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용 문화기획팀장

최근 들어 대학가에서 각종 성 범죄 사건이 연이어 터지고 있다. 대학교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 범죄는 심각한 수준이다. 대학 내 성범죄는 오랫동안 실상이 드러나지 않았다. 피해자들은 두려움에 적극적으로 신고하지 못했다. 신고를 받은 대학 당국도 대학 이미지에만 급급해 미온적인 대응에 그치고 있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12년 280개 대학을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총 181건의 성 범죄가 발생했고, 가해자가 학생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외부로 공개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하면 실제 대학 내에서 벌어지는 성 관련 사건은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학생-학생 간 사건이 가장 빈도가 높은 데 비해서 실제 사건 처리가 가장 어려운 유형으로 꼽힌 것은 교수-학생 등 수직적 관계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가해자인 교수 등 고위직인 경우 학내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고, 교원의 신분보장을 위한 법, 제도 등으로 학교 당국이 가해자 징계에 소극적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해 악의적인 소문을 유포해 피해자가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유지할 수 없게 만들거나 학교 당국의 사건 조사·처리 지연으로 피해자가 2차 피해를 입는 사례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지난 2월 26일 포스텍 신입생 환영회(MT)에서 성추행 및 성폭행을 한 혐의로 구속된 학생은 아직 학교 징계를 받지 않은 상황이다. 학교 측은 1심 재판 결과에 따라 징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 범죄를 당했더라도 현실적으로 신고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확실한 예방 교육과 함께 엄격한 처벌 원칙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포항 인근 지역 대학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선린대는 성희롱 예방창구에서 성희롱·성폭력 상담을 접수한다. 올해 예방교육으로는 2월 신입생, 4월 비정년 교수와 용역업체, 5월 교원 및 교직원, 6월 재학생, 9월 신임교수와 신규직원을 대상으로 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예방교육을 한다. 12월에는 여성가족부에 실적 보고 한다.

위덕대는 성희롱·성폭력상담 고충처리 전담창구를 운영하고 있다. 고충상담원은 업무의 실효성 제고를 위해 연 1회 인상 전문교육에 참석한다.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는 학생생활상담센터장이 위원장을 맡고, 위원은 6명, 간사 1명으로 구성됐다. 성희롱 피해자의 고충상담과 조언, 성희롱 사건에 대한 조사·처리, 폭력예방과 대책수립에 관한 사항 등의 업무를 한다. 매년 교직원과 재학생을 대상으로 성폭력, 가정폭력 예방교육을 각 연 1회 1시간 이상 실시한다. 이외에도 성희롱 고충상담 활성화 및 교육자료를 배포하고 전당창구를 정기점검하고 있다.

포스텍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성희롱성폭력 대면교육을 갖는다. 특히 올해는 양성평등진흥원 전문강사를 초빙했으며 남부경찰서 여청계의 성범죄예방 교육도 함께 진행했다. 서울대 인권센터에서 개발한 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온라인 교육(2시간)을 매년 실시하고 있다. 프로그램 콘텐츠는 대학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성희롱·성폭력 사건 특성을 반영해 매년 업데이트 된다. 매년 직원을 대상으로 양성평등진흥원 전문강사의 대면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포항대는 성희롱고충 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성희롱 및 성폭력 사건을 신고접수를 받고 피해자의 보호와 상담을 실시한다. 성과 관련된 문제나 남녀 차별에 관한 문제가 발생할 때 신속한 대처를 하도록 대안을 마련하고, 관련 기관과 연계해 돕고 있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한다.

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학생들은 대학이 마지막 교육 기회인만큼 예방 차원의 실질적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 또한 학내 성희롱·성폭력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학교 당국의 확고한 원칙과 의지, 관련 예산과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 사건 발생 시에는 신속하고 원활한 피해구제 절차가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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