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44개교 타 지역으로 변경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한 우리나라와 중국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반한 감정을 우려해 중국행 수학여행을 취소하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

교육부는 20일까지 전국 17개시·도교육청을 통해 집계한 결과 올해 중국 수학여행을 계획한 총 87개 학교(초 19개교, 중 10개교, 고 58개교) 가운데 44개교가 수학여행 장소를 중국이 아닌 다른 곳으로 변경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22일 밝혔다.

교육부는 이날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서울시교육청에서 신학기 긴급 안전점검 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학교 안전사고 예방 대책을 논의했다.

우선 수학여행 안전대책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2월 각 학교에 안내한 '수학여행 등 현장체험학습 운영 매뉴얼'에 따라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국외 수학여행을 가급적 자제하도록 했다.

'국외 수학여행 가급적 자제'는 교육부가 매년 권고하는 지침이긴 하나 올해는 특히 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 내 반한 감정이 높아지고 한국행 단체관광이 전면 취소되는 등 갈등이 증폭되는 것을 우려해 중국행 자제를 권고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자칫하면 대외 관계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우리 정부가 중국을 가지 말라고 학교에 직접 요청할 수는 없다”며 “다만 학생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안전 문제가 우려되면 가급적 국내로 변경해 달라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애초 중국행 수학여행을 계획한 87개 학교 가운데 44개교는 목적지를 일본 등 다른 국가나 국내 여행지로 변경했다.

나머지 43개교 가운데 35개교는 국내로 장소변경을 검토 중이며, 5개교는 수학여행 날짜가 3∼4월 중으로 이미 임박한 상태여서 위약금 부담 등의 사유로 계획대로 중국행을 추진하고 있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한편, 경북도내에는 상주 남부초등학교가 중국과 국제교류사업을 진행 예정이며, 영덕 병곡초등학교는 대만으로 수학여행을 계획했으나 영덕교육지원청과 협의해 수학여행 장소를 변경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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