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청,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책임 다하겠다"

포항시 북구 장량동지역에서 한 유치원 이전을 놓고 기존 유치원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27일 장량동 소재 일부 사립유치원에 따르면 A아파트 인근에 유치원이 5곳이나 있는 지역에 또 다른 유치원인 W유치원을 교육청이 다음 달 1일 이전 인허가할 예정이다.

이 지역 유치원들은 출산율 저하와 우후죽순 늘어나는 사립유치원으로 원아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에 W유치원 이전을 허가하는 것은 기존 유치원보고 문을 닫으라는 얘기냐며 이전 허가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기존 유치원들은 교육당국이 W유치원을 허가하는 과정에서 유치원 대비 원아비율에 대한 수요조사를 진행했는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W유치원이 개원하게 되면 원아를 신규모집하는 과정에서 기존 유치원에 다니는 원아를 빼돌릴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또한 기존 유치원들은 “앞으로 이 지역의 K유치원이 조만간 문을 닫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유치원에 다니는 원아들이 대거 새롭게 건물을 지어 이전하는 W유치원으로 옮길 가능성이 크다”며 “학기 중에 이전해 원아를 유치하는 행위는 유치원계 질서를 어지럽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들 유치원들은 교육청이 W유치원의 영업행위와 관련해서 다음달 1일 이전허가를 받더라도 올해는 원아모집을 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을 인허가 조건으로 달아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포항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구미와 경주시 등과 함께 사립유치원 신규제한 지역으로 꼽힌다. 포항지역은 공 사립을 포함 114개 유치원이 있으며 경북지역 시·군 가운데 유치원 수가 가장 많다.

한 유치원 관계자는 “유치원 과밀지역이 되면 유치원들의 원아유치가 힘들고, 경영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원아 교육을 위한 유치원이 교육의 본질이 사라지고 제원마련을 위해 원아유치 경쟁만 난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포항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수요조사결과 분쟁이 발생한 장량동 지역은 인구과밀지역으로 각 유치원마다 정원의 80~90%에 달할 만큼 높아 원아 유치가 어렵다는 기존 유치원의 주장은 맞지 않다”고 해명했다.

이어 교육청 관계자는 “새로 이전하는 W유치원이 올해는 이전 전에 있던 곳에서 다니던 원아 20명과 다른 지역에서 오는 원아들을 받는 것 외에는 원아유치를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이같은 약속이 기존 유치원과 W유치원 사이에 지켜질 수 있도록 지도감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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