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석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위원

필자는 포항시립교향악단에 2001년에 입사하였다. 벌써 16년을 근무 하였는데 내가 겪은 지휘자는 박성완, 유종, 이현세 총 3명의 지휘자들이 포항시에 있었다. 입사초기에는 시립교향악단의 생리를 잘 몰라서 운영의 미숙이나, 단원의 신분, 혹은 이 단체를 다스리는 조례 등등 어쩌면 음악가로서는 전혀 이해 할 수 없는 일들로 마음고생도 많이 하였다. 해외여행을 무단으로 갔다고 하여 단원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는 일도 있었다. 이중에는 신혼여행도 포함되어 있었으며, 단원들은 이러한 사태를 어떻게 대처하는지 잘 몰랐다. 더 큰 문제는 지휘자나 사무를 보는 단원들조차 전혀 대처를 하지 못해 경징계부터 중징계까지 다양하게 받아야 했다.

우연한 기회에 2008년 12월부터 단무장을 맡게 되면서 조례와 단원들과 공무원의 관계, 그리고 지휘자의 역할 등등 돌아가는 상황을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현재의 교향악단의 운영체계는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여 자치행정국장이 부단장이다. 자치행정과 산하의 문화예술과 산하에 시립교향악단이라는 단체가 있다. 실제적으로 예술단의 관리는 계장1명과 주사3명 정도이다. 여기에 사무장1명, 총무1명, 악보계1명, 악기계1명, 실제적인 일을 하는 사람은 10명이 되지 않는다. 교향악단의 인원이 약 70명인데 10명의 인원으로 일을 한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문화예술이 쉬운 분야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혀 전문성이 없는 공무원들이 순환보직으로 2년에서 3년 주기로 계속 바뀐다는 것이다. 뭔가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일의 일관성이 전혀 없다. 악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일전에 설명한 바 있다. 예를 들면 예술회관 내 연주자 대기실이 너무 오래되고 낡아서 리모델링을 2008년부터 이야기 했으나 2017년인 지금까지도 거의 바뀐 것이 없다. 새로 오는 책임자들은 본인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사업으로 추진하기 때문에 이전 사업들은 추진되기 힘들다. 건축이나 토지 쪽의 공무원들은 순환보직을 하더라도 비슷한 곳으로 가기 때문에 일의 연관성이 어느 정도 있다고 한다.

당부하고 싶은 것은 문화예술도 전문분야로 인정해서 순환보직을 하더라고 문화예술과 내에서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실 문화예술은 생각보다 돈을 벌기 어려운 사업인 동시에 돈을 많이 써야하는 분야이다.

교향악단의 운영방식은 크게 미국식과 유럽식으로 구분된다. 한국에서 운영하는 국공립 교향악단의 운영방식은 유럽식이라 할 수 있다. 미국식의 교향악단 운영방식은 전문예술경영 방식이라 할 수 있다. 미국 교향악단의 운영 조직의 특징은 일단 규모면에서 단원대비 조직 직원 수는 평균 83%에 달한다고 한다. 이는 교향악단의 예술 부문을 뛰어넘어 생산 조직으로 보고 이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각 교향악단별로 차이는 있으나 운영감독 이하, 개발, 예술기획 및 행정, 재정, 마케팅, 오퍼레이션, 정보 등 교향악단을 관리하는 여러 부서가 있다.

개발부서는 한국에는 없는 개념인데, 쉽게 이해하자면 예술에 대한 자발적인 기부 혹은 지원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체계적으로 독려하고 관리하기 위한 부서이다. 정보부서는 전산상의 문제가 발생했을 시 곧바로 보수 할 수 있도록 헬프 데스크를 운영한다. 이유는 재정부서나 후원자 관리 등 돈을 다루는 부서의 경우 전산에의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이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개발 부서를 둔다. 교육 및 지역사회 관련부서는 예술 활동이 지역사회와 더불어 존재하고 늘 옆에 있다는 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찾아가는 연주’ 정도라 할 수 있는데 미국 교향악단은 교육과 더불어 지역사회 과련 공연과 업무를 추진함으로써 지역사회에 대한 교향악단의 의지와 이미지를 확립하고 지역민들에게 친근하게 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결과로 교향악단은 지역사회로부터 금전적, 감정적 기부를 얻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연력 관리 직원은 각종 연금이나 보험 등 직원 및 단원의 복리에 관련된 업무만 처리하는 것으로 직원들의 보직 이동이 거의 없다. 보직 이동이 없다는 것은 그 직책에 성격과 요구 조건에 적합한 전문인을 선택한다는 것으로 이해 할 수 있다.

조직의 효율성은 그 구성원의 능력에 달려있다. 음악감독 보좌 업무 미국의 각 교향악단들은 음악감독을 보좌하는 업무에 뚜렷한 보직을 두고 있다. 특히 시카고 심포니나 보스턴 심포니 같은 경우는 업무 비서와 운전기사 및 개인 비서를 따로 두고 있을 만큼 음악감독에 대한 예우가 깍듯하다. 예술 감독이 전체 조직의 핵심임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음이 아닐까 생각한다.

홍보 부서는 그래픽 전문가를 배치하여 그 교향악단만의 독특한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표현하는데 엄청난 공을 들인다. 또한 교정을 전담하는 직원과 프로그램 해설을 전담하는 직원을 두기도 한다. 공연의 얼굴인 인쇄물의 내용에 충실함과 정확성에 주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언론이나 방송, 잡지 등 매체를 전문으로 하는 직원을 두고 있다. 웹페이지를 잘 관리하여 특정 공연은 물론 조직 전체의 홍보를 지속적으로 해나가는 것이다.

미국의 마케팅 부서는 첫째 고객 지원을 담당하는 직원을 두고 있다. 이것은 관객이 공연을 편안하게 관람 할 수 있도록 안내함은 물론 이 과정에서 생기는 모든 불편 사항이나 불만 등을 접수하고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으로 관객을 우선시하는 서비스를 볼수 있다. 둘째 전통적인 텔레마케팅과 인터넷 마케팅을 병행하고 있다. 요즘은 텔레마케팅이 인터넷 마케팅에 다소 밀리고 있으나 1대1 마케팅의 효과는 아직도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셋째 교향악단 관련된 각종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기념품에는 음악감독, 지휘자, 악장 등의 캐릭터 상품이나 교향악단 고유 로고가 프린트 된 의류 및 생활 용품 등이 있다. 이것은 수익성도 있으면서 교향악단의 이미지를 확립해주는 유용한 수단이기다 하다. 이렇듯 미국의 교향악단의 구조를 살펴보았는데 한국의 교향악단의 구조는 다음에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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