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한국이 낳은 국민화가 ‘박수근’의 예술적 발자취를 조명하고 박수근과 신라·경주와의 접점을 찾는 전시인 ‘신라에 온 국민화가 박수근 특별전’의 개막식이 25일 오후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대구·경북지역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대규모 박수근 전시이자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의 첫 번째 관외대여 전시이며 가나문화재단의 소장작품과 개인소장가들의 작품까지 함께 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지난 2일부터 시작한 ‘신라에 온 국민화가 박수근 특별전’은 이미 많은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으며 경주솔거미술관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열린 개막식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 최양식 경주시장, 문화계 인사 등 200여 명이 참석해 특별전의 개막을 축하했다.

오후 3시30분 개막식의 식전공연으로 대금과 신시사이저가 어우러진 연주가 펼쳐졌다. 김관용 경북도지사, 전창범 양구군수, 김형국 가나문화재단이사장의 인사와 최양식 경주시장의 축하가 이어졌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박수근 화백이 경주 남산의 마애불과 석탑에서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는 점에서 박화백 작품의 고향이 경주라 할 수 있다”며 “고향의 이야기, 서민의 이야기를 그림에 담아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박 화백의 전시를 통해 경주솔거미술관이 전국적 수준의 미술관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창범 양구군수는 “강원도 양구군은 박수근 선생의 고향으로 그동안 탄생 100주년 기념사업과 작고 50주기 추모행사 등을 통해 박 화백의 삶과 예술세계를 재조명해왔다”며 “경주를 오가며 제작했던 작품을 경주솔거미술관에서 선보이게 돼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양식 시장은 “박수근미술관 관련 소장품 60여점 중 20여점이 경주와 연관성을 보이고 있어 신라문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경주엑스포 윤범모 예술총감독은 특별전 소개와 작가 소개를 통해 “강원도 양구 출신 박 화백은 식민지와 분단, 전쟁이라는 시련기를 거치면서 독자적 예술세계를 이룩했다”고 설명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전창범 양구군수와 가나아트센터 이호재 회장에게 이번 특별전이 개최될 수 있도록 협조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담은 패를 전달했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와 양구군립 박수근미술관, 가나문화재단의 주최로 열리는 ‘신라에 온 국민화가 박수근 특별전’은 경주솔거미술관이 오랜 기간 준비해 온 기획전시로 박수근의 유화, 드로잉, 탁본, 판화 등 1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박수근 화백은 시장사람들, 빨래하는 아낙네, 노상의 할아버지 등 서민들의 소박한 생활상을 그림에 담았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의 시대를 살았지만 전쟁의 피폐한 모습 대신 소박한 일상을 묘사해 삶에 대한 희망을 표현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경매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던 작품 ‘빨래터’를 비롯해 서민들의 모습을 담은 유화 작품 23점을 만날 수 있다.

박 화백은 생전 신라 문화에 관심이 많아 자주 경주를 왕래하였고, 특히 경주 남산의 자연풍경에 심취되어 화강암 속 마애불과 석탑에서 본인만의 작품기법을 연구했다. 신라 토기와 석물조각들을 탁본하고, 프로타주 기법을 사용해 화강암의 질감을 구사해 입체감을 부조(浮彫)시킨 방법들이 작가 자신만의 예술적 모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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