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궤의혈(堤潰蟻穴)은 천장지제궤자의혈(千丈之堤潰蟻自穴)의 줄인 말로 제궤의공(堤潰蟻孔)또는 의혈제궤(蟻穴堤潰)라고도 한다. '한비자'의 유로(喩老)편에 나오는 성어로 천 길이나 되는 제방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는 말에서 유래하여 ‘제궤의혈’은 큰일을 하려면 작은 일부터 주의해야 한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쓰이게 되었다.

세계 10위권의 무역대국을 뽐내던 우리나라는 2011년 처음 무역 규모 1조 달러를 달성한 이후 2015년부터 스마트폰 등 점유율 1위 제품이 하나둘씩 중국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더구나 최순실 게이트 이후 지난 2일 통계청이 발표한 1월 소비자 물가가 4년 3개월 만에 2%대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도 상승했으며 조류독감(AI) 여파로 달걀을 포함해 농축수산물가도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해 11월 16일 국내에서 처음 발생이 확인된 고병원성 조류독감(AI)은 최근까지 살 처분된 가금류가 2600만 마리를 넘어섰다. 가금류뿐만 아니라 서울대공원의 천연기념물 조류와 순천만 습지의 야생조류까지 역대 최단기간에 최악의 피해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늑장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조류독감(AI)이 처음 발견된 지 두 달이 지나서야 국민안전처 등이 대책을 내놨는데 내용은 고작 지자체의 상황 청취와 현장점검이 전부다. ‘제궤의혈(堤潰蟻穴)’ 을 새삼 생각나게 한다.

한편 795농가가 262만 3천여 마리, 이중 70농가가 240만여 마리 육계를 생산해 육계 생산 전국 1위인 상주시에서는 '24시간 조류독감(AI) 특별방역대책상황실‘ 을 꾸리고 소독약품 220kg을 확보하는 한편 141명으로 49개 공동방제단을 구성하여 운영하는 등 관계기관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특히 방역초소를 방문한 김정일 부시장은 현장 근무자들을 격려하고 "고병원성 AI는 빠른 전염성과 높은 치사율을 갖고 있으므로 초동방역대처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 후 "AI방역에 모두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류독감(AI)방역에 몸을 아끼지 않고 설 연휴도 반납한 채 뛰고 있는 상주시 관계자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개미구멍으로 말미암아 큰 둑이 무너진다는 제궤의혈(堤潰蟻穴) 뜻처럼 재난은 사전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는 신념으로 상주시 재난 관련 공무원은 물론이고 모든 공무원이 항상 긴장한 가운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