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농림축산식품부는 경기도 남양주 친환경 산란계 농장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닭에 사용이 금지된 '피프로닐'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국내산 계란과 관련해 일부 농장에 계란 잠정 유통금지 조처를 내리고, 농식품부와 함께 전국 모든 산란계 농장을 대상으로 살충제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이에 여야 의원들의 현안 질의와 함께 대책 강한 추궁이 예상된다.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농가주인은 농식품부 조사에서 옆 농가에서 진드기 박멸에 효과가 좋다는 얘길 듣고 사용했다고 말했다.

피프로닐은 가축과 애완동물에 기생하는 벼룩과 진드기 등을 없애는 데 이용되는 물질로 닭에 에는 사용이 금지돼 있다.

농식품부는 관계부처 및 민관 합동으로 태스크포스를 꾸리고 15일 0시부터 전국 3천 마리 이상 산란계 농가의 계란 출하를 잠정 중단했다. 시중 유통량의 80∼90%에 해당하는 숫자다.

또 규모에 상관없이 15∼17일 사흘간 전국 모든 산란계 농장 1천456곳에 대해 살충제 전수 조사를 시행한다.
조사 결과 적합 농장은 검사 증명서 발급 후 계란 유통을 허용하고 부적합 농장은 2주 간격으로 추가 검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아직 조사 결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국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으며, 추석 대목을 앞두고 당분간은 계란 수급 불안 현상이 가중되면서 가격도 더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계란 성수기인 추석 시즌이 되면 계란 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

특히 각종 가공식품 등과 관련된 업체는 계란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당장 계란을 사용하는 제품 생산을 어떻게 해야 할지도 고민이다.

농식품부는 계란 수급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우선 15일 중 20만 수 이상 대규모 농가부터 전수 조사를 마무리하고, 문제가 없는 물량은 16일부터 유통하겠다고 한다.

이번 사태는 예견된 일이다. 당초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 파동이 촉발됐을 당시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해 농식품부는 국내 계란에서는 피프로닐 성분이 검출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생산된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당국의 위생 관리에 구멍이 있었는지 비판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사태 이전에는 살충제 성분에 오염된 계란이 얼마나 유통됐는지조차 사실상 파악할 길이 없다. 농식품부는 뒤늦게 부랴부랴 농가를 대상으로 닭 살충제와 관련한 예방교육에 나서기로 했다. 이같이 뒷북치는 사후약방문 대처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농식품부의 빠른 전수조사와 함께 추석명절에 업계와 소비자 간의 계란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져 가격 폭등과 수급대란이 발생치 않도록 만반의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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