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추협곡 모습
- 우리나라 내륙 첫번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탄생 -
제주도 이어 두 번째, 내륙으로선 첫 번째 이룬 쾌거!

지난해 12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위원회에서 등재권고 되었던 청송군(군수 한동수)이 현지시각 5월 1일(월) 오후 4시 30분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된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드디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최종 채택되었다. 우리나라 두 번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이 탄생한 것이다. 내륙에서는 단연 최초의 세계지질공원이다.

이로써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전세계 33개국 127개소가 인증 되었고, 청송과 함께 이번에 세계지질공원으로 이름을 올린 곳은 프랑스 Causses de Quercy, 이란 Qeshm Island, 스페인 Las Loras 등 6개국 8개소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UNESCO Global Geopark)은 특별한 과학적 중요성, 희귀성 또는 아름다움을 지닌 지질현장으로서 지질학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생태학적, 고고학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는 지역으로 보전, 교육 및 관광을 통하여 지속가능한 지역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제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자연공원법을 개정하면서 국가지질공원제도가 도입되었다. 최근까지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지역은 울릉도·독도, 제주도, 부산, 청송, 강원평화, 무등산권, 한탄·임진강, 강원고생대 등 8개소가 있으며, 경북 동해안, 전북 서해안, 전북 무주․진안, 충북 단양, 인천 강화도 등 전국적으로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기 위해 노력 중이다. 말 그대로 지질공원의 붐이 일고 있는 것이다. 기존의 제도들(국립공원, 천연기념물 등)이 보존에 초점을 두고 엄격한 규제와 제약을 가지는 반면 지질공원은 지속가능한 활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두므로 주민들의 거부감이 없고 오히려 주민이 발 벗고 나서 지질공원을 유치하려고까지 하기 때문이다.

모든 지방자치단체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을 원하고 있지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신청하기 위해서는 먼저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 그다음 국가지질공원위원회에서 세계지질공원 신청지 심의에 통과하는 등 정식절차를 거쳐야 한다. 전세계 모든 국가에서 한번에 두 개까지만 세계지질공원을 신청할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사실상 신청서 제출로부터 최종인증까지 최소 3년 이상이 소요되므로 신청지 선정은 매년 1개소 이하이다. 엄격한 국가대표 선발전을 먼저 치르는 셈이다.

이처럼 청송은 정세의 변화를 빠르게 파악하고 치밀한 준비로 국가지질공원 인증부터 최초, 최단기간에 세계지질공원으로 도약하였다. 물론 제주도의 경우는 예외이다. 제주도는 국가지질공원제도가 도입되기 전인 2010년에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받았기 때문이다.

시골의 작은 지방자치단체가 세계에 우뚝!
청송의 세계지질공원 인증은 또다른 측면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전까지는 세계지질공원이 유네스코에서 지원하는 협력프로그램이었지만 지난 2015년 11월 유네스코 정식프로그램으로 등록되면서 세계지질공원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졌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질유산의 국제적 가치 증명, 세계지질공원 프로그램을 위한 기여사항 등 가입조건 또한 좀 더 엄격해졌다. 이처럼 청송이라는 대한민국 시골의 작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 세계에 우뚝 선 것이다.
청송은 지난 2011년부터 세계지질공원 등재를 위해 학술조사를 실시하여 지질명소들을 개발하면서 학술적 가치를 발굴하였다. 그리고 세계지질공원T/F팀을 구성하여 본격적인 박차를 가해 2014년에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게 된다. 2015년 11월 말, 새롭게 바뀐 서식에 의거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신청서와 부속서류를 모두 접수하면서 서면심사에 들어가게 되었고 이듬해인 2016년 7월 11일부터 14일간 두 명의 유네스코 평가위원이 청송을 방문하여 현장실사를 수행하였다.

지질공원 현장실사에서는 지질관광과 교육, 관광인프라, 지역주민의 참여 등 모든 분야를 점검하지만 그 중 가장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은 단연코 지질유산의 국제적 가치 증명이다. 유네스코라는 세계적인 브랜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그 만큼 뛰어난 곳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3박 4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청송에서는 어떻게 평가위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먼저 주왕산국립공원은 세계에서도 손꼽힐 만큼 두꺼운 화산재층으로 구성되어있고, 주왕계곡 지질탐방로는 노약자나 장애인들도 탐방할 수 있을 만큼 편의시설이 잘 조성된 명소로 경관까지 아름다워 평가위원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그리고 청송백자 원료산지인 법수도석 지질명소는 지질과 역사, 문화가 융합되어 지질공원이 추구하는 컨셉에 가장 매칭이 잘된 곳일뿐더러 세계에서도 10개 미만의 지역밖에 산출되지 않는 리튬-베어링 토수다이트(Li-bearing tosudite)라는 광물이 발견되어 국제적 중요성도 뛰어난 지역이다.
하지만 많은 명소들 중 단연코 최고는 바로 꽃돌로 불리는 청송 구과상 유문암이었다. 꽃무늬를 보이는 암석인 구상암은 전세계적으로 약 100여군데 정도밖에 산출되지 않지만 꽃문양의 크기나 다양한 형태, 아름다운 색상 등은 청송에 비교할 것이 안된다. 평가위원들은 꽃돌을 관찰하면서 감탄을 연발하며 눈을 떼지 못했고,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만큼의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도 조언하였다.
지질명소 뿐만 아니라 지질공원 교육, 관광, 해설, 관광인프라들에서도 충분히 만족했으며, 지질공원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인식과 자발적인 참여가 평가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것이다.

지질관광 활성화 미래발전계획 마련
평가위원들과 국내의 많은 지질공원 전문가들은 지질공원이 한자리에 머무르지 않고 계속 발전해 나가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말한다. 청송군은 향후 지질관광 활성화 계획까지 청사진을 그려놓았다.

