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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TK, 민주당에 더 이상 험지(險地)가 아니다최만수 부국장·정경팀장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특별위원회(TK특위·위원장 홍의락)를 가동하면서 TK(대구·경북)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민주당은 정치적 불모지인 TK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 이 지역 출신 현역 국회의원 16명에다 TK에 연고가 있는 인사 등 22명으로 TK특위를 구성하고 지난 10일 국회에서 첫 회의도 열었다.

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1차 회의에는 대구 출신의 추미애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김태년 정책위의장 등 민주당 지도부가 총출동해 김관용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등과 TK발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김 지사(권 시장은 늦게 도착해 사진 찍지 못함)가 추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와 팔짱을 낀 사진이 어색해보였지만 신선하기도 했다. 여야가 바뀐 후 여당 지도부와 회의를 가진 두 광역단체장은 한국당과의 당정협의회와는 판이하게 다른 분위기를 실감했을 것이다.

이날 두 단체장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사항과 지역 핵심 현안의 원활한 추진을 요청했다. 민주당 특위 위원들도 “표심만 자극한 일회성 행사보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대구·경북을 발전시킬 수 있게 진정성을 갖고 장기적으로 돕자”고 마음을 열었다. 대통령 공약이나 국비사업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정부 여당의 관심과 지원이 필수적이다. TK특위가 의미 있는 까닭이다.

김 지사는 “경북도는 국정과제를 선도적으로 뒷받침하면서 지역 현안들을 국정과제로 반영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권 시장 역시 “대통령 공약의 국정과제화와 국비 확보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교감의 폭을 넓혔다”고 했다.

단체장으로서 당연한 발언이었다. 주목할 것은 추미애 민주당 대표의 인사말이다. 추 대표는 “민주당에서 TK는 험지였지만 포기할 수 없는 지역이었다”면서 “TK 여론조사 지지율이 현재 야당과 큰 차이로 앞서고 있어 TK 민심도 변화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했다. 나아가 추 대표는 “지역주의를 극복해내고, 국민통합의 정치를 펼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라며 두 TK 단체장이 새겨들으라는 듯 각별히 강조했다. 야당 소속 두 단체장을 꼼짝할 수 없게 만든 여당 대표의 뼈 있는 한마디였다.

실제로 TK 민심은 변하고 있다. 한국갤럽의 7월 첫째 주 여론조사(대구경북, 7월 4~6일 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민주당이 34%로 한국당(21%), 바른정당(17%)을 큰 차이로 따돌렸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갈라진 탓도 있지만 보수의 본거지인 TK에서 민주당의 약진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대구 12명 국회의원 가운데 김부겸, 홍의락 2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바른정당도 유승민, 주호영 의원 2명이 있어 대구의 한국당 존재감이 예전만 못하다.

그러나 경북 13명 의원은 한국당 일색이다. 여전히 한국당 초강세 지역이다. 정부 여당에서 민주당 무풍지대인 경북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TK는 험지였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가 “경북은 험지 중에 험지여서 더욱 포기할 수 없다”며 신발끈을 단단히 동여매고 있을 것이다. 민주당으로선 TK, 특히 경북에서 의미 있는 확장이 전국정당화의 확실한 발판이 될 것이기에 더욱 적극적인 구애가 예견된다.

민주당은 오랫동안 TK 진출에 공을 들였다. 노무현 대통령의 핵심측근인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대구에서만 다섯 번 떨어졌다. 2005년 재선거 당시 “이강철이 당선되면 대구에 예산 폭탄이 쏟아질 것”이라는 당근에도 불구하고 유승민 후보에게 8.2%포인트 차로 낙선했다. 경북 선거에선 2006년 16대 총선에서 김대중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김중권(봉화·울진) 후보가 새천년민주당 간판을 달고 19표 차로 석패한 사례도 있다.

세월이 흘러 대구에서 2석을 가지게 된 민주당은 TK특위 구성으로 TK 민심을 단단히 붙잡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민주당의 시선은 내년 6.13 지방선거로 향하고 있다. 현재 TK 광역·기초단체장은 대통령 탄핵정국 속에서 바른정당으로 옮긴 대구 중구청장(윤순영)과 동구청장(강대식) 두 명을 제외하고 경북지사, 대구시장을 포함해 모두가 한국당 소속이다. 이처럼 TK는 한국당의 철옹성이었지만 20대 총선을 거치면서 한국당 일당 독점체제가 무너졌다.

문재인정부가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부적격 논란 속에서도 70% 후반대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고, 한국당의 TK 장악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 비춰볼 때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TK의 정치 지형 변화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정당이 TK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사활을 건 한판대결을 앞두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갈 곳 잃은 TK 민심을 차지하려는 주요 정당의 구애 공세가 갈수록 뜨겁다. TK가 표정 관리를 해야할 판이다. 박근혜정부 탄생의 일등공신인 TK가 박 전 대통령이 낙마한 상황에서 정치권의 거센 러브콜을 받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가 선명해진다.

최만수 기자  goodshot650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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