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3천416억 원 투자, 구미 2천519억 원 독식

경북도 3천416억원 투자, 구미 2천519억원 독식
적지 않은 외국기업 고용창출 부진
무분별한 외국기업 유치에 예산낭비 초래


경북도가 산하 자치단체와 함께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기업유치에 행정력을 집중하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추진과정에서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무리한 유치로 예산만 낭비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기업유치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외국계 기업의 경우 특정 지역에 편중지원된 데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지원했지만 적지 않은 기업이 경영악화로 도산 위기에 놓여 고용창출과 지역경기 활성화는 고사하고 계속기업으로 생존하기에도 급급한 실정이다.

실효성과 효율성에 의문이 제기되지만 대책마련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막대한 인센티브가 지원되는 지방투자유치촉진보조금을 통한 기업유치에도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유치과정에서 특정업체가 선정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과 함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사례도 상당하다.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둔 사례도 있지만 당초 고용목표를 달성치 못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무분별한 기업유치로 예산만 낭비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본지는 심층취재를 통해 경북도와 일선 시군의 기업유치에 대한 허와 실을 진단한다.(편집자 주)

1.외국인 투자유치 특정지역 편중논란과 실효성 의문
2,외국계 기업 유치 성과와 투자 효율성
3.지방투자촉진보조금을 통한 기업유치의 허와 실
4.기업유치 인센티브와 효율성
5.부품소재 전용공단 추진 성과

경북도의 외국인 투자 유치는 상당한 성과를 거둔 부분도 있지만 특정지역 편중논란과 함께 일부 실효성에 의문을 야기하는 부분도 적지 않다.

구미시의 도레이 등 일부 기업유치는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지만 적지 않은 외국계 기업이 투자약속과 고용창출을 이행하지 않거나 일부 기업은 사실상 폐업상태로 전락하는 등 예산만 낭비하고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사례도 상당하다.

외국인 투자지역 대부분이 특정지역에 편중되어 있는 것도 논란거리다. 경북도와 일선 시군은 경쟁적으로 막대한 국도비 예산을 투입하여 외국인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유치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일부 외국계기업이 부실화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외국기업유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경북도는 지난 2002년부터 현재까지 국비를 포함해 모두 3천416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외국인 투자유치에 사용했다.

경북도의 외국인 투자지역은 구미 등 특정지역에 집중돼 있다. 전체 면적 가운데 대부분 구미지역에 편중돼 있다. 지역 균형발전을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 높다. 사실상 구미지역이 경북도의 외국인 투자유치를 독식하고 있는 셈이다.

외국인 기업 유치에는 공장부지 무상임대와 각종 세제혜택부여 등 막대한 인센티브가 부여된다. 고용창출과 지역경기 활성화를 위해서다. 그러나 일부 외국계 기업이 투자약속을 이행하지 않거나 경영악화로 도산위기에 놓이는 등 무분별한 투자유치에 대한 비판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경북도는 외국인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포항, 구미, 경주, 경산, 김천 등 지역에 모두 238만9537㎡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지역을 지정했다. 구미시는 전체 면적 가운데 73%인 174만8천3㎡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포항이 32만7천240㎡, 경주 20만3천98㎡, 경산 8만1천274㎡, 김천 2만7천322㎡에 불과하다.

구미지역 외국인 투자기업현황을 보면 국가 4단지 23블럭 6개 기업, 7블럭 3개사, 3블럭의 도레이 첨단소재를 비롯해 구미지역에는 모두 22개 기업이 집중 유치됐다.

포항지역은 영일만항 배후단지에 일본의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와 중국 등 모두 3개 기업 입주가 고작이다. 이중 유젠코리아는 경영악화를 이유로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 경주는 천북일반산단에 징콕스코리아, 건천에 서한엔티엔베어링 등 두 개사가 입주했으며 경산, 김천 각각 2개사가 입주했거나 진행 중에 있다.

투자금액도 전체 3천416억원 가운데 구미지역이 2천519억4천400만원을 차지해 대부분 구미지역에 집중된 반면 포항은 498억5천700만원, 경주 398억9천600만원에 불과했다.

유치업체도 전체 30개사 가운데 구미지역이 23개사이며 포항 4개사 , 경주 2개사, 경산, 김천 각각 1개사다. 유치한 업체 가운데 경주 징크옥사이드, 서한엔티엔베어링, 포항의 HCT&P(주) 등은 투자약정과 고용창출을 이행하지 않고 있거나 경영악화로 휴업한 상태다.

경주시는 두 개의 외국계 기업유치에 398억원을 투자해 공장 부지를 무상 제공하고 각종 세제혜택을 부여했지만 고용창출은 고작 70여 명에 불과하다. 징크옥사이드는 200명, 서한인테엔베어링은 100명을 고용키로 약정한 바 있다.

포항시는 중국계인 HCT&P(주)를 유치하기 위해 영일만항 배후단지 2만9천100㎡의 공장부지를 연간 369만원에 헐값 임대해줬지만 이 업체는 지난해 7월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구미시는 파워카본테크놀리지를 유치하기 위해 구미국가4단지 22블럭 7만4천502㎡의 공장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이 업체 역시 경영악화로 인해 자본잠식상태로 전락하여 당초 목표인 고용창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외국인 투자 유치는 상당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조건으로 고용창출과 지역경기활성화 이행을 약정하는데 미이행했을 경우에 대한 대책이 별로 없다”며 “국가 예산이 나가는 만큼 투자유치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인규·손주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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