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반려동물문화축제, 전국 최초 애견해변마라톤대회 겸해 개최

“포항 홍보와 지역경제 활성화 이끄는 특색 있는 관광 상품될 것”
“반려동물 보유 다섯 집에 한 집 꼴…포항에 반려동물종합센터 건립 필요”


언제부터인가 ‘애완(愛玩)동물’ 대신 ‘반려(伴侶)동물’이란 말이 널리 쓰이고 있다.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 관한 국제 심포지엄’에서 이 말을 쓰자고 제안한 뒤 미국과 유럽, 일본 등 대부분의 국가에서 쓰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사람과 더불어 사는 동물이란 뜻인 반려동물(companion animal).

포항에서도 매년 반려동물을 위한 축제를 여는 사람들이 있다. 포항시반려동물문화발전협의회(회장 이경호)는 오는 9월 포항시 북구 환호전통놀이공원에서 제4회 포항시반려동물문화축제를 연다. 특히 이 단체는 올해 축제기간 중 전국 최초로 애견해변마라톤대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포항시가 국내 최고 반려동물 문화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다지고 있는 것이다. 이 행사의 실무를 맡고 있는 이지우(50·포항동물병원 원장) 반려동물문화축제위원장을 만나 대회 준비 상황과 날로 확산되고 있는 반려동물 문화에 대해 들어봤다.

이지우 원장은 “예전에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기 위해 기르는 동물이란 뜻으로 애완동물이라 불렀지만 요즘은 사람과 함께 살아가며 심리적으로 안정감과 친밀감을 주는 친구, 가족과 같은 존재라는 뜻에서 반려동물이라고 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한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해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고, 반려동물과의 지속적인 관계는 감성이나 사회성, 공감능력을 높인다”며 “노인도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면 심리적인 안정감과 자신감이 높아져 정신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는 오려낸 신문 한 장을 펼쳐 보이며 “과거엔 정치인들이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을 캠페인용으로 많이 사용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과 함께 찍은 사진이 부쩍 늘었다”면서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정치인들에게서 배려하고 책임지는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중앙 일간지에는 강아지와 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반려묘를 안고 신년 인사를 하는 안희정 충남지사, 입양한 반려견 행복이와 함께 있는 이재명 성남시장, 시각장애인 안내견을 쓰다듬는 황교안 대통령권한대행의 사진이 실려 있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반려동물 보유 가구는 전체 가구의 21.8%, 인구수로는 약 1천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다섯 집 중 한 집 꼴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시대에 정치인들이 애견·애묘인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포항에도 5만여명의 반려인구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원장은 반려동물을 위한 축제, 마라톤대회뿐 아니라 반려동물종합센터 건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미 경북 의성을 비롯해 부산, 양산, 대전 등에서도 애견종합센터, 장례식장, 반려동물공원 등이 들어섰거나 착공에 들어갔다고 했다. 그는 반려동물을 위한 공원, 수영장, 장례식장과 유기견 구조센터 등을 갖춘 반려동물종합센터 건립을 위해 포항시를 설득하고 있다. 견주들이 반려동물과 어울려 주위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뛰놀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이 원장은 9월 반려동물 축제와 애견마라톤대회에 전국에서 약 700마리 반려동물과 3천500명의 견주 등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한다. 최근 세계 최대 사료전문회사인 미국 힐스사이언스 한국지사 관계자들과 만나 공식후원을 약속 받았다. 애견인들의 관심도를 높이기 위해 애견마라톤 코스 곳곳에 퀴즈 코너를 마련해 사료, 기념품 등을 나눠줄 계획이다. 애견마라톤은 단거리(1㎞), 하프(1.5㎞), 장거리(2㎞) 코스로 운영하며, 기록이 적힌 완주증과 완주메달, 기념 티셔츠를 증정한다.

이 원장은 “포항은 철강산업에 의존하는 산업구조에서 탈피해 풍부한 해양관광 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육성이 필요하다”며 “그 하나의 대안으로서 반려동물 축제와 애견마라톤대회가 포항의 멋과 맛을 알리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특색 있는 관광 상품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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