만 신라의 승려들은 언제나 신라 사회의 현실에 대한 투철한 사명감과 통찰력 그리고 깊은 이해를 가지고 있었고, 신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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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1.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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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는 화랑제도(花郞制度)이다. 신라의 화랑제도는 인재의 등용과 양성의 두 가지 기능을 훌륭히 수행했다. 그리하여 8세기 초, 신라 성덕왕 때의 역사가였던 김대문(金大問)은 자신이 서술한 '화랑세기(花郞世紀)'에서 화랑도를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현명한 재상(宰相)과 충성스런 신하가 여기서 솟아나고, 훌륭한 장수와 용감한 병졸이 이로 말미암아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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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1.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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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은 양반의 꿈이 기약 없이 보류되자 가슴이 탁 막혔어. 일장춘몽 같았어. 자신은 어릴 때부터 남원 땅이 싫었어. 무조건 떠나고 싶었어.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기생 딸이라는 신분은 손톱 밑의 가시처럼 아팠어. 그 가시가 공교롭게도 자신에게 잘 대해주던 이웃이었어. 벗어나고 싶었어. 아는 사람이 한 사람도 없는 곳으로 가고 싶었어. 그래서 한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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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1.08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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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가 삼국통일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첫째 신라인의 통일 의지이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 신라 사회에 통일의 의지가 싹트기 시작한 시기는 7세기 초이다. 그것은 주로 청소년 시절의 김유신·김춘추 그리고 일부 화랑도들에 의해 꿈꾸기 시작했다. 화랑 김유신은 611년경부터 삼국통일에 대한 뜻을 품었고 그 염원을 굳게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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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경일보
2022.11.08 1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