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지분보유 협정’ 매입 물량 전량 매각…재무구조 개선 효과

KB금융지주, 동국제강 ‘백기사’ 지분 매각도 검토


포스코가 지난 2007년 ‘상호 지분보유 협정’에 따라 매입한 현대중공업 지분을 10년 만에 전량 매각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거뒀다.

포스코는 지난 20일 현대중공업 보유 주식 110만1천247주(지분율 1.94%)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했다.

매각 단가는 19일 종가(18만원)에 3.9%의 할인율이 적용된 17만3천원으로 결정돼 포스코는 이번 거래로 약 1천905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포스코는 지난 4월 현대중공업이 인적분할해 신설된 현대로보틱스(23만3천996주), 현대일렉트릭(7만2천103주), 현대건설기계(6만9천653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지분을 매각하면 약 1천420억원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는 현대로보틱스 등 3개사 주식 처분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 관계자는 “회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분을 매각하는 것일 뿐 다른 이유는 없다. 현대중공업과의 돈독한 관계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이번에 처분한 주식은 2007년 ‘상호 지분보유 협정’에 따라 매입한 물량이다.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사들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에 대응하기 위해 2007년과 2008년에 걸쳐 현대중공업그룹,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KB금융지주, 동국제강그룹 등과 일종의 ‘백기사 협약’을 맺었다.

하지만 상호지분보유협정은 2014년을 기점으로 사실상 의미가 없어졌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동국제강은 2014~2015년 사이 포스코 지분을 모두 처분했기 때문이다.

포스코도 지난해 11월 하나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지분을 전량 매각했고, 지금은 KB금융지주 1천159만1천주(2.77%), 동국제강 178만6천828주(1.87%)만 남았다.

포스코는 상호 지분보유 의미가 퇴색한 만큼 이들 지분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지분 2.77%와 동국제강 지분 1.87%의 가치는 19일 종가 기준으로 각각 6천433억원, 223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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