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를 잘하지 못하는 식당에서 갈비찜을 먹게 되면 항상 후회를 하곤 했다.

맛은 둘째 치고, 갈비찜을 먹으면서 ‘확실히 내가 치아 교정을 하고 있구나’를 상기시켜 주는 질긴 갈비와 사투를 벌이노라면 밥을 먹고 있어도 진이 빠진다.

그래서 기자는 치아 교정이 끝날 때까지 식당에서 갈비찜을 절대로 먹지 않겠다고 다짐했었다. 이번에 별미 나들이에 소개될 ‘여장부’의 갈비찜을 맛보기 전까지는.

포항시 북구 양덕동에 위치한 ‘여장부’는 문을 연지 한 달 조금 넘은 따끈따끈한 식당이다. 그렇다고 신장개업한 초보 손맛이라고 단정지으면 섭섭하다.

가게에 있는 메뉴를 직접 다 요리하는 정현미 사장은 경주에도 식당을 두고 있는 베테랑 요리사다.

사장이 메뉴 중에서 가장 추천하는 매콤이 갈비찜을 먹어보면 그 누구라도 반박할 수 없을 것이다.

뚝배기에 나오는 갈비찜은 다 먹을 때까지 식지 않아서 끝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사장의 손님에 대한 배려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국내산 돼지갈비를 사용하는 매콤이 갈비찜에서 돼지 잡내는 찾아볼 수도 없고, 육질이 연하고 부드러워 교정인 뿐만 아니라 치아가 약한 노인, 아동들도 씹고 뜯고 맛볼 수 있다.

파인애플, 양파, 대파 등으로 숙성을 시키고, 아들도 모른다는 비법 양념소스로 만든 갈비찜은 자극적이지 않고 은은한 맛으로 목구멍에 술술 넘어간다.

과장을 조금 하자면, 따끈따끈한 밥 위에 갈비찜을 한 개 올려 먹으면 사르르 녹아 입안에서 사라지는 마술을 볼 수 있다.

갈비찜을 다 먹고 나면 소스만 남는데 여기에 밥을 볶아 달라고 해서 볶음밥으로도 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볶음밥은 지인과 단골손님만 가능하다고 하니 얼른 단골손님으로 눈도장을 찍어야 할 것이다.

혹시 ‘여장부’에 가서 갈비찜도 먹고 싶고 다른 메뉴도 맛 보고 싶은데 지갑 사정이 넉넉지 않다면 ‘여장부코스요리’도 추천한다.

보쌈과 순대, LA갈비찜이 나오는 코스요리는 세 가지 모두 주문했을 때보다 무려 3만6천원이 저렴하다.

돈보다는 손님들이 남김없이 맛있게 먹으면 더 행복하다는 정 사장의 따뜻한 마음씨가 손님들을 훈훈하게 만든다.

혹시 저렴하다고 의심부터 하는 사람들은 그 의심을 고이 접어 하늘로 날려 보내면 된다.

초심불망(처음 다진 뜻을 잊지 않는다)으로 수적천석(기본에 충실하다)하겠다는 사장의 마인드가 오픈키친을 통해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쌈에 나오는 김치는 경주 친정집에서 직접 공수해 오는 고춧가루로 손님이 오는 대로 바로바로 만들어져 더욱 아삭하고 싱싱한 식감이 느껴진다.

‘여장부’의 저렴한 가격과 정성 가득한 요리를 맛보면 그 누구도 단골이 되지 않고는 못 배긴다.

몸이 힘들더라도 손님한테는 제대로 된 식사를 대접하고 싶다는 사장님의 음식 가치관을 생각하며 ‘여장부’를 찾는다면 더욱 감동이 밀려올 것이다.

‘여장부’는 현재 오전 9시에 오픈해 새벽 2시까지 영업을 하고 있지만, 9월부터는 24시간 오픈으로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언제든지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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