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연정 대구지방보훈청 보상과

▲ 대구지방보훈청 보상과 박연정

“한국 황제폐하는 한국전부에 관한 일체의 통치권을 완전히 그리고 영원히 일본국 황제 폐하에게 양여한다”.

이 치욕적이고 악랄한 조문의 시작과 함께 대한제국은 사라졌다. 1910년 8월 16일 3대 통감인 데라우치 마사타케가 비밀리에 대한제국의 총리대신이었던 이완용에게 합병 조약안을 넘기며 수락을 독촉하였고, 22일 조약 체결, 그리고 일주일 뒤인 29일 공포됨으로써 조선의 모든 통치권이 완전히 일본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우리 민족이지만 찬란한 문화 전통의 역사가 무참하게 짓밟힌, 그로 인해 역사의 줄기가 단절되어 버린, 바로 일제에 의해 질곡의 굴레를 지게된 치욕의 날이 경술국치이다.

일제식민통치에서 벗어나고자 항거했던 3월 1일 독립만세운동과 나라를 되찾은 8월 15일 광복절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이는 많아도 나라를 빼앗긴 날이 언제인지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가오는 8월 29일은 우리나라가 일본에 국권을 빼앗긴 경술국치 107주기 되는 날이다. 8월은 여름과 가을이 공존하는 달이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에게 해방의 달인 동시에 국치의 달인 것이다.

과거는 돌아갈 수는 없어도 잊혀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 민족의 암울한 치욕의 시기, 반만년 역사를 단절시킨 수치의 역사. 그러한 치욕과 질곡의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우리는 지금도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100년 훨씬 지난 오랜 시간이 흘렸지만 일본은 강제병합에 대한 진솔한 사과가 없다.

과거의 역사적 교훈을 거울삼아 이와 같은 전철을 밟지 않도록 우리 모두 경술국치일을 기억해야 할 것이며, 끊임없이 조국광복을 위해 헌신, 희생하셨던 우리 선열들의 숭고한 나라사랑 정신을 되살려 국민 모두가 한마음으로 현재의 국내외적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이다.

다시는 일본이나 강대국들에게 그런 치욕을 당하지 않도록 우리 실력을 키워야할 것이며, 또한 우리 내부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 나가겠다는 다짐과 성찰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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