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경찰서 수사과 경사 장현진

한겨울 혹독했던 추위도 한풀 꺾이고, 입춘을 지나 어느덧 계절은 봄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봄을 맞이하는 이 계절 2월은 참 바쁜 달이다. 졸업을 준비해야 하고, 3월 새로운 학기를 맞이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졸업을 향한 아쉬운 마음과 새로운 시작을 향한 설레는 마음도 잠시, 몇 해전부터 이맘때면 대학 신입생을 상대로 한 OT와 MT에 대한 좋지 않은 소식으로 각종 뉴스는 떠들썩하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에서 ‘신입생 OT’라는 단어로 검색을 하면 2016년 대학 신입생 OT에서‘술권하는 문화’뿐만 아니라 ‘성추행’으로 인한 논란까지 어렵지 않게 기사를 접할 수 있다. 이쯤되면 OT나 MT에서 기강확립이나 선후배간 친목도모라는 명목으로 행해지는 행사들이 이미 도를 넘어서 범죄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다.

이에 경찰청에서는 지난 13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건전한 대학문화 조성을 위한 '대학 선후배간 폭행 강요 등 불법행위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가장 빈번하게 발생되는 '위계질서 확립'을 빙자한 후배에 대한 얼차려 등 '폭행, 상해, 협박' 행위, 게임이라는 명목으로 이뤄지는 각종 '성추행행위', 사회상규상 용납될 수 없는 '억지술'을 권하는 강요 행위 등이 그 대표적 단속대상이다. 이뿐만 아니라 불법의 범주에 속하는 행위들은 다양하다.

"선후배 사이인데 이쯤이야 괜찮겠지. 당연히 버텨야지"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많은 행위들이 의외로 불법의 테두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단속만이 능사는 아닐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것이 법의 테두리에 위반되느냐 아니냐가 아니라 건전한 생각으로 서로를 배려할 줄 아는 대학생들의 마음가짐 자체에 있다.

술 권하는 문화, 강요하는 문화를 먼저 겪게 할 것이 아니라 인생 선배로서 겪은 많은 경험들을 후배들과 공유하고 또 배려한다면 후배들에게도 대학생활이 상처로 얼룩진 악몽이 아닌 멋진 캠퍼의 낭만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그리고 더 큰 사회로 나아갔을 때 이러한 기억들은 추억으로 자리 잡아 나를 발전시켜줄 원동력이 될 것임에 틀림없다!

20살! 고등학생 때까지 부모의 그늘에서 보호받아야만했던 새내기들에게는 참 설레는 나이이다. 그 설레임이 두려움으로 변하지 않도록, 주어진 권리만큼 그에 대한 책임도 크다는 것을 잊지 말고 늘 생각하며 행동하는 지성인이 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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