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피서철을 앞두고 있지만 경북 동해안 연안침식이 가속화 하면서 백사장이 사라지고 있다.
기후변화로 해수면 상승, 해양생태계 변화 등으로 2015년 축구장 10배, 2016년 13배 크기의 백사장 면적이 사라졌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침식 방지와 백사장 복구에 나서고 있지만 땜질식 처방에 급급하고 있다. 침식 원인 분석을 통한 근본적인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경북동해안에서는 지난해 백사장이 축구장 면적의 13.5배나 사라졌다.
경북도가 5개 시·군 41곳에 ‘연안침식 실태조사’를 한 결과 백사장 면적은 9만6천329㎡(축구장 면적 13.5배), 모래량인 체적은 20만559㎥(25t 트럭 1만2천857대 분량) 감소했다.
2015년에는 전년보다 축구장 면적 10.6배에 이르는 7만6천7㎡가 줄었다.
모래 11만6천816㎥(25t 덤프트럭 7천488대 분량)가 사라진 것이다.
포항 도구해수욕장의 경우 1970∼1980년대만 해도 백사장 폭이 100m에 이를 정도로 넓었다.
모래가 곱고 명주조개가 서식하는 곳으로도 유명했다.
그러나 포항에 항만이나 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영일만항 준설에 따른 조류 변화로 백사장이 눈에 띄게 줄었다. 너울성 파도가 빈번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백사장 폭은 15m∼30m 정도에 불과하다.
포항 월포해수욕장이나 구룡포해수욕장도 모래가 줄면서 자갈밭으로 변했다.
오랫동안 포항시민 사랑을 받은 송도해수욕장은 이미 침식으로 해수욕장 기능을 잃은 지 오래다. 시는 여름마다 해수욕장 곳곳에 모래를 투입해 백사장을 만드느라 바쁘다.
하천에 퇴적한 모래도 줄고 있다.
지난해 10월 경북 도내 주요 하천 12곳에 하구 퇴적모래를 조사한 결과 같은 해 6월보다 면적과 체적이 각각 15.2%와 22.7% 감소했다.
울진 왕피천을 뺀 모든 하천에서 면적이 줄었고 경주 하서천은 감소율 51.8%에 이른다.
경주 봉길 대왕암 인근 대종천은 체적이 가장 많이 감소(81.0%)했다.
관계당국은 연안침식을 막기 위해 매년 예산을 쏟아붓고 있으나 땜질식 처방에 그치고 있다.
경북도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 656억원을 들여 1차 연안정비를 한데 이어 2010년부터 2019년까지 2차 연안정비를 하고 있다.
2차 사업에 모두 4천146억원을 확보할 계획이었으나 지난해까지 1천200억원 정도만 투입했다. 국비, 지방비 등 예산확보가 어려워 계획 대비 50% 정도 정비만 가능할 것으로 본다.
기후변화에 따라 해수면이 상승하고 높은 파랑 내습빈도가 증가한 데다 강도까지 세져 연안침식이 심해지고 있는 것이다. 어항, 방파제 등 해양 인공구조물 증가로 해양생태계가 변화하는 것도 한 원인이다.
당국은 그러나 시설물을 설치하기 전에 침식영향평가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침식을 막기 위해서는 과학적으로 제대로 된 원인 규명을 하고 장단기적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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