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경찰시험 치르다 낙방하자 화장실서 목매 숨져

▲ 공무원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연합
구미출신 A(25)씨가 지난 24일 오후 5시께 청주시 흥덕구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옥산휴게소 화장실에서 목을 매 숨졌다.

그는 고향 구미를 떠나 서울에서 올해 3년째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공시생이었다.

당일 A씨는 이날 어머니 승용차를 타고 고향인 경북 구미로 가던 중 청주 한 휴게소에서 목을 매 숨진 것을 어머니가 발견했다.

A씨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공무원이 뭐길레 소중한 목숨까지 끊느냐. 부모들 생각은 조금도 안하느냐”며 안타까운 탄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어머니는 경찰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온 아들이 힘들어하는 것 같아 집으로 데려가 쉬게 하려고 함께 내려가던 중 휴게소에 들렀는데 화장실에 가더니 한참이 지나도 나오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지난달 18일 치러진 2017년도 제1차 경찰 공무원(순경) 채용 필기시험에서 떨어진 뒤 낙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도 서울 마포구 공원에서 B(32)씨가 나무에 목을 맨 것을 산책 중이던 시민이 발견했다.

숨진 B씨 곁에 있던 가방에서는 경찰 공무원 시험 문제집과 유서가 적힌 수첩이 발견됐다.

유서에는 “부모님께 죄송하다. 더는 살아갈 힘이 없다. 계속된 실패로 절망을 느낀다” 등의 내용이 적혔다.

지난 8일 치러진 올해 국가공무원 9급 공채시험에 17만2천여 명이 응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하지만 35대 1의 높은 경쟁률 속에 공무원이 되는 영광을 안는 응시생은 고작 4천910명이다.

하지만 실제공무원 시험결과는 매년 2.8%만 ‘간택’받는 바늘구멍으로 응시생들이 낙방 뒤 심한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대부분 공시생들이 고향을 떠나 서울 쪽방식 고시원에서 생활해 취준생 67%가 생활비 조달 등 부담으로 자살 등에 내몰려 우리사회의 병패로 지적되는 만큼 정부차원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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