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 미착용, 개똥 미수거시 과태료 최대 20만원

▲ 인도 변에 방치돼 있는 개똥.
#1. 등교를 하던 김 모(17)군은 학교 근처가 개똥천지인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유독 학교 근처에 개똥이 많은 것을 의아하게 생각하던 김 군은 가까운 곳에 애견 카페가 위치한 것을 알게 됐다. 김 군은 “견주들은 말로만 동물 사랑이지, 개똥을 치우는 게 의무임에도 하지 않는 ‘표리부동’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며 “행위의 수준이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2. 박 모(28)씨는 사람들이 많은 시내에서 목줄을 하지 않은 채 핏불 테리어를 풀어놓은 것을 보고 기겁했다. 핏불 테리어는 영국의 불도그와 테리어를 교배해 만든 투견이다. 이날 핏불이 지나가던 유모차에 달려드는 아찔한 순간을 목격해 가슴을 쓸어내렸다. 견주는 사과는커녕 친구들과 웃는 등 비상식적인 행동을 하는 것을 보고 기가 막혔다. 구청에 신고를 하려고 했지만 출동 시간에 자리를 뜰 것 같아 이내 포기했다. 박 씨는 “무지한 행동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며 개 목줄을 채우지 않는 견주들의 행태를 비판했다.

몰지각 견주들로 인해 선의의 피해자들이 늘고 있다. 산책을 시키다 개가 똥이나 오줌을 싸면 그대로 지나가는 견주들이 부지기수다. 애초에 똥을 치울 생각 자체를 하지 않는 견주들도 많다. 거리를 오염시키는 비양심 견주들이다.

가장 큰 문제는 사람에게 전염되는 ‘개회충’이다. 개회충에 감염된 개의 변을 통해 오염된 땅의 흙을 손으로 만진 뒤, 입이나 눈을 만지면 감염된다. 개회충 알이 몸 안에서 부화할 경우 신체 장기에 심각한 문제를 유발시킨다.

몇 년 전 한 어린이가 놀이터에서 놀고 난 뒤 고열에 시달렸고, 두 달 후 실명했다. 진단 결과 ‘개회충으로 인한 망막 세포 파괴’였다. 개회충은 증상이 바로 나타나지 않으며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감염된 후다.

2015년 국공립 어린이집 놀이터 모래 검사 결과 절반 이상에서 개회충 및 기생충이 발견돼 충격을 줬다. 지자체가 상당한 비용을 들여 모래를 소독한다 할지라도, 한 마리라도 똥을 싸면 의미가 없다.

심지어 개똥을 밟고 미끄러져 낙상사고도 발생하고 있다. 엉덩이뼈 골절, 뇌출혈 등 사고를 당하는 사람이 늘고 있어 주의를 요한다.

무엇보다도 견주들이 개 목줄 미착용과 개똥 미수거가 범법행위임을 인식해야 한다. 외출 시 목줄을 하지 않았을 경우 1차 5만원~3차 20만원, 맹견에 대해 입마개 등 안전 조치를 하지 않았거나 배설물 특히 대변 미수거시 1차 5만원~3차 10만원 과태료가 부과된다.

문제는 까다로운 신고 절차다. 현장을 포착하고 견주 주소를 확인해야 신고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주소지로 벌금고지서를 보내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반려견 DNA를 수집·분석해 개똥 방치 주인에게 벌금을 물리고 있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만큼 정부의 강력한 법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견주들은 개에게 정기적으로 구충제를 복용시킬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밖에서는 늘어나지 않는 목줄을 착용케 하고, 개똥수거주머니를 반드시 갖고 외출하기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에는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며 “견주들은 제발 상식선에서의 의식을 갖고 생명을 다룰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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