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원정전 2진급 투입…0-3 완패

시즌 7패째…순위 4위로 1계단 하락


포항스틸러스가 2진급을 투입하는 여유를 부리다 대패 수모를 당했다.

포항은 2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클래식2017 1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제주 ‘흑신욱’ 멘디에게 멀티골(2골)을, 이은범에게 데뷔골을 내주며 0-3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포항은 8승1무7패(승점 25)로 제주(승점 26)에 3위 자리를 내주고 4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포항은 오는 28일 전북현대와의 홈경기에 대비해 양동현 등 주전 대부분을 벤치에서 쉬게 하는 대신 그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신인선수들을 대거 투입하는 모험수로 제주에 맞섰다.

최근 3연패의 부진에 허덕이는 제주를 상대로 2진급이 선전할 경우 주전들의 체력 안배와 신진들의 경험 축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심산이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포항은 전반 27분 장신 공격수 멘디에게 헤딩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제주의 정운이 왼쪽 페널티지역을 돌파한 뒤 왼발로 크로스 올린 것을 멘디가 솟구쳐 오르며 포항 골문을 열어젖혔다.

일격을 당한 포항은 8분 뒤 이광혁이 과감한 문전 돌파로 페널티킥을 얻었고, 키커로 나선 이광혁의 골포스트를 맞히는 실축으로 소중한 동점골 기회를 날렸다.

포항의 추격 의지가 한풀 꺾였고, 급기야 골키퍼 김진영의 실책으로 멘디에게 1골을 헌납하며 무너졌다. 강현무에 밀려 오랜만에 선발 출장한 김진영은 경기감각이 무딘 듯 상대의 압박에 당황하며 동료에게 패스한다는 것이 멘디에게 연결되는 치명적인 실수로 추가골을 갖다바쳤다.

포항 최순호 감독은 곧바로 골키퍼를 노동건으로 교체하며 전열을 재정비했지만 기세가 오른 제주의 공세를 차단하지 못했고, 쐐기골을 내주며 무거운 발길을 돌려야했다.

후반 12분 제주 마르셀로의 패스를 받은 이은범이 왼발 터치로 공의 방향을 바꾸는 감각적인 데뷔골을 터뜨렸다. 일본 J리그 아르디자로 이적이 확정돼 고별전을 치른 마르셀로는 '유종의 미'를 거두며 K리그와 작별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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