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도청본사 손주락 기자
6월 8일과 9일, 미래를 선도해가는 학생들의 활기찬 움직임이 시작됐다. 경상북도교육청 취업박람회라는 이름의 이 행사는 바라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머리에 굳어진 돌을 깨트리고 있었다.

기자 역시 양일간의 취업박람회를 지켜보면서 취업에 대해 고정적인 사고방식과 편협한 시선을 벗어던져야 할 때라고 생각이 들었다. 이미 학생들의 방향은 기성세대의 방향과 크게 달라져 있다.

이번 행사의 핵심은 취업, 조금 더 나아간다면 고등학교 졸업자의 취업이다. 과연 ‘고졸취업’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는 앞으로의 취업 방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게 될까. 또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학생들과 학부모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1988년 대한민국에서 열린 88올림픽에서는 의도치 않게 체육의 새로운 트렌드가 만들어졌다. 바로 굴렁쇠다. 요즘의 학생들은 그 명칭조차 듣기 힘든 굴렁쇠가 이른바 굴렁쇠 소년의 등장으로 전국 모든 학생의 대표적인 운동이 된 바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운동 가운데 태권도라는 트렌드의 붐이 일기도 했다. 당시 학부모들은 아이들로 하여 심신을 단련시킴으로 스스로 남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2000년대 중후반에는 문화계의 디지털 카메라라는 트렌드가 인기를 끌었다. 과거의 촬영할 때마다 필름을 소모하는 필름카메라를 대체하고 메모리에 바로 저장이 가능하도록 하는 디지털 카메라는 과연 혁신이었다.

위에 언급된 각 시대를 풍미한 트렌드들은 발전에 발전을 거듭해 경쟁을 거듭하고 과거의 명성은 후대에 양보하고 다른 더 나은 것으로 대체돼 자리를 비켜주고 있다.

이를 통해 기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바로 대학 진학이란 트렌드 역시 대체될 때가 온 것이라는 점이다. 과거 취업 선택의 폭을 넓히기 위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취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은 대학 진학에 불을 지폈다.

이 트렌드는 고착화 돼 이제는 대학을 나오지 않은 사람에 대한 편견이 생기도록 만들었고 시간이 흘러 일부 학생들은 대학 진학의 이점을 느끼지 못하는데도 부모의 등살에 못 이겨 반강제적인 진학을 하기 까지에 이르렀다.

대학 진학이라는 트렌드는 꺾여가고 있다. ‘4천만원 짜리 종이쪼가리’라는 단어가 이를 대변한지도 이미 오랜 시간이 흘렀다. 청년 취업의 문제는 극에 달했고 모든 예산을 일자리 창출에 쓰겠다는 정부의 방침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학생과 학부모가 정답을 찾아야 한다. 흘러가는 트렌드에 최선의 판단을 해야 한다. 과거의 굴렁쇠는 찾아보기가 어렵다. 태권도는 여러 종류의 다른 운동과 경쟁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는 스마트 폰이 보급돼 설자리를 잃었다.

지금의 현 주소는 학생들은 줄어드는데 대학은 넘쳐난다. 정부는 부실대학교 정리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학을 진학해야만 하는 문화는 이제 과거의 트렌드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대한 진학이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은 아니다. 바로 취업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미래를 밝혀나갈 학생들의 최종 목적이 무엇인지 푯대를 바로 정하고 그 푯대를 향해 올곧게 걸어 나갈 계획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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