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장 축제에 부쳐

장천수(시인)

조선 말, 그때 그 시대
그리 멀지도 않은 1백여 년 전
형산강 하류 연일 땅, 부조에 부조장 번성 했다지.
경상도 농산물들,
안동, 대구, 상주, 영천, 경주의 농산물은 물론 전라도 농산물이며
동해안 수산물들,
지금은 아주 귀한 그때는 아주 흔했던 포항의 청어를 위시하여
강원도의 오징어와 저 멀리 함경도 명태며 거기다
지금은 없어져버린,
송도 염전의 소금도 기계의 장작이며 기와, 죽장의 숯이며 주물에
아직도 명맥 이어지는 안동의 지물도 더불어
필경 장관을 이루었을 황포돛대에 실려
찬란한 아침햇살 함북 받으며
동해안 같았던 창창한 형산강 물줄기를 따라
부조장터에 넘치게 상 차려졌다면
객주며 보부상들이며 장꾼들 한참 흥정마치고
시장기 때우는 국밥이며, 막걸리 달고 달아
총총했을 여각들도 주점들도 풍성했으리.
덩달아 윷놀이 판, 장기판 바둑판도 흥겨웠겠고
뿐이랴, 더없이 쩌렁쩌렁했을 우시장의 소 흥정 소리 속에
여각들과 주점들에 숲처럼 나부꼈을 깃발들도
어찌 아니 춤추고 배기었으랴!
그야말로 조선시대 3대 시장으로 교역의 요충지답게.

그러나 시절도 무상하여
참 번성했던 연일 땅, 부조장의 영광 사라지고
역사의 기록 속에서만 그 자취를 짧게 남겼네
어쩌랴, 세상 모든 것이 다 무상한 것을

그럴진대
오늘 우리네 후손들의 사명이야 당연
그때 그 시대, 그리 번성했던 고향 연일 땅, 부조장의 영광
다시금 우리 시대에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이리라
우리 함께 마음 합하여 손을 잡아
힘써 노력하고
애써 지혜를 모아 땀을 흘리면
그 번성했던 영광의 역사, 우리 앞에 우뚝 선 듯이 될 거라

아아, 한 시대를 풍미했던 우리 고향 연일현, 부조장의 영광이여!
잠룡의 승천처럼
오늘 다시 한 번 우리 앞에 솟아나시라
오늘 다시 한 번 우리 앞에 솟아나서 오래오래 길이길이 가시라
활기찬 연일현 우리 고향
따뜻한 연일현 우리 고향,
살기좋은 연일현 우리 고향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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