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 시군 당담자 퇴치에 골머리

▲ 멧돼지가 엉망으로 만든 안동시 남선면 한 땅콩밭에서 농민이 한숨을 쉬고 있다. 멧돼지가 싹이 트기 시작한 땅콩밭 1천300여㎡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연합
피해액 2013년 9억원→2017년 12억8천만원

본격 영농철을 맞아 멧돼지가 경북도내 곳곳에서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으나 뾰족한 대책이 없어 농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24일 경북도에 따르면 도내 멧돼지 피해액은 2013년 9억400만원, 2014년 10억4천700만원, 2015년 11억3천200만원, 2016년 12억7천900만원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경북 문경시 산양면에 사는 A(65)씨는 올해 양파농사를 다 망쳤다. 지난 3월 멧돼지가 밭에 들어와 마구 헤집어놓는 바람에 양파가 상했기 때문이다. 멧돼지는 양파를 먹지 않지만 밭에 사는 지렁이나 굼벵이를 찾느라 양파밭을 엉망으로 만든다.

지난 15일에는 멧돼지가 안동시 남선면에 있는 B(77)씨 땅콩밭(1천300여㎡)에 들어가 싹을 짓밟고 씨앗을 먹어치웠다. 문경시 문경읍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A(70) 씨는 사과밭을 쳐다보면 한숨 밖에 나오지 않는다. 지난해 가을에 멧돼지가 출몰해 사과나무 곳곳을 부러뜨려 놓았기 때문이다.

문경읍에서 벼농사를 짓고 있는 B씨도 이와 비슷한 상황이 비슷하다. 지난해 여름 멧돼지가 벼논에 들어가 난장판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울타리를 치거나 폭음기, 경광등, 허수아비, 기피제를 설치하고 있으나 멧돼지를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설치 초기에만 효과가 있을 뿐 멧돼지가 금세 적응해 도망가지 않기 때문이다.

경북도는 야생동물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줄이고자 최근 5년간 85억6천만원을 들여 전기목책기, 울타리 등을 설치했다. 또 권역별로 순환수렵장을 운영해 멧돼지를 비롯해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동물을 잡아 개체 수를 조절하고 있다. 도가 올해 순환수렵장을 운영해 잡은 멧돼지는 3천700여 마리다.

경북도내 시·군은 야생동물 피해신고가 들어오면 유해 야생동물 피해방지단을 파견해 잡고 있다. 문경시의 경우는 멧돼지, 고라니 등 유해야생동물로 인한 농작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22일부터 오는 12월 말까지 유해야생동물 피해 방지단을 운영한다.

천도진 문경시 환경정책담당은 "야생동물 때문에 피해가 발생한 농가는 읍면동 주민센터나 시·군 환경보호과로 신고하면 피해방지단이 현장에 나가 포획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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