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5일 포항중앙아트홀

▲ 연극 ‘오장군의 발톱’리허설 장면. /포항시 제공
착하디 착한 오장군이 전쟁으로 억울하고 원통하게 생을 마감한다.

우리나리 연극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대표 극작가 박조열의 사회비판적 희곡중 하나인 연극 ‘오장군의 발톱’이 오는 21~25일 5회에 걸쳐 포항시립중앙아트홀 공연장 무대에 오른다.

포항시립연극단의 제176회 정기공연으로 제작되는 이번 ‘오장군의 발톱’은 연극계의 새로운 유망주로 떠오르고 있는 신재훈 객원 예술감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오랜 연극경험을 가진 포항시립연극단의 중견배우들의 농익은 연기와 신인 배우들의 신선한 감성이 작품에 녹아들어 환상의 무대를 펼친다.

특히 이번 연극은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전쟁의 피폐함을 리얼하게 표현하여 전쟁의 아픔을 다시금 되새긴다. 전쟁의 무거운 주제를 세련되고도 신선한 희극적 감각으로 표현함으로써 비극성과 희극성이 결합된 작가 고유의 작품세계를 보여준다.

15경으로 구성한 이번 연극은 평화롭고 조용한 산골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아가는 청년 ‘오장군’을 그려냈다.

그는 홀어머니를 모시고 자신이 키우는 소 ‘먹쇠’와도 교감을 나누는 어수룩하지만 착하디 착한 청년이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갑자기 입영통지서가 날아오고, 그는 그 의미도 제대로 모른 채 전쟁터로 끌려간다.

시골에서 한가로이 농사를 짓던 그에게 전쟁터는 적응하기 힘든 위협적인 장소일 뿐이다. 훈련장에서 조교와 훈련병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고, 꿈 속에서나 홀어머니와 사랑하는 처녀 꽃분이를 볼 수 있는 이해 할 수 없고 적응하기 힘든 곳이다.

초반의 연극은 한가하고 평화로운 논밭의 풍경과 총격과 포탄 소리가 난무하는 어두운 전쟁터를 대비시키며 전쟁의 혼잡함을 극대화한다. 하지만 극은 심각하고 무겁게 접근하진 않는다. 오히려 군인들의 모습을 희화해 웃음을 자아내게 만들기도 한다.

전쟁이라는 현실적인 소재이지만 동화적이면서도 희극적인 분위기는 이 작품만이 가지는 특이함이라 할 만하다. 그래서 전쟁의 두 주축 또한 알 수 없는 ‘동군’과 ‘서군’이며 오장군의 고향 마을 역시 이 세상 어딘지 모를 조그만 마을을 배경으로 한다.

비정한 전쟁의 속성과 인간의 잔혹함은 동화 같은 진행 속에서 리얼하게 드러난다. 오장군과 수많은 병사들이 죽음을 미리 예약하면서 깎아둔 손톱과 발톱이 고향집으로 전달된다. 고향에 남아 있는 어머니와 꽃분은 오장군의 발톱과 손톱, 머리카락을 받아들고 오열한다.

공연 시간은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 오후 4시이다. 관람은 중학생이상 가능하며, 티켓은 전석 5천원, 단체 10인이상은 3천원이다. 예매는 티켓링크(1588-7890)로 할 수 있다. 잔여 석에 한해 연주회 당일 현장에서도 구입 가능하며, 포항사랑 상품권 사용도 가능하다.
문의 054-270-54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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