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이사진 여행추가비용 조합간부들에게 거출

포항시 남구 모 농협이 조합장 및 이사들의 관광성 외유 추가경비를 조합 간부들에게 부담케 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이 농협 이사 A씨가 최근 조합장을 경찰에 고발했다.


A씨는 “조합장이 직원 협박 및 금품갈취, 비상임이사, 감사, 사외이사에 대한 금품 매수 혐의 사실이 있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그는 “1차로 2015년 12월 4일 이사회의가 끝난 뒤 회의실에서 조합장이 40만원씩 넣은 봉투를 비상임감사 7명, 감사 2명, 사외이사 1명에게 외부여행(강원도) 경비목적으로 준 사실이 있다”면서 자신과 여행 미참석자 B씨를 제외한 10명 모두가 받아갔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금품을 모금한 과정은 각 지점별(6개 점포)로 상무 및 팀장에게 2회에 걸쳐 1회 100만원, 2회 50만원을 모금하여 40만원씩 봉투에 넣었다고 모 상무가 시인했다”며 “금품모금은 조합장의 지시로 C상무의 주도하에 각 지점별로 모금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의 단초가 된 것은 이 농협 조합장과 상임이사, 이사 등 10명이 지난 3월 22일부터 26일(4박5일)까지 태국 파타야, 방콕 등지를 관광여행하면서 시작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관광에 소요될 1인당 경비는 100만원 정도였다. 하지만 실제 소요된 경비는 1인당 15만원이 추가된 115만원이었다.
여행 경비가 당초보다 추가되면서 본점 아래 6개 지점 농협 간부들에게 거출토록 한 것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조합 내 간부들의 의견은 제각각 다르다.

일부 간부는 “친목을 다지기 위한 이번 관광의 취지를 고려해 성의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냈다”고 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공평하게 분담하면 될 것을 왜 우리가 그 돈을 내야 하느냐”며 반발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조합 내부의 갈등뿐만 아니라 이번 외유에 선출직인 현 조합장과 상임이사가 각각 200만원을 찬조한 것으로 알려져 선거법 위반 여부는 물론 선심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농협의 상임이사 선거는 오는 7월로 예정돼 있어 선거를 3개월 앞두고 이번 사태가 터져 조합 안팎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또 지난 2월에 승진한 모 상무도 이번에 100만원을 찬조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승진 대가성 여부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이 농협의 상무이사는 “조합 간부들에게 추가비용을 거둔 적이 없다”면서 “설사 거뒀다고 하더라도 그게 문제될 게 있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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