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과학기술계 50년의 성과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과학기술처 설립(1967) 50주년을 맞이해 '과학기술 50년사'를 발간한다고 최근 밝혔다.

50년사는 '과학기술행정 20년사(1987)', '과학기술 30년사(1997)', '과학기술 40년사(2008)' 등 매 10년 주기의 과학기술사 편찬 작업을 계승하는 전통 과학기술 역사서이다.

이번 책자는 지난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관련 전문가 140여명이 참여했다. ‘1편 과학기술의 시대적 전개’, ‘2편 과학기술 정책과 행정의 변천’, ‘3편 과학기술 분야별 발전’ 등 총 3편 1천여 쪽으로 편찬됐다.

1편 과학기술의 시대적 전개는 통사로써 해방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과학기술사의 중요한 일을 연대별로 다뤘다. 10년 단위로 그 당시 우리가 처한 경제·사회적 환경과 글로벌 여건 하에서 과학기술이 우리나라의 경제와 산업 발전을 위해 어떻게 대응하였는지를 기술하고 있다.

1960년대부터 정부는 과기입국을 통해 국가발전을 실현하고자 과학기술처를 설립하고 KIST, 한국과학원 등 연구기반을 본격적으로 구축해 나갔으며 이러한 노력은 우리나라 중화학 공업 발전의 기반이 됐다.
1980년대 정부 R&D 사업의 출범 등 기술 드라이브 정책은 주력산업의 고도성장을 이루는 동력이 됐다. 1990년대에는 첨단 산업의 육성을 위한 전략적 기술개발에 집중해 선진국 수준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데 기여했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급변하는 경제·산업 환경과 기술 발전에 대응하기 위해 시장 선도전략에 따라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과 육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 1편은 이러한 시대별 과학기술의 발자취가 상세하게 기록돼 있다.

2편 과학기술 정책과 행정의 변천은 정부의 과학기술정책 발전 측면에서 국가 과학기술 행정체계, 국가 연구개발 사업, 인력양성, 국제협력 등 과학기술 정책의 세부 분야별 발전사를 다뤘다.
특히, 각 장의 마지막 절은 ‘성과와 전망’이라는 제목으로 과거에 대한 성찰과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 미래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3편 분야별 과학기술사는 가장 많은 전문가가 참여한 부분으로 기초과학, 산업기술, 정보통신, 국방 등 과학기술 분야별 정책뿐만 아니라 기술개발의 주요 성과, 역사적 사건 등을 기록했다. 1954년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차인 ‘시발(始發) 자동차’부터 세계 6위의 자동차 생산국이 되기까지 우리 자동차의 변천사와 기술발전 과정, 전전자식 교환기(TDX-1), 디지털 이동통신(CDMA) 등 우리나라를 IT 강국으로 만든 기술개발 역사, 자주국방 실현을 위한 K-2 전차, T-50 고등훈련기 등 굵직굵직한 우리 과학기술 성과가 흥미롭게 기술됐다.

50년사는 출처, 참고문헌 등을 빠짐없이 수록하는 고증적 집필 방식을 따름으로써 사료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사진, 그래프 등 시각자료를 적절히 활용하고 읽기 쉬운 문장을 사용하여 보다 대중친화적인 역사서로 편찬했다.

50년사 편찬위원장을 맡은 이장무 KAIST 이사장은 “과학기술 반세기의 역사는 곧 대한민국 성장의 역사였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아시아 최빈국이었던 우리가 불과 반세기만에 유례없는 초고속 성장을 통해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우뚝 선 것은 다름 아닌 과학기술의 힘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역사서는 과거의 기록이지만, 미래를 설계하는 가장 좋은 교과서”라면서, “50년, 100년 후에도 과학기술이 국가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는50년사 발간에 많은 전문가들이 참여해 과학기술 전분야를 객관적으로 기록한 만큼 '제4차 과학기술기본계획', '제5차 지방과학기술진흥종합계획' 등 향후 수립되는 주요 과학기술 계획에 ‘50년사’에 담긴 역사적 의미와 향후 발전방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갈 예정이다.

50년사는 1천부를 인쇄해 국회도서관 등의 공공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www.msit.go.kr), 과학기술정책연구원(www.stepi.re.kr) 홈페이지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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