청송의 대표 자원인 사과는 백악기 한반도 동남부를 크게 뒤흔들었던 화산활동으로 뿜어져나온 분출물들이 쌓여 굳어진 땅위에 재배된다. 토양에 포함된 다양한 성분들이 사과의 맛을 한층 더 올려주기에 “지질푸드(Geo-foods)”라는 지질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아울러 패러글라이딩, 산악자전거, 산악마라톤, 모터싸이클 등 청송은 산악스포츠의 메카로 발돋움하고 있다. 이는 험준한 산악지형을 활용한 “지질액티비티(Geo-activity)” 상품이다.
또한 슬로시티 정신과 연계한 전통한옥 숙박체험은 청송지역의 지형과 기후에 의해 독특하게 발전한 건축방식과 선조들의 지혜를 옅볼 수 있는 “지질하우스(Geo-house)”이다.

이처럼 청송지역 관광자원만의 특징을 부각하기 위해서 다양한 콘텐츠의 발굴과 함께 지역 정체성을 확보하는 것이 청송군의 미래발전 계획이다. 어느 관광지에서나 흔하게 접할 수 있는 관광콘텐츠가 아니라 오직 청송만의 자원을 활용한 차별화로 승부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이에 따른 초기 홍보 강화를 위하여 KBS 열린음악회 유치 등 다양한 홍보전략도 추진할 계획이다.



◇ 청송세계지질공원 등재한 한동수 군수 인터뷰

“UNESCO 로고 사용하는 청송세계지질공원, 고속도로 개통과 함께 ‘청송 관광시대’를 열 것”
“브랜드와 스토리 발굴만이 자치단체가 살 길”


“세계는 바야흐로 ‘브랜드와 스토리의 시대’입니다. 브랜드와 스토리가 없으면 지방자치단체도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뒤처지고 맙니다. 청송은 세계지질공원(UNESCO 인증), 슬로시티(국제슬로시티 연맹 인증),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국제산악연맹 주관)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3개나 가지고 있는 경북 도내 유일한 자치단체입니다.”

5월 유네스코 청송세계지질공원 등재를 확정지은 한동수 청송군수는 등재 의미를 ‘브랜드 선점효과’로 요약했다. 자치단체도 외부로부터 확실하게 인식되고, 소비될 수 있는 브랜드가 있어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 청송 세계지질공원 등재에 따른 기대효과는.
“청송은 농업 육성과 함께 관광산업에서 활로를 찾고 있습니다. 관광산업의 3대 요소는 자연 명승지, 문화 콘텐츠, 그리고 관광객에게 주목 받는 브랜드입니다. 청송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가 인증하는 세계적인 브랜드입니다. 선캠브리아기부터 형성된 청송의 지질자원은 그야말로 지질의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청송은 주왕산, 주산지 등의 자연 명승지와 객주문학관, 청송백자 및 심수관도자기 전시관, 청송꽃돌・수석박물관,
장난끼공화국 등 풍성한 문화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다 이번 세계지질공원 브랜드 확보로 인해 관광산업의 시너지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특히 상주-영덕 고속도로 개통에 따라 서울에서 차로 2시간, 대구에서 1시간이면 올 수 있어 청송이 경북 북부권 최고의 ‘관광메카’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 세계지질공원에 도전할 생각을 어떻게 했습니까?
“2010년 제주도가 국내 처음으로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은 이후 울릉도가 세계지질공원 준비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도 주왕산, 청송꽃돌, 국내 최대 면적의 공룡발자국 등 지질자원이 풍성한데,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울릉도 조사 용역을 맡고 있던 장윤득 교수(경북대)와 함께 준비에 착수, 2011년~2013년까지 타당성조사 및 기초학술조사를 완료하고 2014년 4월 청송국가지질공원 인증을 받았습니다. 그 후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필요한 후속 보완작업을 거쳐 2015년 11월 유네스코에 세계지질공원 신청서를 제출했습니다.”

- 추진과정에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사실 막막했습니다. 인증을 받기까지 주민들과 우리 직원들의 뜨거운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습니다. 세계지질공원 관계자가 온다는 소식을 들으면 일본까지 가서 자문을 구하기도 했습니다. 인증을 받기까지 △지질 유산의 국제적 가치 증명 △세계지질공원에 대한 청송의 기여도가 가장 큰 난관이었습니다. 그래서 전국의 온갖 연구논문을 다 뒤진 끝에 법수도석에서는 전 세계 10개 지역 미만에서 산출되는 리튬 등 희귀광물이
포함돼있음을 밝힌 연구논문을 찾아냈죠, 또 국책기관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과 MOU를 맺고, 세계지질공원 현장 평가가 나오기 전인 지난해 5월말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지역 지질공원 개발 심포지엄’을 청송에서 개최, 지질공원에 대한 ‘청송의 관심’을 나타냈습니다. 지난해 7월 실시된 현장평가에서는 저와 주민들로 구성된 지질 해설사들이 2박3일 동안 평가위원들과 함께 했습니다. 환송만찬에서 위원들은 ‘해설사들과 직원들의 열정을 가장 높게 평가한다’고 말하기도 했지요.”

- 앞으로의 과제는?
“우선 세계지질공원 홍보가 시급합니다. 유네스코 로고를 사용할 수 있다는 상징성을 적극 홍보해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그리고 청송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센터 유치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센터는 지질공원 홍보와 국제협력, 지질공원 해설사 양성, 주민교육, 박물관 등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이미 세계지질공원이 활성화된 다른 나라에서는 지질공원 센터가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청송에 센터가 유치되면 지질공원 교육관광 중심, 국제협력 중심지로 지질공원 홍보와 함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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