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일만지역에는 고인돌이 많이 산재해 있다. 선사인들이 남겨 놓은 많은 유적 중 가장 특징 있는 유적이 고인돌로, 기원은 정확하지 않지만 포항의 고인돌은 분포 상황이나 구조로 보아 시베리아에서 전해진 석상분이 우리나라 서북지방에서 고인돌로 발전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

포항지역 지표조사를 통해 수많은 고인돌과 선돌이 조사됐으며 돌도끼, 반달돌칼, 가락바퀴 등 많은 유물이 발견되는 것으로 볼 때 오랜 옛날부터 이 지역에 사람이 많이 살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인근 경주에서 신라의 찬란한 삼국문화를 꽃피우기 이전에 영일만 일대는 삼국문화의 기반이 되었던 큰 규모의 고대문화가 형성되어 있었다.

◇포항지역 거석문화 분포현황
포항시에 분포한 거석문화 현황을 보면 지석묘, 암각화 및 성혈바위 등 총 335기가 산재해 있다. 기계면 114, 흥해읍 92, 죽장면 8, 송라면 11, 청하면 13, 기북면 3, 신광면 6, 연일읍 11, 오천읍 2, 대송면 1, 동해면 33, 호미곶면 15, 구룡포읍 23, 장기면 3개소다
포항시에서는 2016년 성계리 칠성재 일원에 산재한 고인돌을 많은 관광객들에게 보다 편리하게 볼 수 있고, 선사시대문화에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고인돌 탐방로를 조성하였다.

◇포항시 대부분지역에 거석유적 분포
영일만은 경상북도의 남동쪽에 위치하며, 동해안에 위치한 유일한 만으로서 전체적인 범위는 달만갑과 장기곶을 기준으로 안쪽으로 만입하여 형성된 곳을 의미한다. 이 일대의 자연지형은 내륙지역은 형산강이 남쪽에서 동북쪽으로 흘러 동해로 합류하면서 형성된 넓은 충적 평야와 낮은 구릉지가 이어지며, 해안지역은 형산강 하류와 북부해수욕장 일대는 비교적 수심이 얕으며, 만내로 갈수로 완만하게 깊어지는 지형으로서 다양한 해양자원이 확인되는 지역이다.

영일만 일대는 현재 행정구역상 포항시에 위치하며, 동쪽은 동해, 서쪽은 영천시, 남쪽은 경주시, 북쪽은 영덕군ㆍ청송군과 행정 경계를 접하고 있다. 거석문화와 관련하여 포항시 대부분의 행정구역에서 거석문화가 분포하고 있다. 확인된 유적들은 형산강으로 합류하거나 동해로 유입되는 기계천, 곡강천, 학림천, 냉천, 항사천과 같은 하천주변의 충적지와 낮은 구릉지에 위치하거나 동해안지역의 해안단구면과 구릉지에서 대부분 확인된다.

◇유적 밀집도, 흥해읍·기계면 일대 가장 높아
영일만 거석문화와 관련한 유적은 고인돌 85개소(335기), 암각화 4개소(2017년 1월 동해면 약전리 1개소 새로 발견), 알바위 12개소 등 총 101개소가 분포하고 있다. 유적의 경우 고인돌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다음으로 알바위, 암각화 순으로 나타난다. 유적의 밀집도는 흥해읍과 기계면 일대가 가장 높으며, 조사된 전체유적 중 48% 정도가 집중적으로 확인된다.

