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일 많은 5월에도 소비는 ‘꽁꽁’

어버이날과 스승의 날이 있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았지만, 화훼농가는 그리 달갑지 않다.

화훼의 경우 선물용 거래가 대부분 끊긴데다 저가 소비마저 위축돼 화훼 농가들이 줄도산 위기에 놓였다.

지난달 9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 금지의 관한 법률’인 김영란법이 생긴 후 사람들의 꽃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다. 꽃도 ‘수수 금지 대상’ 품목에 들어간다.

농가에는 경매장에서 되돌아온 각종 화훼 재고들이 쌓여만 가고 거래가 줄면서 가격 또한 떨어져 매출이 30~40% 정도 줄었다.

청탁금지법 탓에 꽃 소비가 줄어 전국 7천여 화훼농가 가운데 20%가 꽃 재배를 포기했다. 딸기·토마토·파프리카 등으로 전환하는 농가가 15% 이상 된다.

카네이션과 장미 등 선물용 꽃 도매가는 지난해에 비해 30%나 떨어졌고 거래물량도 15% 줄어 들었다. 실제로 소비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경조사용 꽃이 직격탄을 맞았다.

결혼식장과 장례식장 등에 세워진 화환 수도 급감했다.

포항의 한 도매업소 관계자는 “매년 5월이면 꽃소비가 가장 많았지만 김영란법 시행 이후 법적용 대상이 아닌 기념일에까지 악영향이 미치면서 농가의 어려움은 여전하다”면서 “자치단체는 물론 각 기업체에서 한동안 벌였던 꽃 소비촉진 운동도 유야무야 됐다”고 말했다.

다만, 봅철 황사가 기승을 부리면서 미세먼지 정화식물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 선물용 관상용에서 환경개선 식물로 소비변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농촌진흥청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빈방에 미세먼지와 벵갈 고무나무를 넣고 4시간이 지나자 2.5㎛ 이하의 초미세먼지가 6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식물들은 증산 작용으로 잎의 왁스 층이 끈적끈적해지면서 미세먼지가 달라붙어 사라지기 때문에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를 없애는 데 효과적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