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매년 축구장 10배 이상씩 유실
땜질식 복구 지양하고 근본대책 마련해야


경북 동해안 해수욕장들이 잇달아 개장하고 있지만 연안침식이 가속화 하면서 백사장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해수면 상승, 높은 파랑 내습빈도 증가, 해양생태계 변화, 개발에 따른 자연 토사 감소 등으로 2015년 축구장 10배, 2016년 13배 크기의 백사장 면적이 사라졌다.

하지만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침식 방지와 백사장 복구에 나서고 있지만 땜질식 처방에 급급하고 있어 침식 원인 분석을 통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5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동해안 백사장이 축구장 면적의 13.5배나 사라졌다.

5개 시·군 41곳에 ‘2016년 연안침식 실태조사’를 한 결과 백사장 면적은 9만6천329㎡(축구장 면적 13.5배), 모래량인 체적은 20만559㎥(25t 트럭 1만2천857대 분량) 감소했다.

2015년에는 전년보다 축구장 면적 10.6배에 이르는 7만6천7㎡가 줄었다.

2016년 조사결과 백사장 침식등급 A(양호)는 2015년과 마찬가지로 1곳도 없었다.

B(보통)는 2015년 8곳에서 9곳으로 늘었다. C(우려)도 27곳에서 28곳으로 증가했다. D등급(심각)은 6곳에서 4곳으로 줄었다.

포항은 침식 우심지역 비율이 2015년 100%에서 지난해 87.5%로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높다.

영덕은 66.7%에서 88.9%로, 울릉도는 50%에서 75%로 침식이 심해졌다. 울진은 72.7%, 경주 66.7%로 상황이 다소 나아졌다.

경북에 침식 우심지역 비율은 전국 평균 58.0%보다 크게 높다. 울산, 강원에 이어 세 번째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연안침식을 막기 위해 매년 예산을 쏟아붓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경북도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 656억원을 들여 1차 연안정비를 했다.

2010년부터 2019년까지 2차 연안정비를 하고 있다.

2차 사업에 모두 4천146억원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까지 1천200억원 정도만 투입했다.

국비, 지방비 등 예산확보가 어려워 계획 대비 50% 정도 정비만 가능할 것으로 본다.

올해 8곳에 181억원을 들여 잠제(파도 힘을 줄이기 위해 수중에 설치하는 구조물), 방사제(모래가 쓸려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구조물), 이안제(수면 위까지 올라오는 방파제) 등을 설치할 예정이지만 해류 변화, 경관훼손 등 부작용도 만만찮다.

급기야 포항 송도해수욕장에는 인공적으로 외부에서 모래를 가져와 백사장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침식을 막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을 하고 장단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선·손주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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