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경산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경사

사람들이 쉽게 속아 재산을 잃게 되는 보이스피싱 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먼저 대출을 명목으로 한 사기이다.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로 바꿔준다고 하며 금융기관 종사자보다 더 전문가 같은 상담능력으로 당장 생계가 막막한 사람들에게 다가가 한줄기 빛이 되어줄 듯 하다. 자신의 신분증, 주민등록증까지 보내주며 금융기관 종사자임을 믿게 만든 후 결국 보증금, 기존 대출금 상환 명목 등으로 소중한 재산을 빼앗아 간다.

두 번째는 수사기관을 사칭한 사기이다. ‘누군가가 당신의 명의를 이용하여 금융계좌를 개설, 범죄에 이용하였다’라고 시작하며 실제로 사건번호 등을 알려준다. 알려주는 사이트로 들어가 사건번호를 입력하면 나와 관련된 사건내용이 나오니 믿을 수 밖에 없다. 수사에 협조하면 도와줄 것이고 협조하지 않으면 범인으로 몰아갈 듯이 회유와 협박을 적절히 이용하며, 가지고 있는 돈을 모두 보내주면 안전하게 보호한 후 수사가 끝나면 돌려주겠다고 하며 결국 소중한 재산을 빼앗아 간다.

마지막으로 범인들이 위와 같은 사기범행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포통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하여 범인들은 ‘대출을 위해서는 통장거래실적을 늘려야 한다’, ‘세금감면을 위해 사용할 계좌를 모집하고 있다’ 등등의 이유로 타인의 통장 또는 체크카드 등을 넘겨받아 범행에 이용한다.

평소 '나는 절대 속지 않는다'고 자신하는 사람들도 피해를 입고 경찰서에 와서 ‘내가 당할 줄은 몰랐다’ ‘진짜로 믿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하소연 한다.
일단 전화통화를 하게 되면 ‘사기전화 아니야?’ 라고 생각하면서도 상대방의 현란한 말솜씨에 결국 속을 수 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속지 않고 소중한 재산을 지킬 수 있을까.
일단 보이스피싱 범행에 사용되는 주요 키워드를 기억하자. ‘개인정보가 유출되었다’ ‘계좌가 범죄에 연루되었다’ ‘예금 보호가 필요하다’ ‘금융감독원 직원에게 돈을 맡겨라’ ‘신용등급을 올려야 한다’ ‘거래실적이 필요하다’ ‘기존 대출금을 지정하는 계좌로 상환해라‘ ’대출(취업)을 위해서는 통장 또는 체크카드가 필요하다‘

보이스피싱에 속지 않으려면 나에게 먼저 전화 또는 문자메세지를 이용해 다가오는 사람들과는 통화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나, 통화를 하였다면 일단 전화를 끊고 보이스피싱 주요 키워드에 해당되는가를 한번쯤 더 생각해보고,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해보자.

급할수록 천천히! 진부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보이스피싱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줄만한 표현으로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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