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 출처 =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 공식 포스터.
“카르페디엠(Carpe diem). 현재를 즐겨라. 우리 모두는 결국 죽는다. 시간이 있을 때 장미 꽃봉오리를 즐겨라. 너만의 인생을 살아라. 자신의 삶을 잊히지 않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는 수많은 명대사를 탄생시킨 사회 비판 영화이다. 톰 슐만의 시나리오로 1989년 피터 위어 감독이 연출했다. 아카데미 각본상과 영국 아카데미 작품상, 음악상을 수상했다. 영화가 만들어진지 30여 년이 됐지만, 아직도 참된 교육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현대 교육제도의 맹점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아울러 교사로서의 본연의 임무와 사명감이 무엇인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 누구도 아닌 자기 걸음을 걸어라. 나는 독특하다는 것을 믿어라. 누구나 몰려가는 줄에 설 필요는 없다. 자신만의 걸음으로 자기 길을 가거라. 바보 같은 사람들이 무어라 비웃든 간에.”

키팅 선생은 학생들에게 단 한순간이라도 진정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질문을 던진다. 또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의지로 현재를 살아갈 수 있는 사람만이 빛나는 내일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교기를 든 학생들의 등장으로부터 시작된다. 전통, 명예, 규율, 최고를 목표로 하는 웰튼 아카데미의 입학식이다. 모든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에서 토드 앤더슨이 전학을 와서 닐의 룸메이트가 된다. 학생들은 성공한 부모의 가치에 따라 자신의 길이 정해져 있다.

교과들마다 많은 레포트와 함께 새 학기가 시작된다. 그러다 이 학교의 졸업생인 문학 교사 '존 키팅'이 부임한다. 첫 수업부터 키팅은 아이들에게 자신을 선장으로 부를 것을 명령하고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현재를 즐기라고 말한다.

키팅은 독특한 수업 방식으로 눈길을 끈다. 시 수업 교재를 찢게 한다. 시를 알기 위해 운율, 음조를 따져봐야 한다는 원론이 쓰인 페이지에 대해 '쓰레기'라고 말한다. 그는 시 본연의 가르침을 들으라고 한다. 시는 어떠한 룰에 의해 느끼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느낌으로 배우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제자들에게 명문대학 입학을 위한 지식보다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설계하라고 주장한다. 학생들에게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 나서라고 한다. 아이들은 기존에 겪지 못했던 수업 방식에 당황해 하면서도 즐거워한다.

키팅은 학생들에게 갇힌 공간을 의미하는 책걸상에 머물지 말고 자유롭게 벗어날 것을 권한다. 키팅은 실천을 위해 먼저 교탁 위에 올라선다.

“내가 이 위에 선 이유는 사물을 다른 각도에서 보려는 거야. 이 위에서 보면 세상이 무척 다르게 보이지. 바보 같고 틀린 일처럼 보여도 시도를 해 봐야 해.”

키팅은 자신이 학창 시절 시를 읽고 인생을 토론했던 ‘죽은 시인의 사회’의 창립 멤버임을 밝힌다. 닐, 녹스를 비롯한 7명의 학생들은 인디안 동굴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 재결성을 한다. 아이들은 밤마다 동굴에 모여 시를 낭송하고 입시 지옥에서의 해방감을 잠시나마 느낀다. 키팅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은 학생이였던 닐은 이 클럽에서 중심역할을 한다.

그러던 중 닐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을 발견한다. 연극이다. 아버지의 반대를 두려워한 닐은 주연을 따냈음에도 불구하고 연극 공연을 아버지에게는 비밀로 한 채 공연준비에 몰두한다. 하지만 공연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아버지에게 발각돼 연극을 그만두라는 강요를 받게 된다.

고민 끝에 닐은 키팅을 찾아가 자신과 아버지 사이의 갈등을 털어놓는다. 키팅은 닐이 자신에게 하듯 아버지와도 대화로서 자신의 의지를 밝히고 자신의 이러한 연극에 대한 신념과 열정은 일시적이지 않음을 아버지께 확신시켜드리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닐은 차마 아버지와의 대화를 시도하지도 못한다. 키팅에게는 아버지께 연극을 승낙 받았다고 거짓말을 한다.

닐은 무대에 오르고, 공연이 끝난 후 집으로 끌려간다. 아버지는 닐에게 육군사관학교로 보내겠다고 협박한다. 닐은 내면의 진실을 이해받지 못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학교는 이 사건을 키팅에게 책임을 떠넘긴다. 그 동안 비밀 조직이 였던 죽은 시인의 사회의 활동이 학교에 알려졌다. 모든 책임을 키팅 선생님 혼자 지고 학교를 떠나게 된다. 학생들은 현실에 굴복한다. 학생들에게 강요된 '서명'은 영화 속 모든 '시인'들의 죽음을 의미한다.

교장은 키팅을 대신해 수업에 들어와 찢어버렸던 책의 서문부터 해석하기 시작한다. 수업 중 짐을 챙기러 온 키팅을 향해 학생들이 하나 둘 씩 책상 위에 올라가 외친다.

"캡틴, 오 마이 캡틴!(Captain, oh, my captain!)"

이 말은 미국 시인 월트 휘트먼이 링컨 대통령의 암살을 애도하며 지은 시의 구절이다. 키팅이 가르친 내용이기도 하다. 시를 인용해 '삶이란 화려한 연극이 계속되고, 너 또한 한 편의 시가 된다는 것. 여러분의 시는 어떤 것인가?'라고 묻는다. 학생들은 억압된 환경 속에서의 굴복만을 보여주진 않는다. 키팅에 대한 ‘경의’와 학교에 대한 ‘반항’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부모에 의해 꿈을 재단당하는 학생들이 많다. 물질적 욕망과 본능적 행위에만 치우쳐, 한 편의 시가 되는 삶을 꿈꾸는 학생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올바른 가정교육은 기대하기 힘들다. 부모들이 아이들을 버릇없이 키운다. 남에게 피해를 줘도 사과는 커녕, 자신의 잘못도 알지 못한다. 이는 교권의 추락과 연결되며,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다.

교사가 학생을 꾸짖으면 학생이 대든다. 부모가 학교에 찾아와 교사를 폭행하기도 한다. 학생들은 학교 폭력에 노출되는 것이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부모가 교육에 대한 상식과 지식이 없다면, 교육전문가에게 믿고 맡겨야 한다. 입시 위주의 교육은 결국 이기적인 사회구성원들을 양성할 뿐이다. 아이들이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존중해주는 것이 부모와 교사의 역할이다. 교사는 지식만을 전달하기에 앞서, 학생들의 인생에 달콤한 열매를 수확할 수 있도록 아름다운 시의 멜로디를 들려주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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