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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 농촌 인력난 해소를 넘어 일자리 창출로이희진 영덕군수
  • 영덕 울진/박기순 기자
  • 승인 2017.06.13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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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이던 사과·복숭아 열매솎기가 마무리 됐다. 꽃이 진 자리에 5~6개의 어린 열매가 맺혀도 크고 튼실한 과일을 수확하려면 1~2개만 남겨야 한다. 7년생 과수가 자라는 과수원 3천 평의 열매솎기를 위해 평균 60명 가량의 일꾼이 투입된다. 농사는 때맞춤이 생명이라 농가에선 비싸게 인부를 사서라도 적과와 같은 작업을 제때 마무리해야 한다.

특정 시기에 작업량이 몰리기에 고령화와 인구감소가 심한 농촌은 일손 구하기가 힘들다. 이런 이유로 인건비가 상승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 작업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초고령화 사회이고 과수 등 농경지가 넓은 영덕군은 농촌인력확보가 큰 문제였다.

2014년 7월 취임 후 쏟아지던 농촌 일손부족 민원은 다행히도 2015년부터 추진한 영덕군 농촌인력지원센터 운영으로 많이 해소됐다. 시행 첫해 66농가에 3,049명, ‘16년엔 158농가, 6,300명, 올해는 6월 12일 기준으로 129농가에 4,139명을 지원했으며 연말까지 250농가, 8천명의 인력지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군비 4천만원에 불과했던 사업비도 올해는 도비 포함 총 1억 5천만원으로 규모가 커졌다.

농작업 인력수급이 원활해지면서 인부임이 안정되고 인력중계 수수료도 군에서 지원받으며 농촌경제는 안정적으로 변했다. 아울러 농촌인력지원센터 이용이 어렵거나 자연재해 긴급복구가 필요한 경우는 600명 공직자와 기관·사회단체 봉사활동으로 보완하고 있다.

농촌인력지원센터는 농촌 인력난 해소가 주된 목표지만 지역 일자리창출에도 어느 정도 기여하길 바랐다. 아직 부족하다. 인력공급은 영덕의 나눔인력과 포항 흥해의 부자인력이 맡고 있다. 하루 투입 인력 중 영덕군민은 10명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모두 포항시민이다.

사실, 농촌인력중계사업으로 지역주민의 일자리 창출에 성공하는 지자체가 얼마나 되겠는가? 대부분이 외지 인력 유치에 필사적이다. 제주도는 내륙 청년들의 제주여행과 농촌일손돕기를 연계한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영양군은 빛깔찬일자리지원센터를 통해 외지 일손의 숙식을 지원하며 경남 거창군에서도 농산업인력센터를 운영해 외지인력을 중계하고 있다. 이처럼 농촌인력난 해소에만 집중하는 게 효율적일지 모른다. 지역 주민의 일자리 창출은 지나친 욕심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팔은 안으로 굽는다 하지 않던가? 지역 주민의 삶과 직결된 일자리 창출은 지자체 장이라면 모든 사업을 통해 추구하는 일관된 목표의 하나다. 농촌인력지원센터에 참여하는 군민이 작다는 사실은 농촌 일자리의 질을 지금보다 더 향상시켜야 함을 의미한다.

농작업 시간당 급여는 7,368원(일당 7만원)으로 올해 우리나라 최저임금 6,470원보다 높다. 영덕군 일자리센터 구인자료와 비교해도 유치원교사(8,600), 배달원(8,000원)보다 작지만 주유원(6,470), 편의점원(6,750) 보다는 많다. 하지만 대게상가처럼 관광객이 많은 서비스업계의 임금보다는 많이 부족하다. 노동 강도도 세다. 이른 아침부터 뙤약볕 아래에서 한 됫박 땀을 흘려야하는 농사일이 여간 고된 게 아니다.

수확 후 이른 봄까지는 일거리가 없으며 섬세함을 많이 요구해 남성보다는 여성 수요가 많다. 이렇게 임금과 농작업 환경, 농가 입장 등을 감안해야 하기에 지역 인력 유인이 쉽지 않다. 1인당 지원 규모 확대가 가장 현실적인 답인데 재정이 열악한 영덕은 한계가 많다. 그러므로 형편이 같은 지자체와 연대하며 경상북도와 중앙정부를 설득해 양질의 농촌 일자리 창출에 필요한 예산을 더욱 확대하도록 힘써야 할 것이다.

얼마 전 지품면 복곡리 농민 40여명이 질병으로 입원한 이웃 농가 과수원을 찾아 적과작업을 도왔다. 필자도 달산면 흥기리 복숭아 농장에서 열매솎기를 해보니 그분들의 실천이 농촌·이웃에 대한 애정으로 가능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 농장 건사하기도 바쁜 시기에 이웃을 먼저 돌아보는 마음이 아름다웠고 그것이 우리 농촌 공동체의 힘이라 느꼈다.

필자가 다른 무엇보다 든든하게 기댈 수 있는 곳은 그런 마음일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도시민과 농업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8.4%가 농업·농촌이 우리사회를 지탱해온 근간이라 여겼고 89.9%의 도시민은 농촌이 담당하는 ‘식량안보’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같을 것이다. 농촌일자리가 아직은 정말 좋은 일자리에 미치지는 못하나 우리 농촌을 아끼는 마음으로 농촌인력지원센터를 지지해 주길 바란다.

영덕 울진/박기순 기자  rltns112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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