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시 한민족통일안보문제연구소장

미중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옵션 준비 태세' 명령에 따른 일환으로 칼빈슨 항모 전단이 15일에 한반도 해역에 도착한다. 이에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으로 한반도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닌가 하는 안보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여기에 4월 위기설 등 급조된 루머도 퍼져 불안감을 증폭시킨다.

과연 미국이 선제타격을 실행에 옮길 것인가? 한마디로 북한의 대응에 달려 있다고 본다. 세상 물정 모르고 무모한 도발을 일삼던 김정은이 4월 15일 태양절과 25일 조선인민군 창건 85주년 사이에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다면 미국은 선제타격 등 군사적 행동에 나설 것이다.

미국은 북핵 폐기를 위한 ‘트럼프식 신북핵전략’은 4단계로 운용된다.
제1단계 전략은 북한이 미국 본토 및 주일·괌 미군기지를 위협하는 신형 ICBM 및 북극성 계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 발사할 경우 미·일의 이지스구축함에 탑재된 최대 요격고도 500km인 SM-3 블록2-A 등으로 비행하는 적 탄도미사일을 힛 투 킬 방식으로 요격하는 방안이다. 이는 북한 선제타격은 확전 위험과 우리 대한민국 정부의 반대 등으로 부담이 커 차선책으로 택한 방안이다.
제2단계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에도 중국이 대북 원유공급 등 강경제재를 망설일 경우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 미군에 전술핵을 재배치하고, 북한의 김정은을 제거하는 작전 등으로 북한과 중국을 동시에 압박하는 방안이다.
제3단계 전략은 북한이 6차 핵실험으로 1∼2년 내 핵미사일을 실전 배치할 것에 대비해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시에는 이동식발사대(TEL)와 미사일기지, 핵시설까지 원점 타격하는 방안이다.
마지막 제4단계의 전략은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징후가 포착될 경우로 한반도 전면전 발발에 대비한 기존의 ‘작계5027’,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계5029’, 국지도발에 대응한 평시 작계를 통합한 작계 5015에 따른 3개 이상의 항모전단이 투입되는 군사행동을 실행하는 방안이다.

미국이 일본 정부에 북한에 대한 군사 공격 가능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일본의 교도 통신은 “미일이 협력해 중국에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자위대가 칼빈슨 항모 전단이 도착하는 대로 미일 합동 군사훈련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동시에 일본 정부는 유사시 한반도에서 일본 국민을 철수시키는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한편 우리 대한민국 국방부는 지난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4월 북폭설’, ‘김정은 망명설’ 등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하면서, 미국의 독자적 군사작전 가능성에 대해 대북 군사작전은 한미 양국 간 긴밀한 공조를 토대로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 태세 하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매우 흥미롭게도 미중정상회담이 끝난 지 며칠 되지 않은 이틀 전인 12일 중공의 시진 핑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반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한 것이 예사롭지 않다.
이는 칼빈슨 항모 전단을 돌연 한반도 해역으로 진출시키며, "독자적 행동이다", "북한이 잘못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강의 군사력 보유하고 있다" 등을 역설한 트럼프 대통령 조치에 대해 중국이 불안감을 느낀 결과로 보인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군사적 조치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하에 이를 조금이라도 말려보려는 시진 핑의 안간힘으로 보인다.

미중 양국이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힘겨루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아도 이상할 것이 없다. 우리가 북핵 문제를 놓고 국론이 분열돼 권력 쟁투에 함몰된 상황에서 강대국 간 한반도 미래를 결정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보이는 전반적 분위기는 미국의 대북 행동 결정과정에서 Korea Passing(한국 우회) 현상이 심화되는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과 호주에는 군사행동 가능성을 통보했으나, 우리에겐 언급이 없었다. 미국은 우리 대한민국 정치지도자와 군사지도자를 과거의 경험에 미루어 믿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중 정상회담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온 것은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대한민국 내에는 우리의 동의 없이 선제공격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우리 생각이고 미국 입장은 다르다. 핵 미사일로 무장한 김정은의 위협을 제거하는데, 우리 대한민국이 반대할 이유가 없고, 반대해도 미국은 강행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문제는 피해를 최소화하여 압도적으로 군사적 승리를 거두는 것이 관건이다.

국제정치 현실은 우리 대한민국의 목소리에 영향 받지 않고 흘러간다는데 우려의 문제가 있다. 지도자들은 목소리만 높이지 말고 주변정세 흐름을 간파하여 우리 대한민국의 국가목표에 합당한 원칙을 견지하되, 동맹국과의 긴밀한 협조 속에 한반도 핵위기가 해소되도록 하고, 궁극적으로 우리 대한민국 주도로 연결된 통일을 이룩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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