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태희 포항시 주민복지과 희망복지지원팀장
종전까지만 해도 60대 이상 고령층에서의 고독사가 사회적 문제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 급증하고 있는 중장년층의 고독사는 가족붕괴와 더불어 경제불황 등 사회·경제적인 단면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사회가 시급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부분이다.
고독사(孤獨死)는 2000년대 후반부터 많이 거론되고 있는데, 아직 사회적으로 합의되거나 법적으로 정립되지 않은 사회 통념상 용어이다.
고독사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보니, 관련된 공식 통계자료도 없는 상황이다.
일부 지자체에서 시행중인 관련 조례에서 ‘혼자 임종을 맞고, 시신이 일정한 시간이 지난 뒤에 발견되는 죽음’이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 과거 저소득 독거노인에게 집중되던 고독사는 최근 ‘1인가구’가 늘면서 청·중·장년층에도 상당히 많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고독사와 유사한 개념인 ‘무연고사’현황을 집계해 고독사의 실태를 유추하는 현실이며 시신 인수자가 없어 지자체가 장례를 치르는 무연고사 중 일부가 고독사일 것으로 예상된다.
보건복지부의 현황을 보면 2016년 무연고 사망자는 1,232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 5년 전(2011년 693명) 대비 77.8% 증가 되었으며 이 통계를 보면 고독사도 증가 추세라는 걸 유추할 수 있다.
연령별로는 60대(24.6%), 50대(24.1%), 70대이상(23.6%) 순이며 무연고 사망자의 72.6%는 남성이다.
50대(50세~64세) 독거남 중 취약계층을 살펴보면, 이혼이나 사업실패, 가족불화 등의 사유로 가족과 단절한 채 혼자 지내며, 경제활동이 가능하기에 주변에 도움을 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문제가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아들이기도 한 50대, 자존심 하나만으로 버텨온 이들은 자존심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50대의 고독사는 경제적인 부분보다 경제적인 자존심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래서 65세 이상 독거노인에 대한 지원책은 응급안전망 구축, 친구만들기, 안부확인 등 사회적, 제도적으로
만들어져 있지만 50대 고독사에 대한 정부정책 등은 소외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독거노인층에 대한 대책도 완벽하지 못한 상황에서 50대 독거세대에 대한 정부와 자치단체의 대책이 선행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다.
통계청(장래가구 추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가구 비율은 2000년 15.6%에서 2010년 23.9%, 2016년 27.6%로 증가했다.
2035년에는 34.3%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낮은 출산율과 고령화의 가속화, 비혼(非婚)남여의 증가, 이혼과 실직 및 사업실패 등의 여러 사회적 현상 등이 이유가 될 듯하다.
2015년 통계청 인구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포항시 50대(50~64세) 독거남(1인가구)은 6,844가구이며 이중 사별, 이혼의 사유가 3,373가구로 49.3%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혼의 사유도 1,058가구로 나타나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과 달리 40-50대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아닌 이상 사회 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기 쉽다는 것이며, 1인 가구는 소득, 주거, 건강, 대인관계 등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노인뿐만 아니라 나이를 불문한 청장년의 고독사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이에 대한 새로운 시책들이 필요한 시점이다.
포항시에서도 도움이 필요하지만 아직 복지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발굴하고 찾아 공공과 민간의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이들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과 사회보장제도가 강화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이웃사이의 연결고리, 지역사회의 보다 촘촘한 안전망을 회복하는 일일 것이다.
최근 우리지역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고 이웃과 마음의 담을 쌓고 은둔하여 살아가는 이들이 있음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관심과 사랑의 눈을 돌려보아야 할 것이다.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이웃들이 고독사가 발생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공동체로 복귀하여 안정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이다.
대경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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