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팀장·미국 서부편 <2>

▲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 입구.

"bibbidi-bobbidi-boo~ (비비디바비디부~)"
애니메이션 ‘신데렐라’에서 요정이 호박을 마차로, 누더기 옷을 화려한 드레스로 바꾸는 마법의 주문이다. 소망을 이뤄주는 주문이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州) 애너하임에도 걸렸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디즈니랜드 파크와 디즈니 캘리포니아 어드벤처 파크. 예쁜 드레스를 입은 공주들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미키마우스는 친절하게 아이들과 사진을 같이 찍고, 도날드 덕은 도망다닌다. TV 속 장면이 현실에서 펼쳐진다. 상상력과 현대 과학 기술이 일궈낸 왕국이다. 스토리를 접목시킨 놀이기구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디즈니랜드로 발걸음을 옮기게 한다. ‘동화’를 모티브로 했지만 입장객의 70%가 성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어린이들보다 현실에 지친 어른들이 환상의 세계에서 더 위로를 받는 듯하다. 전 세계 사람들이 사랑하는 디즈니랜드는 한 사람의 포기하지 않은 꿈에서 탄생했다.

“꿈을 추구할 용기가 있다면, 모든 꿈은 실현된다.” (월트 디즈니)

거대한 디즈니 왕국을 건설한 월트 디즈니는 동화 속 주인공과 같이 역경을 딛고 성공한 인물이다. 월트는 1901년 12월 5일 시카고의 한 목수의 4남으로 태어났다. 캔자스로 이사를 하게 된 그는 신문 판매업을 하는 아버지 밑에서 신문 배달을 했다. 용돈도 받지 못한 채 일을 하던 그는 아버지로부터 재능을 무시당했다. 월트는 아버지를 설득해 예술 디자인 학교를 다니다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형 로이를 따라 자원입대한다. 제대한 뒤 광고대행사의 미술가로 취직하지만 한 달 만에 “그림에 재능이 없다”며 해고당했다.

애니메이션 세계에 관심을 갖게 된 월트는 1922년 아티스트인 ‘어브 아이웍스’와 함께 '래프-오-그램(Laugh O Gram)'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단편 만화영화를 제작한다. 그러나 관객의 호응을 얻지 못해 스튜디오가 폐쇄됐다. 파산 후 디즈니는 포기하지 않고 할리우드에 입성해 여러 스튜디오를 방문하며 자신의 애니메이션을 홍보했다. 워너브러더스의 비서인 마거릿 윈클러가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에 관심을 갖고 시리즈 배급 계약을 제의했다. 1923년 10월 형 로이와 함께 ‘디즈니 브라더스 스튜디오’를 세운다. 앨리스 시리즈로 성공한 월트는 새로운 시리즈로 '토끼 오스왈드'를 만든다. 그러나 윈클러의 남편 찰스 민츠가 디즈니 형제로부터 많은 돈과 애니메이터들을 빼돌려 회사를 차린다. 하지만 월트는 법적 소송을 할 여력이 없었다. 뉴욕 배급사의 계약 해지까지 듣게 된다. 돌아오던 길에 주인공을 생쥐로 한 ‘Plane Crazy(미친 비행기)’라는 시나리오를 쓴다. 이 짧은 시나리오는 디즈니의 삶을 바꾼다. 현재 월트 디즈니사의 대표 캐릭터인 미키마우스가 탄생한 것이다.

1928년 배경음악과 목소리를 더빙을 한 유성 만화영화 '증기선 윌리(Steamboat Willie)'를 선보인다. 미키마우스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그의 도전은 멈추지 않았다. 1933년 컬러 만화영화 '아기돼지 삼형제'를 제작했다. 주제곡 ‘Who's Afraid of the Big Bad Wolf? (누가 못된 큰 늑대를 두려워하랴)’는 세계경제공황으로 힘들어 하던 국민에게 희망을 줬다. 친구인 도날드 덕을 만들었고, 미니마우스, 플루토, 구피 등의 다양한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했다. 1937년 첫 장편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로 영화계의 혁신을 일으켰다. 이후 피노키오, 판타지아, 덤보, 밤비, 보물섬, 해저2만리, 멍청한 교수, 메리 포핀스 등 디즈니의 세계를 구축해 간다. 1954년에는 자사 영화를 배급하기 위한 ‘브에나비스타’를 설립했다.

1955년 7월 17일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의 애너하임에 세계 최초로 디즈니랜드를 개장한다. 스튜디오에 방문한 아이들이 애니메이션 캐릭터들과 함께 뛰어놀고 싶다는 편지를 보냈기 때문이다. 월트는 모든 이에게 꿈꾸는 세상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디즈니랜드는 혁명이었다. 놀이문화를 통째로 바꾸었다. 이후 플로리다 주(州)에 디즈니랜드의 100배가 넘는 넓은 부지에 월트 디즈니월드를 개설했다. 이어 일본 도쿄, 프랑스 파리, 홍콩, 중국 상하이 등에 건립됐다. 1966년 월트 디즈니는 세상을 떠났지만 전 세계 사람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안겨준 그의 정신은 오늘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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