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당 대선후보 TV토론회를 지켜본 국민들 사이에서 “이게 토론이냐”란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국가경영 비전을 검증하는 정책 토론회가 상대방의 토론 태도만 지적하는 등 네거티브 공방전으로 치닫자 “초등학생 반장선거도 이 정도는 아니다”란 한탄이 나오고 있다.

23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K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대선후보 초청 TV토론에서 후보자들은 상호 토론에서 상대방의 질문과 답변 태도에 대해 날을 세우며 설전을 벌였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돼지 흥분제’ 논란과 관련해 홍 후보에게 후보직 사퇴를 요구하면서 아예 홍 후보와 토론하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홍 후보의 질문을 받고서는 ‘사퇴하라고 말씀드렸다. 얼굴을 보지 않고 말씀드리겠다’고 홍 후보 대신 카메라를 응시한 채 답변했다.
이에 홍 후보는 ‘안 후보는 저를 보고 말하시죠. 국민이 참 조잡스럽게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당장 누리꾼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너무 수준 미달의 토론이었다. 정말 유치의 극치를 달린다”라는 혹평과 함께 “상대 후보 흠집 내기로 득표에 유리한 것만을 생각하는 탐욕스런 발언들만 난무하는 것 같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또한 “정말 저 사람 중에 대통령을 뽑아야 하는가. 한숨만 나오네. 우리가 이런 꼴 보려고 겨울에 촛불 들었던 게 아니었는데. 제발 정책과 비전을 얘기하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욕구가 더 없이 높은 상황에서 대선후보들의 이같은 함량미달의 토론을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실망감을 넘어 분노를 느끼고 있는 것이다.
지상파 3사 등 7개 채널이 23일 밤 생중계한 대선후보 토론의 시청률은 38.477%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밤 10시부터 KBS 1TV가 단독 생중계한 토론의 시청률 26.4%보다 12.077%포인트 높은 것이다.
일요일 밤이란 특성도 있지만 후보들의 면면을 검증할만한 시공간적 한계를 느낀 국민들이 TV토론회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선후보들이 그 기대를 충족시키기는 커녕, 저질 막말이나 해대고 논점을 벗어난 네거티브에만 혈안이 돼 있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정치불신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이다.
선거종반을 맞아 앞으로의 토론회 또한 기존처럼 흘러간다면 대선후보 모두 ‘그나물에 그밥’이란 정치냉소주의가 확산될 우려도 높다, 이는 투표포기 행위로까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극히 우려스런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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