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m 포토라인 취재진 스포트라이트 집중

21일 오전 검찰에 출석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어떤 육성 소회를 밝히지가 주목된다.

박 전 대통령은 9시30분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도착하자마자 수많은 취재진과 마주하게 된다.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속에서 파면 직후 처음으로 육성으로 수사에 임하는 소회나 본인의 입장을 밝힐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박 전 대통령측의 손범규 변호사는 20일 "내일 검찰 출두에 즈음해 박 전 대통령이 입장을 밝히실 것이다. 준비하신 메시지가 있다"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손 변호사는 "더 나아가 입장 표명 장소, 표명할 내용 등 더 자세한 것은 제가 알지 못한다"고 부연했다.

검찰은 청와대 경호실 및 기자단과 협의를 거쳐 서울중앙지검 출입문 일대에 포토라인을 미리 설치했다.

박 전 대통령 포토라인은 출입문 양옆으로 설정됐다. 두 포토라인 사이의 간격은 7m가량이다.

포토라인 양옆으로는 근접취재가 허용된 100명 안팎의 내·외신 취재진이 박 전 대통령의 출석 순간을 기다린다.

박 전 대통령은 청사 현관 앞에 도착해 차에서 내린 뒤 다섯 칸의 계단을 올라야 한다. 계단이 끝난 지점에서 출입문까지의 거리는 불과 5m다.

청사 내부에는 취재진 출입이 통제되기 때문에 박 전 대통령은 이 계단을 오른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거나 소회를 밝힐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이 원론적이고 원칙적인 발언을 내놓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12일 삼성동 자택으로 복귀하면서 "진실은 반드시 밝혀질 것"이라고 결백을 강조했다.

하지만 검찰 포토라인에서는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메시지보다는 검찰에서 성실히 조사받겠다는 원칙론을 언급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앞서 2009년 검찰 조사를 앞두고 포토라인에 선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민에게 면목없는 일"이라고 했다. 1995년 12월 출석한 노태우 전 대통령 역시 "국민께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서 조사를 받았던 두 대통령과 달리 박 전 대통령 수사는 처음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이뤄지는 만큼 검찰과 경호실은 극도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검찰은 20일 오후 9시까지 청사의 모든 인원을 내보내고 개인주차 차량도 내보내 청사를 비웠다.

조사 당일에는 취재진도 미리 등록하고 비표를 발급받은 경우에만 출입이 허락된다. 혹시 모를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돌발행동 등에 대비하기 위해 청사 밖 경비도 강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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