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재 경북대 교수

이렇듯 과학기술이 턱없이 부족했던 조선은 과학병기로 무장된 왜구에게 철저히 무참하게 유린당할 수밖에 없는 과학기술 부족의 대가로서는 너무 참혹했다. 이순신 장군이 그 당시 세계 최고의 과학 원리를 가진 거북선으로 왜구를 격퇴시키면서 전란이 끝났지만 이 같은 과오를 다시는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오늘날 과학증진의 실질적인 대안이 요구된다. 우리나라의 조총유래는 1591년 대마도주가 선조에게 선물로 보내면서 처음 전해졌다. 조선은 임진왜란 때 조총으로 무장한 일본군에게 활 등으로 대적하였지만 무참하게 연패하면서 조총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인식하게 된다.

그렇게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려서 병자호란에 이어 일제강점기까지 우리는 무엇을 해 왔던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후 사회적인 변화로 조선의 군사와 백성들이 2/3 가 죽거나 다쳤다. 많은 사람들이 일본, 청나라에 포로로 끌려갔다. 도예 등 수많은 장인들과 여러 기술자들도 일본으로 끌려갔다. 백성의 살림살이는 더욱 어려워 졌다. 그 당시 건물이나 오래된 책 같은 문화재들이 불에 타 사라지거나 외적에게 약탈되었다.

둘째, 과학기술자가 잘 살 수 있고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을 수 있는 평생 혜택이 가능한 과학자 실명제 제도의 정착이 시급하다.
세종시대 최고의 과학자로 기억되는 장영실은 1441년 세계 최초의 우량계인 측우기와 수표를 발명하여 하천의 범람을 미리 알 수 있게 하였으며 물시계, 자격루를 한국 최초로 만든 인물이다. 장영실은 당시 천출출신이지만 뛰어난 발명 업적으로 인해 당시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혜택인 종3품 대호군까지 파격적인 대우를 받았다. 선진국의 과학기술을 하루아침에 앞서나가는 과업은 쉽지 않다. 1636년 병자호란이 발생된 지 29년쯤 후 1665년경 영국에서는 과학을 인간의 삶에 반영되는 실용주의가 꽃피는 시대였다.
그 즈음 서양의 과학수준은 동양보다 훨씬 앞서 가고 있었다. 세포라는 용어를 최초로 사용한 영국의 자연 철학자이며 박물학자인 로버트 훅은 1665년경 용수철과 같은 탄성체의 복원력과 변형력의 관계를 나타내는 훅의 법칙을 발견하였다. 이는 18세기에 가장 위대한 발명 중에 하나인 철근과 콘크리트 재료를 설계 식으로 반영하여 SOC(사회간접자본) 건설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공학적인 토대를 구축하여 세계인의 삶을 변화시킨 노고는 인류의 최고의 걸출한 과학의 승리라 할 수 있다.

강대국의 개념이 변화되고 있다. 인구와 국토가 큰 경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수준 높은 과학기술을 소유한 나라가 될 것이다. 최근 IT분야가 세계정상의 기술력과 원천기술 때문에 경제대국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결과를 영속 화 시키기 위해서는 과학자들에게 먹고 사는데 문제없게끔 독일, 미국, 일본 같은 시스템의 구축은 즉시 필요하다. 또한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을 수 있는 실질적인 풍토조성과 평생 혜택이 가능한 과학자 실명제 제도의 정착도 시급하다. 특히 후학들에게는 미래가 확실하게 보장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며 과학 영재 교육의 연속성과를 위한 새로운 체제가 시행되어야 한다.

셋째, 정부는 연구 개발(R&D)예산의 증액 및 혁신적인 평가, 감시체제의 제도적인 개선이 요구된다. 다만 원전, 신재생에너지 등 그 동안 숱한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원천 기술을 확보 못하고 국민의 혈세만을 낭비하면서 마피아 운운하여 국민적인 공분을 야기 시킨 분야는 법원의 국민 배심원 제도처럼 3개월 이상의 홍보로 평가 및 감사 전문가를 객관적 절차로 공모하여 불요불급한 예산은 무조건 환수 조치 및 강력한 법적 조치가 요구된다. 각종 평가위원들 선정방법은 전문가 풀에서 단순하게 선정하지 말고 반드시 공모 한 후 면접을 통해 검증하는 획기적인 개선도 요망된다.

오늘날 현안중 하나는 예년에 비해 심한 가뭄으로 비가 오지 않아 어떤 지역은 물 절약을 위해 절수 단계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 동안 소문이나 뉴스만으로 등한시 해왔던 지구 온난화에 따른 직접적인 재해가 하나씩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하는 단계이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장마기에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가뭄이 더 심각해진다는 뉴스도 나왔다. 물이 없는 세상은 상상만 해도 황폐화 그이상의 비극이다. 인간이나 동식물들은 물이 없다면 생존 자체가 어렵다. 이와 같이 지구 온난화의 재해를 극복하기 위한 길은 무엇인가?

물을 아끼는 직접적인 방법과 물이 적게 소모되는 시설 및 생활용품 생산과 각종 채소, 과일 등을 재배하는 기술의 변화를 유도하는 간접적인 방법이 필요하다. 이 같은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넓은 의미에서 인간과 기술과의 관계를 재정립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필자는 최근 학생들에게 공업역학을 강의하면서 생활과 밀접한 아파트 천정부나 교량 바닥인 슬래브를 설명하면서 두께가 있는 부분은 필연적으로 모멘트가 발생하므로 곧 모멘트 역사가 인간의 역사와 비례한다고 설명 했다. 모멘트는 인간들의 복지시설 구축에 필요한 재료의 양과 제작비용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또한 모멘트의 중요성은 도구를 만들기 위해 설계라는 공학이론을 도입하여 과학화 시킨 원리를 찾았다는 성과이다. 인간의 삶이 시작된 이래로 의식주의 변화에 기여한 온갖 도구들의 발명을 모두 기술로 볼 수 있다.

우리들이 어떻게 살 것인가! 먹고 사는 걱정을 줄이기 위해서는 오로지 처절하게 원천 기술의 개발뿐이다. 이를 실천하기 위한 자세는 멀리 있거나 거창한 것은 아니다. 소중하고 시급한 것은 유아시절 부터 자연과의 조화를 터득시키기 위해 흥미롭고 재미있게 과학을 탐구하면서 스스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기본을 심어주는데 있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이 노벨 과학상들을 독식한다고 해서 우리들이 정작 부러워해야 하는 것은 그것 자체가 아니다. 그네들은 같은 환경 강국들은 어릴 때 부터 물고기 등 수생동물을 관찰하고 스스로 자연 파괴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파악시키는 훈련과 대학의 보고서는 전문가를 직접 수소문하여 일대일로 인터뷰하면서 작성하는 관행을 우리도 긴급히 도입해야 할 시점이다.

시시각각 급변하면서 냉엄한 국제적인 환경을 극복하면서 우리 민족은 열악한 여건 속에서 세계 경제 규모 10위권을 달성했다. 눈부신 IT 분야와 밧데리 등 원천기술력을 개발하여 다양한 첨단기술력으로 세계를 움직이는 저력을 갖고 있다. 미래의 희망인 아이들에게 자연 속에서 생태계의 원리를 파악한 후 인간의 복지시설물 건설 때문에 파괴된 환경을 복원할 수 있는 과학자적인 동기부여를 포함하여 재미있는 학습형태의 보고서를 스스로 작성하는 풍토를 조성시키는 소중한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어른들의 이 같은 노력만이 우리들 모두가 이 땅에 살아가야할 위대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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