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도청본사 손주락 기자
고졸취업에 대한 인식이 바로서기 위해서는 크게 네 가지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 네 가지는 학생, 학부모, 기업, 교육기관이다. 이 모든 부분이 조화로운 변화가 이뤄질 때, 고졸취업은 반드시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먼저 학생의 변화다. 학생은 자신이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학부모와 학교에 제안할 줄 알아야 한다. 자신의 미래는 결국 자신의 손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공부를 회피하기 위해서 다른 일을 해보고 싶어서라는 이유는 안 된다.

중학교를 졸업할 시점이면 많은 종류의 고등학교가 있다. 그 가운데 나의 미래와 직결되는 곳은 어디인지 바라볼 줄 알아야 한다. 부모님의 선택이 중요할 시기이지만 나의 앞길에 대해 적은 나이일지라도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여러 고등학교를 두고 머리도 뜯어봐야 하고 그 뒤에 나의 모습은 어떨지 상상도 해봐야 한다. 때론 부모님과 학교의 반대에 부딪힐 줄도 알아야 하며 그러한 결정에 후회가 없어야 하기에 확실하게 해야 한다.

만일 고등학교 진학 후 바로 취업을 목표한다면 더욱 그 결정은 빠르고 세밀해야 한다. 물론 사회에 나가 직업을 이리저리 바꿀 수도 있지만 처음의 발을 담근 그 곳이 평생직장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두 번째 학부모의 변화다. 앞서 언급했듯이 이 시기에는 아이의 어떤 결정이라도 학부모가 좌지우지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로서 더 많은 책임의식을 가지고 아이의 취미와 능력을 보다 객관적으로 짚어봐야 한다.

그 안에는 아이의 성격과 습관 등 아주 작은 것들도 포함된다. 아이를 키우면서 지켜봤던 모든 것들을 다 생각해 아이에게 딱 맞는 학교를 골라낼 줄 알아야 한다. 유행에 흐름을 맡긴 채 인문계와 대학교에 대한 막연한 고집도 내려놓아야 한다.

아이가 어디에 흥미가 있는지는 물론, 아이가 생각하기 어려운 국내 정세, 사회 흐름, 인기 과목, 유망 직종 등 어른으로서의 넓은 안목과 깊은 시선으로 아이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도록 힘껏 도와야 한다.

세 번째 기업의 변화다. 기업에게는 사실 무리한 변화를 요구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좋은 마음으로 고려해주기를 바란다. 숭고한 기업윤리를 기치로 기업이 학생들의 제2의 학교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흔히들 지금 세대의 학생들을 두고 ‘몸은 어른, 마음은 아이’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한다. 그만큼 적은 나이에도 성인의 신체 요건을 갖춘 상태지만 아직 사회의 풍파를 겪어보지는 못해 마음은 미완성이다.

기업이 이윤을 얻기 위한 조직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막 졸업한 학생들에게는 관용을 베풀어주길 바란다. 자그마한 실수는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큰 잘못은 고쳐주어야 한다.

기업으로서 시말서를 작성하고 해고시키는 것은 간편하지만 쫓겨나는 학생의 미래는 그리 간편하지는 않다. 사회의 따끔한 맛으로 교육하기보다 사랑으로 학교의 연장선이 되어 배움이 있는 기업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교육기관의 변화다. 교육기관은 학생, 학부모, 기업을 아울러 모두를 변화시켜나가야 하기 때문에 근본적인 계획과 대책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많은 변화가 필요하지만 지금은 딱 하나만 부탁하고자 한다.

지금 기자의 수첩에도 어쩔 수 없이 고졸취업이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사실 어감이 좋지가 않다. 고졸취업이라는 단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지만 무엇인가 미완성적인 느낌을 남겨두고 있다.

그런데도 고졸취업이라는 단어를 생각보다 많이 고집하고 있다.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외국의 장애인 표지판을 보면 우리나라처럼 휠체어에 가만히 앉아있는 자세가 아니라 휠체어를 스스로 당기는 역동적인 디자인을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고졸취업’ 단어 역시 하루속히 대체용어를 찾아 대대적인 인식 개선에 나서야 한다. 예를 들어 ‘선제취업자’, ‘바로취업자’라는 단어를 사용하면 남들에게 밀리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의 앞서나가는 느낌을 줄 수 있다.

고졸취업이라는 단어처럼 확실한 의미를 내포하지는 않지만 의미전달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고등학교만 졸업 하고나서 취업하는 자’가 아니라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선제적으로 취업하는 자’라는 느낌이 들도록 말이다.

이처럼 작은 것부터 마음을 합해 변화해 나간다면 학생들의 취업에 대해 더욱더 공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기대하며 제언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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