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한국과 미국을 공격하겠다는 위협에 대해 한·미간은 동맹을 기초로 하여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겠다고 하자 중국은 만일 한·미가 북한에 대해 3.8 이북을 군사적으로 침공한다면 그들도 즉각 군사개입을 하겠다고 한다.
이는 북한의 핵개발을 중국은 절대적으로 저지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북한의 모든 군사와 무기 생산은 중국의 도움 없이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원유공급을 비롯해 식량난 개발자금 등 모두가 중국의 지원 아래 이루어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기에 유엔에서 대북재제를 아무리 해도 중국이 동조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북한 핵을 해결하기 위한 6자 회담 등 모든 해법을 풀기위한 단초는 중국의 태도에 달려 있는 것이다. 북한은 지구상 유일한 세습왕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그를 도우는 나라가 중국이다.
우리의 입장에서 보면 강대국들의 영향권에서 외교활동을 통해 북한 핵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판단되지만 대북 정책에 있어서는 두 목소리를 내고 있어 걱정이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누구는 좌익이다’ 라는 말은 서양 중세에서 ‘누구는 마녀다’ 라는 말과 같은 정도의 효과를 발휘해왔다. 선악의 이분법이 분명한 기독교 세계관에서 한 인간에 대해 마녀라는 평가가 내려지는 것은 형사 재판에서 사형 선고가 내려지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최근 좌파논쟁이 우리 사회에서 크게 논란이 되고 있는 현상을 보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소위 우리 사회의 좌우익 대립이라는 이념적 갈등은 세계사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극단적 양태를 보여 왔다. 첫째 이념의 다름으로 인해서 남북이 갈렸고, 둘째 그 다름을 하나로 통일하기 위해 동족 간 치유하기 힘든 전쟁이 일어났으며, 셋째 분단 상태에서 어느 한 쪽의 이념에 양립할 수 없는 사람들에 대한 남북의 극단적 반응 등이 그 예일 것이다.
우리 사회는 특수한 역사적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좌파라 함은 자유주의를 벗어난 신념과 정책을 추구하는 세력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현재 미국 사회에서 좌파적이라고 할 때는 자유주의 안에서 국가의 간섭을 어느 정도 허용할 것인가에 그 초점이 달려 있다면, 우리 사회에서 좌파라 하면 자유주의를 포기하고 사회주의를 지향하는 세력을 지칭하는 용어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일반 국민에게 좌파 혹은 좌익이라는 말은 해방 후 좌우 대립이라든지 이후 남북간 대립을 연상시킨다. 사정이 이러하니 우리 사회에서 좌익이니 좌파니 하는 말은 국민 모두가 나서서 막아야 하는 적대 세력으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음에 들지 않은 세력이나 집단에 대해서 좌파적이라는 공격만큼이나 유효한 것이 없다. 자유주의나 자유 민주주의의 이념 안에서 어떤 대안을 제시해도 그것을 좌파적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곧 자유주의라는 절대적 기준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이제는 우리 사회도 극단적인 죄파 논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