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문 한동대 교수

 

장량동은 포항시는 물론 전국에서도 가장 큰 동 인구를 보유하고 있는 신개발지이다. 분명 포항으로서는 ‘이동’에 이어 또 하나의 부도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장량동은 7만명을 넘어선 인구와 함께 연단화된 도시화지역의 북측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 주거는 대부분 신규 고층아파트들이며, 그 사이사이 주로 4-5층짜리 건물들로 구성된 상업지구가 존재하고, 같은 높이의 원룸건물들이 줄지어 건설되어있다.

이곳에는 수많은 음식점, 커피숍, 그리고 등산복 등 의류매장, 가전제품점이 있다. 중상류층과 대학생들의 집중도가 높은 만큼 비즈니스가 잘 되는 곳이 많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나 몇 달을 고비로 상호가 바뀌는 경우도 없지 않은데, 경제 불황의 여파와 높은 임대료를 감당 못해 파산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장량동 인근에는 전국에서 학생들을 끌어 오고 있는 한동대 및 국제학교가 있고, 역사 긴 2년제 대학이 있어서 젊은이들이 많은 편이며, 3개의 축구장과 한마음체육관이 있는 남쪽지구는 스포츠를 즐기는 시민들로 붐빈다.

장량동은 이러한 주거 및 비즈니스기능, 대학의 R&D기능 등과 함께 인접한 영일만항의 1차적인 배후도시 역할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영일만항 및 크루즈부두가 배후산업단지의 물류 및 첨단제조업 등의 기능과 함께 포항이 동해안의 발전허브 및 환동해권 중심도시로 발전하는데 주된 역할을 담당할 것이며, 장량동의 배후기능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장량동은 포항의 부도심이라고 할 수 있지만, 그 중심가로 불릴만한 곳이 있는 듯 없는 듯 흩어져서 아직 발전단계인 곳들이 많다. 도로망이 잘 정비되고 고층아파트와 각종 상업시설들이 들어서 있으나, 내부도로 협소, 주차공간 부족, 주거단지와 초등학교 통학로 연계 불편, 공공교통 부족으로 인한 시내 주요거점들과의 연결 불편, 특히 KTX역 및 대학캠퍼스 연결 불편 등이 일상의 어려움들이다. 장기적으로 장량동지역이 포항의 주요 부도심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되고 서비스시설들이 좀 더 입지해야 할 것이다.

비좁은 주민센터가 곧 새로운 위치에 새 건물로 입지할 것이라니 다행이라고 보며, 이곳에 청소년을 포함한 주민들을 위한 문화센터 등이 마련되면 좋을 것 같다. 또한 장량동 중심가에 테마광장, 쇼핑 몰, 멀티플렉스 등이 마련되어야 이곳이 좀 더 나은 부도심으로서의 기능과 정체성을 갖게 될 것 같다. 물론 대학 인근에 벤처단지 내지 대학촌이 마련되어도 좋다고 본다. 또한 중요한 과제는 포항도심 및 포항역과의 편리한 공공교통 연계이다. 지금도 버스는 있지만 이용이 불편하고 용량도 부족하므로, 포항시 전역에 체계적인 버스시스템이 필요하고, 가능하다면 일부나마 트램 내지 PRT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본다.
이미 언급했듯이 포항은 ‘단핵도시지역체계’하에 ‘네트워크 압축도시’로 발전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도심이 압축적으로 개발되고 각 부도심 내지 교외도시들이 공공교통으로 연결되고 각자 압축도시로의 발전을 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량동이나 이동의 경우는 교외도시가 아닌 부도심의 성격을 지닌 도시화지역인데, 이러한 부도심도 도심의 지배는 받지만 어느 정도 자조적인(Self-Sufficient) 도시 시설과 기능을 가져야 한다.

현재 장량동은 포항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경제적으로 불황을 겪고 있다. 이러한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가적인 거시적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보지만, 장량동으로서도 추진해야할 전략들이 있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또한 중장기적으로 인근 대학과 그리고 영일만항과의 연계 증진이 중요하다고 본다.

이는 이미 언급한 것처럼, 첫째, 대학과 대학생들의 활동이 장량동과 연계되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를 위해서는 벤처 및 산학단지의 확산도 중요하고, 지역사회와 사회문화 활동들이 잘 연결되어 진행될 수 있도록 쌍방이 함께 힘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장량동의 방대한 체육시설들의 일부도 대학생들의 연구 및 창업공간으로 할애되어도 좋을 것이라고 본다. 둘째, 장량동이 영일만항 및 배후산업단지의 1차적인 배후도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말이다. 영일만항 및 산업단지가 물류선적하적, 크루즈부두, 물류저장, 물류가공 및 재포장, 제조업 및 농수산물 가공센터들을 발전시킨다면, 장량동에는 이를 지원할 주거시설, 음식점, 호텔, 대형마트 등 서비스시설들이 자리 잡아야 한다. 물론 이를 위한 친기업 환경조성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장량동 등 부도심이 발전하게 되면 공동화되어가는 포항 원도심 재개발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염려하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포항시로서는 원도심을 살리는 노력과는 별도로 새로운 가능성을 지닌 신개발지인 장량동을 포항권의 새로운 성장점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혁신적인 전략을 수립 추진 할 필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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