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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고 싶은 사람] 가장 좋은 것은 결코 큰 곳에서 오지 않는다세계 최초 로체 남벽 등반에 도전하는 산악인·탐험가 홍성택 대장
   
▲ 홍성택 대장
산악인 홍성택(51) 대장을 포항시 대송면 산여동 운제산 시루봉골 꽃벵이농장에서 지난 4일 만났다.

9월 로체 남벽 도전을 앞두고 포항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요트를 즐기면서 휴식을 취하려고 포항에 왔던 차에 귀갓길에 대학 동기인 손동춘 씨(농장 대표)를 만나기 위해 산여동 꽃벵이농장을 방문했다. 후배인 손동춘 씨와 같이 있다가 운 좋게 일행들과 합석하게 됐다.

홍성택 대장은 오는 8월 세계의 산악인이 가장 험난하다고 하는 히말라야 로체 남벽을 오른다. 로체남벽은 전 세계 산악인이 모두 실패했으며, 산악인의 화두로서 가장 동경하고 오르고 싶어 하는 전설적인 산이다. 홍 대장이 4번 도전했으나 모두 실패했고, 4년 전부터 준비해서 다섯 번째 도전에 나선다. 로체 남벽은 베이스캠프에서 8516m의 정상까지 3300m 전 구간이 수직 빙벽으로 이뤄진 히말라야 3대 남벽 중 하나로, 아직 누구도 공식적으로 완등한 적이 없다.

홍 대장은 지금까지 꾸준히 로체 남벽 신 루트에 도전해 왔다. 산악계는 홍 대장이 이번 등반에서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성공할 경우 올해 전 세계에서 최고의 가치를 지닌 등반 업적에 수여하는 ‘황금피켈상’ 수상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로체 남벽 등반 프로젝트는 NGS 아시아가 후원하고, NGC에서 탐험 전 과정을 담아 TV 프로그램으로 제작 방영하고 소셜 미디어를 통해 등반 과정을 실시간으로 알릴 예정이라고 한다.

NGS 아시아는 홍 대장을 내셔널지오그래픽 탐험가로 공식 선정하여 과학 및 탐험 연구지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탐험지원금을 후원하며, 다양한 프로젝트를 세계적으로 알리는 기회를 갖는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전·현직 내셔널지오그래픽 탐험가로는 영화감독 제임스 캐머런, 전설적인 해저탐험가 자크 쿠스토, 동물학자 제인 구달 등이 있다.

NGC에서는 홍성택 대장의 로체 등반 프로젝트를 콘텐츠로 제작해 방영할 예정이다. 국내에서 8월 3일 출국예정인 로체 원정대의 준비과정부터 귀국까지, 탐험의 전 과정을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12월 방영한다. 홍 대장은 국내에서 2회, 국외에서 로체 남벽에서 5회를 촬영한다면서 1회는 운제산 시루봉 아래서 촬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용인대 유도학과에 특기생으로 입학을 했다. 86년 아시안게임, 88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꿈을 꾸면서 열심히 유도연습을 했다. 그러다 연습도중 사고가 나서 운동을 포기하고 방황하면서 마음을 둘 데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산을 찾게 됐다. 체력을 요구하는 등반에서 운동으로 체력이 단련돼 있었고, 부지런히 산을 오르다 보니 선배들에게 잘 보여 허영호 대장에게 스카웃되어 일행들과 합류하게 됐다. 그동안 에베레스트를 비롯한 많은 산을 올랐으며 남극점은 세계 4번째 도달했다고 말했다.

산을 오르면서 느꼈던 소감에 대해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손해를 보면 조직 속에서 오래갈 수 있다. 드러내지 않고 유하게 살도록 노력하는 것이 지혜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자연에 대적하지 않고, 지배나 정복이 아니라 산을 이해하고 겸손해야 한다. 만용을 부리면 안 된다. 인간이란 존재는 경미한 개미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눈사태는 3단계로 나타난다. 축구장만한 눈사태가 처음에는 ‘뻥’하는 대포소리를 내면서 얼음산이 내려온다. 다음에는 2∼천 미터 흘러내린다, 마지막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후폭풍이 분다. 텐트가 날아간다. 무지막지한 힘을 가진 자연의 현상이다. 자연의 위대함과 경이감 앞에 매사 신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가장 힘들었던 때는 북극을 탐험할 때였다. 박영석 대장과 안나푸르나 등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때 상상을 초월하는 추위와 처절하게 싸웠다. 가장 좋은 것은 결코 큰 곳에서 오지 않는다”면서 산의 정상을 정복 할 때가 좋은 것은 아니다. 추위에 벌벌 떨면서 두려움에서 벗어나 편안한 장소에서 쉴 때 느껴지는 것, 물 한 모금마실 때가 가장 행복했다”고 밝혔다.

산을 좋아하는 산악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에 대해 “산은 오르면서 서둘러 기록에 의존하지 말고 늘 시간을 가지고 즐기려해야 한다. 가능한 등반을 즐기려고 하고 자연과 교감하게 되면 건강과 연동된다. 프로든 비프로든 안정적으로 수준과 목표에 맞춰 등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산주 문화도 새롭게 정착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국민생활체육 건강을 위한 등산인구가 많아지고 있다. 권장할 부분이다. 남녀노소 등반문화를 제대로 정착시켜 생활건강증진, 100세 시대 스포츠로 자리 잡길 기대하며, 국민들이 산과 더불어 건강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 대장은 끝으로 “로체 남벽 등정을 끝내고 청소년들에게 도전정신, 인류문명의 발현정신을 심어주려고 한다. 낯선 곳을 찾아 힘들고 어려운 체험을 통해 정신적인 부분에서 할 수 있다는 것을 각인시킬 수 있는 세계문화 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청소년 오지탐험대 육성사업을 하고 싶다”고 바람을 밝혔다.

서울에서 오후 일정이 있어서 일행들이 급히 올라가야 한다고 해서 아쉬운 만남을 뒤로했다. 홍 대장과 팀원들의 로체 남벽 도전이 성공적으로 끝나 전 세계에 한국산악인의 위상이 한층 더 높아지길 기원해본다.

허경태 기자  gjshstn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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