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호·포항시의회 의장

저성장의 그물에 걸려 있는 우리 경제의 발목을 성장의 햇빛 속으로 옮겨 오기 위한 발걸음과 노력이 분주하다.

이러한 경기 불황에도 중국은 한국보다 더 고속화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으며 중국의 거대한 자본, 노동력에 적극적인 정부지원까지 더해져 막강한 경쟁력으로 거대 공룡으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일본은 아베노믹스 엔저 현상으로 가격경쟁력과 원천 기술력을 앞세워 부활을 틈틈이 노리고 있다.

나폴레옹은 “오늘 내가 겪는 불행은 과거 언젠가 내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복수”라는 말을 남겼다. 한국 경제는 그간 수차례 절호의 기회가 있었는데도 지난 20여 년간 체질이 나빠지는 방향으로 변해왔다.

우리 경제는 지금 돈맥경화에 걸려 있다, 과연 이 돈맥경화의 파고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 것인가!

돈이라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경제에너지이며 이 경제에너지인 돈의 흐름이 잘 흐르지 않아 우리 경제는 심각한 돈맥경화에 걸려 있다.

‘시중에 돈이 잘 돌지 않는다’는 것은 통화유통속도와 요구불예금회전율 하락이며 통화 유통속도는 명목 국내총생산(GDP)를 통화량으로 나눠 산출하는데 시중에 돈이 얼마나 잘 ‘유통’되고 있는지 보다는 실물경제 활동에 비해 통화량이 얼마만큼 ‘존재’하는지를 나타내는데 통화유통속도의 경우 시중자금이 활발하게 유통되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통화량이 GDP보다 더 빠르게 증가할 경우에도 하락할 수 있다.

경기회복 지원을 위한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하락하고 대출규모와 시중 유동성이 확대된 반면 경기회복은 더딤에 따라 ‘명목 GDP/M2’로 계산되는 통화유통속도는 하락할 수밖에 없다.

가계의 부채 비율이 상승하면서 통화유통 속도가 하락하는데 늘어난 부채로 인하여 가계에서는 더 이상 소비에 돈을 지불할 여력이 없어지고 만다.

금융회사들은 대출 부실을 줄이기 위해 손실발생 가능성이 적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업황·재무상태가 좋은 우량기업 대출은 늘리고 기술력은 있지만 담보가 없는 중소기업이나 신용이 낮은 고객 등에 대해서는 대출태도를 강화하고 있다.

자금의 시중 유동성은 늘었지만 금융회사의 신용차별화로 일부 서민들은 대출을 받기가 더 어려워진 상황인데 특정 계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통해 넘치는 시중 유동성을 자금이 꼭 필요한 곳으로 흘러가도록 유도함으로써 시장 기능을 보완할 수도 있으며 기술금융이나 보증을 통해 담보가 부족하지만 성장성 있는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을 늘려야 한다. 또한 중금리 대출시장을 활성화하여 신용도가 낮은 서민들에게도 공평한 돈이 돌고 돌아 금융기관 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어야 한다.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미국 대통령은 대공황의 공포와 절망으로 전국민이 신음할 때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우리가 가장 두려워해야 할 것은 바로 두려움 자체”라고 했다.

우리 경제의 위기에 미래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이 한 몫을 차지했다고 할 수 있다, “경제는 바로 심리전쟁”이다.

어려운 시기에 진정한 리더의 책무는 심리전쟁의 선봉에 서서 불,안과 두려움을 딛고 희망 경제 골든타임을 울릴 때는 바로 지금이라는 믿음과 신념을 시민들에게 심어 주고 위기를 기회의 발판으로 삼아 중소기업 활동 지원과 투자유치 노력, 서민물가 관리, 저소득층 가계부담 경감, 서민과 청년 일자리 대책 등에 올인하여 시민들의 행복지수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모든 경제 주체들이 비관론에 빠져 모든걸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경기가 더 나빠지고 경제 주체들이 미래를 낙관하면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 저절로 경기가 풀릴 수 있다.

실제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지출 확대효과는 거의 전적으로 경제 주체들의 자신감에 달려있다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

위기의 경제를 구해 내기 위해 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확신과 믿음을 심어주는 ‘희망 경제 골든타임 운동’을 펼쳐야 한다.

관광객을 상대하며 살아가는 마을이 있었는데 당시 유행하는 큰 질병으로 관광객의 발길이 뚝 끊겼는데 그러던 어느 날, 드디어 여행객 한 사람이 와서 민박집에 방을 잡았고 20만원의 숙박료를 지불 했다.
그러자 민박집 주인은 정육점으로 달려가서 그 동안 외상으로 밀려있던 고기 값 20만원을 갚았고 정육점 주인은 세탁소로 달려가서 그 동안 밀려있던 세탁비 20만원을 갚았고 세탁소 주인은 맥주 집으로 달려가서 그 동안 외상으로 마신 맥주 값 20만원을 갚았고 맥주집 주인은 민박집으로 달려가서 빌려 쓴 차용금 20만원을 갚았다.

돈이 순식간에 마을을 한 바퀴 돌고돌아 다시 민박집 주인에게 돌아왔는데 그 여행객이 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20만원을 돌려 받고 떠나 버렸다, 돈을 번 사람은 아무도 없고 돈을 쓴 사람도 없다. 그러나 마을에는 이제 빚진 사람이 아무도 없어졌다. 돈이란 이렇듯 마술과도 같이 돌고 돌아야만 제 역할을 해낸다.

‘산다(live)는 것은 산다(buy)는 것’이다, 소비가 촉진되고 내수가 진작이 되고 경기순환의 피가 원활하게 공급이 되는 경기가 부흥되는 기적의 포항을 꿈꾸어 본다. 지금은 바로 그 어느 때보다도 경제가 나아질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한 시점이다. 경제 회복의 긍정적 심리 운동을 전개해야 할 때다. 경제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 골든타임은 바로 지금이다.

우리 포항이 돈맥경화에서 벗어나 돈이 돌고 사람이 모이는 세상으로 바뀌어 지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대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