고인돌의 경우 일정한 간격을 두고 단독으로 배치하거나 몇 기가 군집을 이루어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칠포리와 지가리의 경우 수십 기가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경우도 확인된다. 내부구조는 대부분 확인하기 어려우나 하부에 지석이 노출되는 것으로 보아 기반식과 개석식의 구조로 판단되며, 상석의 규모는 직경 2~3m의 크기가 보편적이나 문성리의 경우 상석의 크기가 5×5m로 초대형의 규모를 나타내기도 한다. 암각화는 고인돌의 상석이나 지표면에 노출된 바위표면에 그림이나 부호를 새긴 것으로 인물, 석검, 방패, 동심원 등 다양한 문양이 확인되며, 칠포리와 인비리 일원에 집중적으로 분포한다. 알바위의 경우 바위표면에 윷판, 인물, 별자리, 오줌바위 등의 문양이 단독으로 시문되어 있거나 다른 문양과 함께 복합적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이렇게 한반도의 동남쪽에 위치한 영일만 일대는 고인돌, 암각화, 알바위, 선돌과 같은 다양한 거석문화가 확인되는 지역으로서 대표적으로 문성리, 강사리 고인돌, 칠포리, 인비리 암각화, 신흥리 알바위 유적의 경우 선사시대 장송의례, 기념물에 대한 숭배와 같은 당시 사람들의 정신세계가 반영된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청동기시대 사회변화, 정치적 발달과 같이 물질증거를 가지고 논의하기 어려운 문제에 접근하는 가장 좋은 물질문화는 고인돌이라는 점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점은 고인돌이 가지는 형태적 특징, 즉 상석의 규모에서 기인한다. 일반적으로 상석을 채굴하여 운반하고 고인돌을 축조하기 위해서는 상당수의 노동력이 동원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점을 통하여 고고학에서는 고인돌의 축조실험을 행하여 당시의 노동력 동원규모를 추정하고, 또한 집단의 규모·조직력·경제력 등을 파악하는 많은 연구가 있었다. 노동력 동원은 지배층과 피지배층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집단에 노동력과 관련된 지도자가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영일만, 청동기시대 영남 최고의 고인돌 밀집분포지

청동기시대 영남지역에서 고인돌이 가장 밀집되어 분포하고 있는 지역이 영일만 지역이다. 이 중 흥해와 기계지역은 영일만지역에 있는 고인돌군의 48%가 분포되어 있어 높은 밀집도를 보이고 있으며, 문성리고인돌 상석의 규모가 길이 550cm, 높이 400cm, 너비 250cm의 대형 상석이 분포하고 있는 곳이다. 또 이 지역에서 초곡리유적, 성곡리유적 등은 많은 수의 집자리가 발굴조사된 유적이 위치하고 있어 청동기시대 이 지역에 많은 사람들이 살았음을 알려준다. 청동기시대 흥해와 기계지역은 많은 수의 인구가 대규모 집단을 이루고 있었음을 말해주는데, 그 증거로 많은 수의 고인돌과 집자리 유적이 현재까지 유존하는 것이다. 이런 고인돌과 집자리 유적은 마을과 집단, 즉 공동체가 있었다는 증거이다. 이렇게 형성된 각각의 공동체들이 서로 연결되어 큰 집단이 되고, 큰 집단이 하나의 조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그래서 큰 집단이 모여서 만들어진 공동체조직은 철기시대(혹은 원삼국시대)가 되면 각 지역별로 국(國)이 된다. 이러한 국들은 소국(小國)으로 포항지역에는 흥해일대에 근기국(勤耆國)이 있었다고 한다. 이 소국이 모여서 신라가 되었다. 따라서 소국 이전의 청동기시대 유적의 존재(거석문화)는 소국형성의 중요한 자료가 된다.

◇포항의 고인돌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해야

포항지역에는 흥해읍, 구룡포읍 기계면, 호미곶면, 동해면 등지에 수백기의 고인돌이 존재한다. 특히 기계면은 집중 분포하고 있는 곳으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약 100여기에 이른다.
성계리를 비롯해 문성리와 내단리, 지가리, 인비리 등지에 집중 분포하고 있고 문화재 보고라고 할 수 있는 인근 경주보다도 훨씬 많은 수의 고인돌이 이곳에 자리 잡고 있다.

지역 역사학자 황인 씨는 “기계면 중에서도 노당재의 성계리 고인돌은 전국에서는 2번째, 영남최대의 고인돌로 모양도 멋있지만 사료적 가치도 뛰어나다. 특히 기계에는 많은 고인돌 군이 있어 포항의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키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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