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개월 해수욕장에는/음악이 흐르고/농악도 흐르고/사람들이 모여/큰 달집을 태우면/축제 분위기가 무르익고/달은 잘 보이지 않는다//내 유년에는/가장 달을 잘 볼 수 있는/먼 산에 올라 솔가지로/검은 연기를 올리고/연기사이로 달이 못브을 드러내면/이 산과/ 저 산에서/달이다 달 봤다/큰 소리로 외치고/또 달의 모습을 물끄러미/바라보며/꽃 보듯이 님보듯이/돌아오는 길에는/한 번 더 돌아본다" (시 '달집태우기' 전문)

시인 최영헌이 시집 '달집태우기'를 펴 냈다. 이 책은 총 4부로 구성됐으며 엽서문학에 발표한 작품들을 위주로 60여 편의 작품을 실었다.

김재진 문학 평론가는 "시집 제목으로 삼은 달집태우기는 우리 고유의 민속적인 풍속도를 실감케 해 주는 최영헌 시미학의 또 다른 이색적인 진면목을 온전하게 보여주는 상징성을 갖게 한다"며 "어느 면에서 역사의식에 치중한 명절날의 진풍경을 미분화한 징후가 역역하다"고 평했다.

또 "한 편의 주옥같은 시야말로 시대정신과 밀접한 연관성을 맺은 인간성 회복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음을 본다"며 "최영헌의 시대상의 비극성은 봉건주의적 발상에 치중한 갈등구조와 후진성의 극복을 해소함에 있으며 시인은 필경 알파와 오메가의 근원적 본질을 터득한 언어의 순례자"라고 덧붙였다.

최 시인은 "작품의 수준이 미흡해 망설이다가 그대로 버리기에는 아까워 고민 끝에 내기로 했다"며 "시집 발간에 도움을 준 김재진 선생과 조재구 시인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국아카이브. 99쪽.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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