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단체 방사해야 … 환경부 종 복원차원 안 돼 

▲ 김천수도산서 폭획된 반달곰
지리산 반달곰이 서식징에서 90㎞까지 떨어진 김천 수도산에서 잡혀 방사 여부를 고민 중이다.
환경단체는 원하는 곳에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환경부는 종 복원 취지와 달라 풀어줄 수 없다는 처지다.

김천서 잡힌 반달곰은 2015년 1월 태어난 수컷으로 그해 10월 지리산에 방사됐으나 귀에서 발신기가 떨어져 위치 파악이 되지 않다가 지난달 15일 서식지에서 90㎞나 떨어진 수도산에서 발견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반달곰을 곧바로 지리산으로 데려와 대인 기피 및 자연 적응 훈련을 시킨 뒤 지난 6일 지리산에 재방사했다.

그러나 결국 반달곰은 일주일만 지리산에 머물다 이동을 시작해 경남 함양과 거창을 거쳐 다시 수도산으로 옮겨 머물다가 포획됐다.

반달곰은 현재 지리산에 있는 5천㎡ 규모의 자연적응 훈련장에 머물고 있다. 환경부는 반달곰이 지리산에 적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재방사할 방침이다. 그러나 재방사된 뒤 다시 수도산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 보이면 영구회수 조치해 울타리 안에서 사육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환경단체는 반달곰을 지리산이 아닌 수도산에 방사하는 방안을 환경부에 제시하고 나섰다. 곰이 원하는 곳에서 살게 해주자는 것이다. 곰이 두 번씩이나 이곳을 찾아갔고, 특히 지난 20일 수도산에 들어간 뒤 5일간 움직이지 않다가 다시 포획된 점으로 미뤄 이곳을 서식지로 선택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환경단체 주장이다.

그러나 환경부는 당초 지리산에 방사한 목적이 자연스럽게 짝을 만나도록 해 종(種) 복원을 이루려는 것이라며 수도산 방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또 수도산에 방사할 경우 인근 주민들이 안전을 이유로 불안해 할 수 있고, 이 수컷곰이 짝없이 외롭게 지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이 같은 주장을 수용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환경부 관계자는 “다음 달 중순 학자들과 환경단체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전문가 워크숍을 열어, 지리산에 방사된 개체 현황 및 관리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으로 이후 반달곰의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가 지난 2004년부터 추진한 반달가슴곰 종 복원 사업 결과, 현재 지리산에는 외국에서 도입했거나 국내에서 출생한 개체를 포함해 총 47마리의 반달가슴곰이 돌아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보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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