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2일 오전 10시부터 세월호 시험인양에 착수했다. 시험인양 성공땐 곧바로 본인양이 시작된다.
세월호가 차가운 물 속에 가라앉은 지 이날로 1천72일째. 세월호 피해자 가족의 몸과 마음도 바빠졌다.


세월이 흘러도 눈물이 마르지 않는 피해자 가족 46명은 진도 현지에서 인양 순간을 보겠다며 이날 이른 새벽 일찌감치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버스를 타고 진도로 내려갔다.

안산 분향소 유가족대기실에 필수 인력만 남은 가족들은 TV를 지켜보며, 또는 진도로 간 다른 가족이 때때로 전하는 인양작업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새벽부터 마음을 졸였다.

초조와 걱정, 기대감이 수시로 교차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시험인양은 세월호 선체를 해저면에서 1∼2m 살짝 들어 올려 인양 하중의 배분 상태, 선체 자세, 와이어 이상 유무 등을 확인하는 조처다.

이후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바로 본 인양에 착수해 2만t 가까이 되는 세월호 선체를 바다에서 끌어올리게 된다.

인양의 최대 변수는 날씨다. 바다는 육상보다도 기상 변화가 훨씬 빨라 날씨가 안정적이지 못하면 인양 작업 자체를 할 수 없다.

해수부는 지난 20일에도 시험인양을 시도하기로 했다가 당일 파고가 최대 1.7m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측되자 곧바로 작업을 취소하기도 했다.

애초 이날 해수부와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는 오전 8시께 시험인양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30분 이상 늦게야 작업 확정 사실을 발표했다.

향후 2∼3일 치 기상 상황 등 작업 환경을 최종 분석하는 과정이 쉽지 않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고통 속에서 기다려온 가족들의 응어리가 조금이라도 풀릴 수 있게 본인양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정부는 전력을 다 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세월호가 3년 만에 인양되면 선체 조사, 미수습자 수습 등의 업무를 수행할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법적 근거도 마련된 만큼, 실체적 진실이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

'세월호 선체조사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안'은 지난 21일 공포·시행됐다.

선체조사위의 주요 업무는 ▲ 선체조사 ▲ 선체 인양 지도·점검 ▲ 미수습자 수습 ▲ 유류품·유실물 수습과정 점검 ▲ 선체 처리에 관한 의견표명 등이다.

위원회는 국회와 희생자가족 대표가 위원을 선출·임명하는 즉시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정부 또한 위원회가 신속하게 조사 활동에 착수할 수 있도록 지원팀을 파견해 위원회 출범을 지원하고 있는 만큼 인력·예산 등 위원회의 선체 조사 활동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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