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쿠시마현립근대미술관에서 온 대지미술가 5인의 작품전시

영천예술창작스튜디오의 9기 단기입주작가로 선정된 오쿠보에이지(Eiji Okubo)를 포함한 토모이신이지(oto Shinich Tomoi), 나가타히로시(Hiroshi Nagata), 슈헤이쇼라쿠(Syuhei Choraku), 마루오카아키코(Akiko Maruoka) 5명의 작가들은 일본의 도쿠시마현립근대미술관에서 소속되거나 초대된 작가들로, 영천에서 체류하면서 채집한 자연재료, 영천을 경험하고 기억하고자 하는 재료, 영천의 문화와 역사를 담은 내용들을 주제와 소재로 작품활동을 하는 대지미술가로 21일 월요일부터 30일 수요일까지 10일간 1,2전시실에서 열린다.

오쿠보에이지(Eiji Okubo)는 1970년대 미니멀아트에서 출발해 랜드아티스트로서 세계적으로 활약하고 있으며, 1980년에 처음 한국을 방문한 이후 수많은 곳에서 작품 제작 및 발표를 하며 한국작가들과의 많은 교류를 해 오고 있다.

오쿠보는 작품에‘시간과 장소(환경)’을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또한 그 중요한 과정으로‘걷기’에서 시작하는 미술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으며,‘영천의기(気)’는 이번에 체류하는 동안 채집한 시안미술관 주변의 플라타너스 나뭇가지, 흙, 바위를 사용하여 영천 특유의 하늘과 땅의 기운을 연결하는 기둥 모양으로 제작된 작품이다.

토모이신이지(oto Shinich Tomoi)는 자신의 집 정원 일각에서 매일 비가 오는날에도 바람이 부는 날에도 어김없이 지면을 긁고(프로타주) 있다. 이번 작품은 영천의 지형을 의식하면서 긴 거리를 걷고 제작한 작품이다. 지구의 모노타입이라고도 할 수 있는 oto의 작품은 일상적 삶의 한부분으로써 그 설득력이 한층 더 심화 되고 있다.

나가타히로시(Hiroshi Nagata)의 작품은 대부분 색이 없는 잉크로 인쇄 되거나 문자의 일부가 지워져 있다. 이는 드로잉이 밀봉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우리의 눈에 보이는 일이 거의 없다. 어릴때부터 가까이에 있던 흰종이에 드로잉을 시작한 나가타에게 그리는 것은 사는 것이고 번뇌자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11년 동일본대지진을 도쿄에서 경험한 그는 그리는 일을 그만 두고 가족과 함께 도쿠시마로 돌아왔다. 그리고 2016년부터 다시 제작을 시작한 그에게 작품은 자신의 삶과 죽음을 생각하고 재생하기 위한 장치일지도 모른다.

마루오카아키코(Akiko Maruoka)는 식물의 꽃과 잎, 씨, 모래, 새의 깃털 등 자연에서 채집한 사물을 소재로 작품을 제작하고 있다. 이번 작품은 'drawing- 영천의 언덕'은 영천에서 채집한 식물과 흙으로 즉흥적으로 제작된 콜라주로, 수평과 수직을 의식한 새로운 방향성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작가들은 “이번의 체류·제작, 그리고 전시회가 미술을 통한 한국·영천과 일본도쿠시마의 관계 형성에 기여하고, 풀뿌리 같은 강인한 생명력을 가지고 국경을 초월한 교류로 확장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영석 영천시장은 “예술은 공간과 시간에 경계가 없는 것이니 만큼 이번 일본 도쿠시마현립근대미술관과 예술창작스튜디오의 교류는 전세계로 작품활동하고 있는 작가들간 인적교류 및 한국·영천을 홍보하는 디딤돌 역할을 해준 소중한 시간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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