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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에 둥지 튼 문화아지트 ‘아라예술촌’
   
옛 구룡포 동부초등학교 폐교사 생활문화센터로 대변신
창작 및 커뮤니티 공간, 다목적홀 마련으로 지역민 문화소통 UP


누군가는 세상을 떠나고, 누군가는 생명을 얻지만 세상은 여전히 바쁘게 움직인다. 꽃의 계절이 가고 무성한 잎의 계절이 왔다. 시인 이백은 ‘천지는 만물이 쉬었다가는 여관이요, 시간은 백대를 잠시 지나가는 길손이다’고 했던가. 우리의 삶은 하루하루가 기적이다.

동해를 바라보며 삶의 진수를 맛 볼 수 있는 곳, 작가와 시민의 경계, 일상과 예술의 벽을 허물고 누구나 문화예술을 일상 속에서 즐길 수 있는 곳, 포항시 구룡포에 생활문화센터가 문을 연다.

포항시는 지난 2011년 폐교된 뒤 수년간 방치되고 있던 옛 구룡포 동부초등학교를 생활문화와 예술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해 오는 8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아라예술촌(별칭)’. 환경이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기능과 용도를 상실한 초등학교의 폐건물이 예술가에게는 안정적인 창작공간을 지원하고 동시에 지역주민에게는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 즐기고 상호 교류하는 장으로 탈바꿈하게 된다.

◆ 왜 아라예술촌인가
구룡포 생활문화센터가 ‘아라예술촌’이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구룡포의 지역적 특성과 관련이 매우 깊다.

아라예술촌은 바다를 뜻하는 순우리말 ‘아라’와 예술인들의 활동공간인 ‘예술촌’의 합성어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어촌마을인 구룡포와 그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

현재 구룡포에는 아라광장, 미르아라 복지관, 미르아라 작은도서관 등 다양한 시설의 명칭으로 ‘아라’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어 지역민들에게는 아주 익숙한 이름이기도 하다.

포항시는 아라예술촌을 구룡포 지역의 특별한 역사‧관광자원을 활용하여 복합문화 체험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또 일본인 가옥거리, 삼층천로, 과메기 문화관 등과 연계해 구룡포를 문화특화마을로 적극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 예술이 일상이 되는 문화공간
아라예술촌은 구. 구룡포 동부초등학교 1개동(977m2, 부지 6,199m2)에 사업비 20억원(국6, 도4.2, 시9.8)을 투입해 1층에는 마주침 공간, 다목적홀, 창작공방, 공용시설을, 2층에는 활동작가 창작공간, 동아리활동 공간을 조성하게 된다.

아라예술촌이 지향하는 목표점은 생활문화에 있다. 예술가들이 창작활동에 힘을 쏟고, 힘들여 도심으로 나올 필요 없이 집 앞 동네에서 전시회를 보고, 아이들을 위한 공연을 관람하는 일상 속의 예술 공간이 그것이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우수한 공연과 전시회가 많이 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 속에서 문화예술을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더 중요하다“며 ”포항시민들이 밖으로 나서기만 하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데 아라예술촌이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낼 것“이라고 말했다.

아라예술촌의 1층에 조성되는 마주침공간은 지역민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북카페 및 소규모 전시실로 꾸며진다. 건물 내·외부를 연결하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지역민과 예술인들의 사랑방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다목적홀은 다양한 활동을 수용할 수 있는 프로젝터, 음향 등의 설비를 구비해 주민 모임, 각종 전시‧공연, 발표회를 위한 공간으로 이용될 예정이며, 창작공방에서는 공예 동호회 및 주민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공예체험 등 주말 관광객 참여 특별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관광객 유치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2층의 동아리 활동공간은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상설 공간으로 만들어진다. 창작활동, 동호회활동, 체험활동, 교육활동, 회의 및 모임 등 다양한 생활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는 복합가능공간으로 조성되며, 방음을 통해 음악, 타악 연습실로도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창작공간은 지역 전문예술가 활동을 위한 입주형 창작활동 공간으로 지역예술가의 문화예술 활동을 장려하고, 이를 통해 주민예술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사회기여로 이어지는 선순환을 유도할 예정이다.

이 밖에 아라예술촌의 야외는 지역 아동 및 청소년 놀이공간으로 활용하는 한편 야외공연, 생활체육 공간으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채워갈 예정이다.

◆ 시민 속으로 향하는 포항시의 ‘문화예술’
낡고 방치된 건물을 개조해 문화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아라예술촌’은 문화예술을 통해 지역재생을 시도한 만큼 그 의미가 크다.

140년 전 지어진 장례식장을 예술가와 지역민의 소통의 장으로 만든 프랑스 '르 상카트르'는 단지 내 모든 공간을 누구라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작업 공간이 부족했던 파리의 문화예술 공간 문제를 해결하고 빈민 지역에 지역민을 위한 창작 공간을 마련했다.

전 세계 작가들을 위한 레즈던시를 운영, 파리 시민을 위한 공연과 전시를 열고, 주말에는 예술가, 학생, 나들이 나온 주민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예술가와 대중의 경계를 허무는 장소로 자리 잡았다.

‘르 상카트르’는 일상 생활속에서 문화를 향유하는 여건을 조성하고자 하는 ‘아라예술촌’에 그 방향성을 제시해준다.

과거의 기능을 상실한 도시가 문화예술 도시로 탈바꿈하는 과정에서 지역의 랜드마크가 조성되고 새로운 일자리가 창출되며, 지역 주민의 삶은 향상되는 과정을 본보기로 오는 8월 개관을 앞둔 아라예술촌도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나아가야 할 방향모색이 필요하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아라예술촌은 과거와 현재, 역사와 예술, 도시와 사람이 공존하는 포항시의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떠오를 것"이라며 "시민의 일상 속에 문화예술이 쓰며들고 시민과 문화예술인이 어우러질 수 있는 인프라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문화도시 조성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돌고 돌아 여름, 내년에도 8월의 무성한 잎의 계절은 올 것이다. 길지 않은 시간, 그때는 누군가에게 끌려가는 듯한 삶을 버리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예술가와 지역주민이 만나 서로 공감하는 생활문화센터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다.

허경태 기자  gjshstnf@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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